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가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2019 자유 대한민국 전국 연합 성탄축제’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12.24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가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2019 자유 대한민국 전국 연합 성탄축제’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12.24

24일 한기총, 광화문서 성탄축제

수만명 몰려 광장 일대 교통통제

 

전광훈 목사, 성탄 분위기 속 또 막말

“성탄절 싫어하는 주사파 물리치자”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아기 예수의 탄생을 축하하는 분위기가 무르익은 크리스마스 이브인 24일에도 광화문광장 일대는 ‘태극기’와 ‘성조기’를 든 시민들로 가득 찼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가 크리스마스를 맞아 광화문광장 교보빌딩 앞에서 ‘2019 자유대한민국전국연합 성탄축제’를 개최했기 때문이다.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는 날씨 속에서 수만명이 참석하면서 광화문광장 도로 일부 구간은 차량 운행이 통제되기도 했다. 

이날 행사장을 찾은 한기총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는 참석자들의 ‘할렐루야!’ 외침 속에 등장했다. 그는 “성탄절을 싫어하는 대한민국의 모든 빨갱이 주사파를 물리치자”며 이날도 어김없이 극우적 발언을 쏟아냈다.

전 목사는 “우리는 이승만광장(광화문광장)에서 성탄 축제를 진행하고 있다. 해마다 성탄절이 다가오지만 진정한 성탄의 의미를 국민이 잘 모르고 지나간다”며 “어른들에게 성탄절이 뭐냐 물으면은 하루 쉬는 날이라고 얘기하고, 아이들에게 성탄절이 뭐냐 물으면 트리 만드는 날이라고 한다. 청년들에게 성탄절이 뭐냐 물으면 애인하고 데이트 하는 날이라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는 국민들이 성탄절에 대해 크게 잘못 알고 있는 것”이라며 “진정한 성탄절의 의미는 이 세상을 창조하신 하나님이 사람으로 오신 날”이라고 주장했다.

전 목사는 “대한민국을 비롯한 전 세계적으로 성탄절이 약화되고 있다”며 “성탄절을 부활 시켜야 한다”고 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크리스마스를 하루 앞둔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2019 자유 대한민국 전국 연합 성탄축제’에서 참석자들이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고 있다. ⓒ천지일보 2019.12.24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크리스마스를 하루 앞둔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2019 자유 대한민국 전국 연합 성탄축제’에서 참석자들이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고 있다. ⓒ천지일보 2019.12.24

크리스마스의 축복을 전하려 선 단에서도 그의 극우적 주장은 거침이 없었다. 전 목사는 성탄절에 대해 말하던 도중, 대한민국의 성탄절을 부활시키긴 위해선 빨갱이, 즉 주사파를 다 물리쳐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이런 그의 주장에 지지자들은 성조기와 태극기를 흔들며 한 목소리로 “아멘”을 외쳤다.

전 목사는 “한국에도 성탄절을 싫어하는 족속이 있다. 바로 오늘날 우리의 싸움의 대상이 되는 주사파”라며 “공산주의자와 성탄절은 공유가 되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그래서 우리가 열심히 빨리 선교해서 이 대한민국의 모든 빨갱이 주사파들을 물리쳐야 한다”며 “2000년전에 마굿간에 오신 우리 주님의 성탄이 대한민국 5000만 민족의 가슴 속에 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행사는 한기총 소속 전국 교회 청년들이 성탄절을 맞아 준비한 합창, 워십, 연극 등 다양한 공연이 릴레이로 진행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크리스마스를 하루 앞둔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2019 자유 대한민국 전국 연합 성탄축제’에서 참석자들이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고 있다. ⓒ천지일보 2019.12.24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크리스마스를 하루 앞둔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2019 자유 대한민국 전국 연합 성탄축제’에서 참석자들이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고 있다. ⓒ천지일보 2019.12.24

참석자들 사이에선 전 목사를 지지하는 전현직 국회의원의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이 중 차명진 전 의원은 단에 올라 “제가 원래 교회는 사탕 받으러 기억밖에 없는데 오늘 이 자리에 처음으로 예수님을 만나러 왔다”며 “드디어 만났다. 바로 여기 예수님이 계신다”고 외쳤다. 사회를 맡은 고영일 변호사가 “차 의원님이 아마 다음번엔 대통령 되실 것 같다”고 화답하자 참석자들 사이에선 환호성이 쏟아지기도 했다.

이날 오후 5시부터 진행된 행사는 오후 8시 40분경까지 진행됐다. 한기총 측은 크리스마스 당일날인 25일 오후 1시 광화문광장에서 성탄절 연합예배가 진행된다고 예고했다.

한편 전 목사가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진 유튜브 ‘너알아 TV’는 이날 행사를 실시간으로 생중계했다. 약 6000명이 유튜브를 통해 동시에 시청한 가운데, 댓글창엔 ‘하나님이 택한 전광훈 목사님의 성탄 메시지’ ‘김정은 사망이 최고의 크리스마스 선물’ ‘주사파는 북한으로 가라’ ‘주님 청와대 광야교회를 해치려는 세력을 없애주소서’ 등 전 목사를 찬양하는 내용의 글과 함께 특정 정치 세력을 향한 원색적인 비난의 댓글이 계속해서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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