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일 오전 10시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만화진흥법 제정 공청회가 열렸다. 이번 공청회는 만화작가 및 지망생, 학생 등 300여 명의 관계자가 참석해 한국만화산업발전에 대해 토론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만화산업, 문화계의 기초체력이 되다

[천지일보=이현정 기자] 영화감독 박찬욱을 칸의 남자로 만든 <올드보이>. 만약 원작 만화가 없었다면 <올드보이>의 운명은 어떻게 됐을까?

17일 오전 10시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만화진흥법 공청회’에서 사이버시대를 맞은 현대에서 벌어지고 있는 만화산업의 침체기를 극복하기 위한 토론회가 마련됐다.

공청회를 주최한 한나라당 조윤선 국회의원은 “만화진흥법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만화가 문화콘텐츠시대의 첨병으로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창작자의 권리를 보호하고, 관련 산업의 확대를 통해 미래 문화콘텐츠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장려하기 위해서다”고 설명했다.

조 의원은 이번 공청회에서 “매년 4000여 명씩 만화관련학과를 졸업하는 우수한 인력들이 게임 일러스트, 캐릭터디자인 등으로 떠나고 웹툰, 학습만화로 겨우 명맥을 이어가고 있는데 이를 더 이상 방치해선 안 될 것이다”며 만화진흥법 제정의 당위성을 피력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만화를 직접 그리는 당사자인 만화가들은 글로벌미디어시대에 만화산업의 발전방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이희재 작가는 “만화는 출판의 범주를 넘어 온라인(웹툰), 모바일, 아이패드, e-북 등 차세대 미디어와 결합해 이동 중”이라며 “스마트폰 등 모바일 콘텐츠는 현재 1천억 원대 규모로 급성장 하고 있다. 향후 만화의 성장 잠재력은 기하급수적이며 무한대”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만화가 출판분야에서 벗어나 만화영화산업에서 히트를 친 지 오래다. 17일 만화진흥법추진위원회가 밝힌 통계자료에 따르면 한국 텔레비전 애니메이션 역대 시청률 순위를 보면 1위 <날아라슈퍼보드>가 56.9%로, 이미 1990년에 시청률 대박을 쳤다.

이 작가는 “우리 사회가 산업화는 늦었지만 정보화에는 한걸음 앞선 지혜를 발휘했던 것처럼, 지금 세계의 문화 전쟁터에서 콘텐츠의 씨알인 만화를 어떻게 육성해 나가야 할 것인지 머리를 맞대야 할 것”이라며 만화진흥법이 제정돼 실효를 거두길 희망했다.

우리나라에서 만들어진 영화 중 만화를 원작으로 둔 작품은 1963년 제작된 <왈순아지매>를 시작으로 2011년 상영 중인 <그대를 사랑합니다>까지 총 46건이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산업통계에 따르면 2000년 이후 손익분기점을 돌파한 만화원작영화는 17편 중 7편(41%)으로, 최다관객 동원 1위를 차지한 <타짜>는 684만 명을 동원했다.

만화는 만화자체의 역량을 넘어 영화와 드라마 게임과 애니메이션 연극 뮤지컬 팬시 캐릭터들의 연관 산업의 씨앗으로 자리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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