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송범석 기자] 주역은 자연의 질서와 그 안에 담긴 이치를 설명해 주는 책이다. 주역 안에는 서구의 철학적 틀이 담아내지 못하는 우주와 인간에 대한 진실이 담겨 있다. 그러나 동시에 동양 고전 중에 가장 난해하고 추상적인 탓에 사람들의 손이 가지 않는 책이기도 하다. 저자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고자 일반인이 접근하기 쉽게 주역을 풀어 설명한다.

이 책은 다산(茶山)이 독창적으로 개발했던 주역 해석 이론을 많은 지면을 할애해 소개한다. 특히 주역을 이해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정보를 담고 있는데, 음양론・사상・팔괘・육십사괘 등에 대한 의미를 살펴본다. 이와 함께 주역의 ‘점’을 새로운 각도에서 조명하는데, 심리치료 분야에서 주역을 활용하는 방법도 같이 소개한다.

주역을 다르게 부르는 이름으로 ‘역경(易經)’이 있다. 이름은 다르지만 둘은 같은 대상을 가리킨다. 과거 우리나라는 논어 맹자 대학 중용을 읽은 뒤 삼경을 읽었다. 가장 나중에 공부하는 경전이 주역인 점을 생각하면 이 책이 난해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조선왕조 시기 주역의 대가였던 퇴계 선생도 젊어서 주역을 공부하다가 병을 얻었다고 할 정도다.

다시 주역이라는 이름을 풀어보면, 주(周) 나라의 역이라는 뜻임을 알 수 있다. 만일 한국의 역이 있었다면 ‘한역’이 됐을 것이다. 다른 주역들도 있는데 하역(夏易), 상역(商易) 등으로 부를 수 있는 것들이 있다. 이러한 주역은 기본적으로 점을 치는 책으로, 신에게 어떤 사안을 물은 뒤, 신이 답해주면 그 답이 괘의 상징에 서리고, 다시 그 상징을 문자로 해석하는 메커니즘을 갖고 있다.

과거, 태극기를 구성했던 팔괘(八卦)에 대한 설명도 흥미롭다. ‘괘’는 ‘건다’는 뜻이다. 주역점을 칠 때 괘를 만들게 되는데, 이때 하나의 절차로 주역점에 쓰이는 50개의 산가지를 담아 놓는 통과 통의 뚜껑을 연결하는 가죽끈에다 산가지 하나를 걸게 된다. 이때 ‘건다’라는 의미가 파생된 것.

팔괘는 건, 태, 이, 진, 손, 감, 간, 곤으로 구성돼 있는데, 각각 하늘, 연못, 불, 우레, 바람, 물, 산, 땅을 의미한다. 이 팔괘는 그 자체로 어디에 쓰이지는 않는다. 실제 주역점에서 사용되는 것은 팔괘가 아니라 팔괘가 둘씩 결합한 6획의 괘이다. 그래서 팔괘와 6획의 괘, 즉 육십사괘는 동시에 성립한 것이라는 주장이 힘을 얻는다.

이창일 지음 / 위즈덤하우스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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