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자원재활용법)’ 시행을 하루 앞둔 24일 오후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유색 페트병에 담긴 소주와 무색 페트병에 담긴 소주가 함께 진열돼 있다. ⓒ천지일보 2019.12.24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자원재활용법)’ 시행을 하루 앞둔 24일 오후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유색 페트병에 담긴 소주와 무색 페트병에 담긴 소주가 함께 진열돼 있다. ⓒ천지일보 2019.12.24

사이다·콜라 색깔 벗겨 재출시

소주도 녹색 벗고 투명색 전환

맥주3사 자발적 개선작업 착수

[천지일보=이승연 기자] 음료·주류업체가 본격적으로 ‘투명 페트병 시대’를 맞이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자원재활용법)’ 개정안 시행 막바지까지 법안의 취지에 맞게 용기를 바꾸기 위해 고심한 끝에 결과물을 내놓고 있다. 바뀐 등급의 최우수등급에 해당하는 제품까지 등장했다.

24일 제주소주 푸른밤은 국내 최초로 포장재 ‘최우수등급’을 충족한 페트(PET)병 제품을 선보였다. 이미 제주소주는 신세계그룹에 인수된 후 2017년부터 대표 소주 ‘푸른밤’을 무색 페트병으로 내놨다. 이번에는 국내 최초로 최우수등급 포장재 라벨링 특허를 받은 ‘남양매직’과 협업을 통해 ‘푸른밤 640㎖ 페트병 용기’를 최우수등급 기준에 충족하도록 개선한 것. 라벨 접착제 면적은 환경부 기준인 0.5%보다 낮은 0.3%로 도포해 풍력선별기 및 50℃의 열에도 쉽게 떨어질 수 있도록 했다. 또 기존 페트병 재활용 과정에서 문제가 됐던 비중1 이상의 라벨에서 비중1 이하의 라벨로 변경했고 부착면에 에코탭을 만들어 고객들이 쉽게 라벨을 분리할 수 있도록 했다. 제주소주는 이번 640㎖ 제품 외에 페트병 제품 5종(200㎖, 400㎖, 1800㎖, 4.5ℓ, 10.5ℓ)에 대해서도 최우수등급을 받을 수 있도록 용기 개선에 나설 예정이다. 또 유리병 제품인 미니어처(80㎖)도 환경부 기준에 적합하게 재질 구조개선을 진행해 우수등급판정을 받아 출시할 계획이다.

소주 업계의 양대산맥인 하이트진로와 롯데주류는 이미 전환작업을 마쳤다. 하이트진로는 지난달 출고제품부터 투명 페트병에 담긴 ‘참이슬’을 유통 중이고 롯데주류 역시 ‘처음처럼’ 녹색 페트(400㎖, 640㎖, 1000㎖, 1800㎖)를 투명으로 바꿔 생산·판매 중이다.

음료업계 역시 투명 변신에 적극적이다. 롯데칠성음료는 개정안을 준수하기 위해 35년이나 지켜왔던 ‘칠성사이다’의 상징인 ‘녹색’을 버리고 무색으로 변경했다. 23일 이달부터 500㎖ 제품을 무색 페트병으로 바꾸고 300㎖, 1.25ℓ, 1.5ℓ, 1.8ℓ 등 전제품으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약 1년에 걸친 제품 실험 및 유통 테스트를 통해 맛과 향, 탄산 강도, 음료 색 등 품질 안정성에 대한 검증을 마무리하고 올해 말부터 칠성사이다를 재활용이 용이한 단일 재질의 무색 페트병으로 출시했다. 대신 뚜껑은 기존 흰색에서 초록색으로 변경했다. 앞서 10월에도 ‘트로피카나 스파클링’과 ‘마운틴듀’ 등 형광색상 페트병도 투명페트병으로 교체했고 3월에는 ‘밀키스’도 바꿨다.

코카콜라도 지난 4월 사이다 브랜드인 ‘스프라이트’를 투명 페트병으로 전면 교체하고 탄산수 ‘씨그램’ 등 다른 제품도 순차적으로 변경할 계획이다. 이어 오는 2025년까지 전세계 자사의 모든 음료 용기를 친환경 패키지로 교체한다. 아울러 2030년까지는 판매하는 모든 음료 용기를 수거·재활용하는 ‘지속가능한 패키지’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웅진식품도 지난 7월 옥색 페트병인 탄산수 ‘빅토리아’를 무색으로 바꾸고 이중 절취선을 적용한 에코라벨로 교체했다.

맥주업체도 대응에 나섰다. 법안에 기준하면 현재 유통 중인 갈색 맥주 페트병을 사용할 수는 있다. 하지만 문제는 기존 용기는 ‘재활용이 어려운’ 등급을 받기 때문에 있는 재활용분담금이 최대 30% 증가할 수 있다. 또 품질을 저해할 수 있어 업체들은 맥주 페트병은 등급분류 대상에서 제외해달라 요구해왔다. 이에 정부는 연구용역 결과를 고려해 가이드라인을 잡겠다고 했지만 시행일이 되도록 연구결과가 발표되지 않으면서 업계가 자발적인 개선작업에 착수했다. 23일 환경부, ㈔한국포장재재활용사업공제조합, 맥주제조 3사(하이트진로, 오비맥주, 롯데칠성음료)가 ‘PET 맥주병 재질·구조개선 자발 협약식’을 한 것. 협약에 따라 맥주제조 3개사는 5년 이내에 PET맥주병의 재질‧구조를 캔, 유리병 등의 재활용이 용이한 재질‧구조 포장재로 개선한다. 환경부와 (사)한국포장재재활용사업공제조합은 협약의 원활한 이행을 위해 매년 PET맥주병의 재질‧구조개선 진척사항에 대한 모니터링을 실시해 필요한 사항을 지원할 계획이다. 아울러 재활용이 어려운 수입 PET맥주병에 대해서도 재활용이 용이한 재질‧구조 포장재로 개선하도록 권고한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자원재활용법)’ 시행을 하루 앞둔 24일 오후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유색 페트병에 담긴 맥주가 진열돼 있다. ⓒ천지일보 2019.12.24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자원재활용법)’ 시행을 하루 앞둔 24일 오후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유색 페트병에 담긴 맥주가 진열돼 있다. ⓒ천지일보 2019.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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