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팟 박상병의 이슈펀치 47회 ⓒ천지일보 2019.12.3
천지팟 박상병의 이슈펀치 47회 ⓒ천지일보 2019.12.3

이상휘 “한국당, 민주당에 전략적 패배”

‘회기 결정 안건’ 필리버스터 대상 여부엔

박상병 “안돼… 만일 된다면 국회 열수 없어”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4+1 협의체(더불어민주당·정의당·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가 지난 23일 합의한 선거법 개정안과 관련해 가장 실질적인 수혜자는 민주당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우선 당초 비례대표 의석수를 75석에서 50석으로 대폭 삭감했다. 게다가 비례대표 30석은 연동형 캡을 씌워버렸다. 석패율제 역시 민주당 뜻대로 무산됐다. 더 나아가 민주당은 손해를 감수하면서도 연동형비례대표제를 만들었다는 명분도 얻었고 덤으로 공수처까지도 만들어냈다.”

24일 천지일보 본사에서 진행된 천지TV ‘박상병의 이슈펀치(50회)’에서는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선거법 타결의 최종 승자는 누구인가’라는 주제를 다뤘고, 박상병 정치평론가와 고정패널인 이상휘 세명대 교수는 “민주당이 가장 큰 성과를 끌어냈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이 교수는 “정치공학적으로 정치라는 것이 세력과 조직을 통해서 그들의 철학과 가치를 실현시키는 것이라면 민주당은 그런 측면에서 전략적으로 승리했다”고 분석했다.

“정의냐 비정의냐를 떠나서 야당 등 군소정당은 (연동제를) 다수의 의석 확보를 통해 다당제 구도로 가기 위한 전초적인 성격으로 삼아야 했다. 민주당은 공수처법이나 검찰개혁 법안을 통과시키기 위해서 이들의 협조를 받아야 했는데 이런 점에서 양측 간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다. 민주당이 핸들링을 잘한 것이다.”

이 교수는 한국당의 전략적 패배를 거론하고 “(민주당의 가치실현을 막으려면) 내부적 결속이 단단해야 하는데도 그렇지 못하고 당 내부 위치설정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데 당할 수밖에 없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권력의 향배를 가늠하는 중차대한 선거법과 관련해서 국민은 연동제가 뭔지 어디에 투표를 해야 될지조차 모른다. 얼마나 좋은 명분이냐. 한국당은 이런 부분을 비판하고 국민의 허락을 받아야 한다는 등 충분히 얘기해야 했었다”면서 “그런 기회를 한국당이 다 놓쳤다. 전술적 차원에서 민주당에 끌려다녔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연동제와 관련해) 정치적 함의 자체는 일보 전진한 것으로 볼 수 있지만 전술상으로는 민주당이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돼 버렸다”고 지적했다.

박 평론가와 이 교수는 임시국회 회기 결정 안건이 필리버스터 대상이 되는지에 대해서도 따져봤다.

앞서 지난 23일 국회 본회의가 시작되자 민주당이 제출한 ‘임시국회 회기를 25일까지로 하자’는 안건이 제일 먼저 상정됐다. 한국당은 즉각 필리버스터를 신청했지만, 문 의장은 받아들이지 않고 찬반 토론만 허용한 뒤 표결에 부쳤다.

당시 문희상 국회의장과 민주당은 회기 결정 안건은 필리버스터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입장인 반면 한국당은 회기 결정 안건이 본회의에 부의된 안건이기 때문에 필리버스터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해 갈등이 일었다.

국회법 106조2 1항은 ‘의원이 본회의에 부의된 안건에 대해 시간의 제한을 받지 아니하는 토론(필리버스터)을 하려는 경우 재적의원 3분의 1 이상이 서명한 요구서를 의장에게 제출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하지만 국회법 7조 2항은 ‘국회의 회기는 집회 후 즉시 이를 정해야 한다’는 조항도 두고 있다. 문제는 106조의 ‘무제한’과 7조의 ‘즉시’가 반대되는 의미를 갖고 있어 해석의 여지가 있다는 점이다.

이 교수는 “법률적 해석이 제각각”이라고 했고, 박 평론가는 “회기 결정의 건은 필리버스터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박 평론가는 “만약 (회기 결정의 건이 필리버스터 대상이) 된다면 국회를 해산해야 한다”며 “필리버스터는 다수당의 일방적인 법안 처리를 막기 위한 제도다. 회기 결정에 대한 건마저 필리버스터를 해버리면 국회를 열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회기를 열어놓고) 올라온 안건을 놓고 문제 제기를 하는 게 상식”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바른미래당 지상욱 의원이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선거법 개정안 반대 무제한 토론을 진행하고 있다.ⓒ천지일보 2019.12.24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바른미래당 지상욱 의원이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선거법 개정안 반대 무제한 토론을 진행하고 있다.ⓒ천지일보 2019.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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