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송범석 기자] 중국 경제가 급속도로 성장하면서 G2의 한 축인 미국과 그 미국에 기댄 서구가 몰락할 것이라는 관측이 잇따르고 있다. MIT 중국 프로젝트의 총책임자인 저자는 이 같은 위기감을 반박하며 “오히려 중국의 부흥은 미국의 성장을 돕는다”고 역설한다. 즉, 중국이 서구의 규칙 안에서 경제 시장을 운용하기 때문에 결국엔 서구의 지배가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실제로 중국은 여러 측면에서 외국 기업과 외국의 법률 규제를 따라가고 있다. 일각의 우려와는 달리 세계화의 흐름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있는 것이다. 저자는 중국이 체제를 강제로 변화시켜 외부 주체들에게 국내 산업의 구조조정을 맡긴 점을 간파하고, 결국 중국이 서구의 동반자 역할을 할 것이라고 관측한다.

제2장에서 저자는 ‘아웃소싱’이라는 현상을 바탕으로 중국의 변화를 살펴본다. 중국은 미국과 같이 발달한 제도를 운영하고 있는 나라의 제도를 아웃소싱하는 데 망설임이 없었다. 즉 사회적 규칙을 정의하는 권한을 제3자에게 이양한 셈인데, 중국의 경우 세계적인 기업들이 아주 적극적으로 중국으로 진출하면서 자연스럽게 다방면에서 아웃소싱이 이뤄졌다.

주목할 점은 중국의 태도다. 중국은 외국 기업의 진출을 잘 이용했다. 중국 정부는 외국기업에게 중국이 새롭게 세계화한 국제 분업체제에 편입되게 하는 역할을 맡겼다. 특히 중국은 글로벌 공급망을 관리하는 기업들에게 문호를 활짝 개방해 글로벌 기업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생산과정의 어느 부분이든 중국으로 이전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이 결과 중국은 국내산업 기반이 비약적으로 개선됐으며, 생산 효율도 대폭 상승하는 효과를 거둔다. 국내 산업의 구조조정을 외국에 맡긴 것은 모험이었지만, 결과는 성공으로 나타났다. 중국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중국은 글로벌 생산체제를 소화해 내면서 단계적으로 외부에서 정한 광범위한 규칙, 가령 WTO 가입 등을 단계적으로 수용하기 시작한다.

말하자면 중국이 서구가 정한 규칙을 따르는 게임에 막강한 플레이어의 자격으로 참여하기 시작한 것이다. 저자는 이런 이유로 중국이 서구가 정한 기존 규칙을 망치는 ‘배드 플레이어’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에드워드 스타인펠드 지음 / 에쎄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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