한기총의 권위는 이미 바닥이다. 26일 경찰이 전광훈 한기총 대표회장 등에게 집시법 위반과 공무집행 방해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전 목사는 이밖에도 내란 선동 및 내란 음모 혐의에 한기총 공금횡령, 정치자금법 위반 및 횡령, 기부금법 위반 혐의, 범죄단체 조직 및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 등으로 검찰에 고발돼 있다. 종교지도자를 넘어 한국기독교총연합회라는 말 그대로 기독교의 대표 지도자가 이런 혐의로 사회면에 오르내리는 것은 참으로 개탄스러운 일이다.

한기총은 5공 종교대책반의 최대 작품이라는 설이 유력하다. 5공 당시 민주화 투쟁 전면에 나섰던 오모 씨는 한기총 결성에 안기부 종교담당 직원이 개입했다고 밝힌 바 있다. 정치적 목적 아래 탄생해서인지 한기총은 그간 정권의 거수기 역할을 서슴지 않았다. 보수정권 지지에 민망할 만큼 나섰던 한기총이 현 문재인 정권과는 격하게 충돌하고 있다. 한기총 회장이 대통령과 정부를 향해 좌파 빨갱이 운운하며 입에 담지 못할 막말을 해대고, 대권에 대한 야심도 숨기지 않고 있다. 그의 행보를 보면 종교단체 대표인지 정당대표인지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다. 최근에는 전광훈 목사가 한 집회에서 ‘하나님 꼼짝마, 까불면 죽어’라는 신성모독 발언을 한 것이 알려져 논란이 커지고 있다. 한 교단은 ‘한기총 대표회장이 하나님을 대적하는 발언을 했다. 그 안에 어떤 신이 함께하는 지 드러났다’며 규탄했다.

작금의 한기총은 만신창이다. 이런 결과가 초래되기까지 부패한 한기총 대표회장들의 책임이 작지 않다. 대표회장 선거는 매년 수십억이 오가는 돈 선거가 돼 ‘10당 5락’ 꼬리표가 붙었다. 소속 목회자 중 20%이상이 범죄자라는 사실도 밝혀졌다. 드러난 결과만 보면 신의 이름을 앞세운 범법단체가 한기총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설상가상 복음전파는 안중에도 없고 정치 활동에만 힘 쏟는 한기총 대표회장을 종교지도자로 대우하는 게 의문스러울 정도다.

대한민국은 법치국가다. 전광훈 목사가 한기총 대표회장이라는 점에서 그에 대한 영장심사는 법원의 공정성을 판가름하는 자리가 될 것이다. 법 앞에선 만민이 평등해야 한다. 법원은 법리와 증거에 따라 공정한 판단을 해야 할 것이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