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문희상 국회의장이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72회 국회(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선거법 개정안’이 상정되자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12.23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문희상 국회의장이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72회 국회(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선거법 개정안’이 상정되자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12.23

한국당 첫 주자 주호영 3시간 59분 발언 진행

주호영 “문희상 의장, 개인적으로 고소할 것”

김종민, 민주당 첫 주자로 4시간 31분간 토론

여야 교차 필리버스터 진행 방식에 한국당 반발

[천지일보=이대경 기자] 선거법 개정안 저지를 위해 전날(23일) 오후 시작된 자유한국당의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이 이틀 차에 접어들었다. 한국당이 ‘묘수’ 생각해낸 필리버스터에 더불어민주당이 ‘맞불’을 놓으면서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필리버스터 첫 번째 주자로 나선 한국당 주호영 의원은 총 3시간 59분 동안 정부와 여당을 규탄하는 데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했다. 아울러 회기 결정의 건에 대한 필리버스터 신청을 받아 주지 않은 문희상 국회의장을 향해 “오늘 문희상이란 분의 끝도 봤다”며 “회기 결정 건에 대한 필리버스터를 안 한 것은 개인적으로 문 의장을 고소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날을 세웠다.

주 의원은 “(선거법 개정안은) 당리당략으로 의석을 늘리려는 나쁜 뜻을 갖고 공수처법과 바꿔먹은 희대의 야합 법안”이라고 비판하며 정부의 대북 정책과 부동산 정책, 입시제도, 탈원전 정책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한 토론을 이어갔다.

또한 한국당이 ‘문재인 정권 국정농단 3대 게이트’로 규정한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과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감찰 무마 의혹에 대해 공격하기도 했다. 시간이 지나갈수록 주 의원의 발언 수위도 높아지기도 했다.

주 의원은 마무리 발언에서 “너무 대통령과 정권을 옹호하지 마라. 그러다가 낭패 본 사람 많다. 단두대 만든 사람이 단두대에 죽었다”면서 “이 선거법 가지고 (나중에) 어떻게 될지 모른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권력은 짧고 하산길은 험난하다”면서 “지금이라도 문재인 대통령이 듣는지 안 듣는지 모르겠지만 진짜 국민 목소리 귀 기울여야 한다”고 촉구하며 필리버스터를 마무리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자유한국당 주호영 의원이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72회 국회(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선거법 개정안’에 대해 무제한토론을 시작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12.23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자유한국당 주호영 의원이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72회 국회(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선거법 개정안’에 대해 무제한토론을 시작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12.23

주 의원의 뒤를 이어 24일 오전 1시 50분께 단상에 오른 민주당 김종민 의원은 오전 6시 22분까지 선거법 개정안의 당위성을 강조하는 동시에 한국당의 전향적 태도를 촉구하며 4시간 31분 동안 필리버스터를 했다.

김 의원은 “깨어있는 유권자들은 보복하겠다는 사람에게 절대 표 안 준다. 한국당이 복수의 길이 아니고 정치의 길로 돌아오길 호소한다”며 포문을 열었다.

김 의원은 선거법 협상에 참여하지 않은 한국당을 향해 “한국당은 지금 기득권도 아닌데 왜 이러는 거냐. 그 알량한 ‘TK(대구‧경북) 기득권’을 지키려고 하는 것”이라며 “선거법 개혁이 안 된 건 한국당이 기득권을 내려놓지 않아서”라고 직격했다.

이어 “국회에서 유일한 권력은 과반수다. 여야 교섭단체 합의는 국회 운영을 원활하게 하기 위한 방편”이라며 “한국당 의원들이 착각하고 있는데 언론에서는 한국당 의원들이 이 의미를 잘 파악 못 하고 있으니까 ‘4+1’이라고 하지 말고 ‘과반수 연합’이라고 보도해달라” 비꼬았다.

4시간 가까이 발언을 이어가던 김 의원이 문 의장의 동의를 얻어 화장실을 다녀오자 한국당 의원들이 이에 항의하며 잠시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문 의장은 항의하는 한국당 의원들에게 “반말하지 말라. 의장이다. 그래도 당신이 뽑았다”며 맞서기도 했다.

이날 한국당은 선거법 개정안에 찬성하는 민주당이 맞불 필리버스터를 신청한 데 대해 날 선 반응을 보였다.

주 의원은 “무제한 토론은 반대하는 측만 하는 게 역사적 사례”라며 “(민주당이) 필리버스터 제도를 이렇게 왜곡한다”고 비판했다.

필리버스터 세 번째 주자로 나선 권성동 한국당 의원은 “필리버스터는 법안을 반대하는 사람만 행사할 수 있는 특권인데 선거법에 찬성하는 민주당 의원들이 대거 신청했다”며 “정말 개탄스럽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재 한국당 권선동 의원은 11시 20분께 토론을 마무리하고 민주당 최인호 의원이 단상에 올라 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최 의원의 필리버스터가 마무리되면 바른미래당 지상욱 의원, 한국당 전희경 의원, 민주당 기동민 의원, 정의당 이정미 의원 등이 순차적으로 필리버스터를 이어갈 예정이다.

24일 더불어민주당 김종민 국회 본회의장에서 필리버스터(무제한토론)를 진행하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24일 더불어민주당 김종민 국회 본회의장에서 필리버스터(무제한토론)를 진행하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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