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6일 공장의 위성사진. (출처: 연합뉴스)
3월 16일 공장의 위성사진. (출처: 연합뉴스)

美 국제학연구소 위성사진 분석

“발사대 생산시설 확장 정황포착”

[천지일보=손성환 기자] 북한이 최근 장거리 미사일 생산과 연관된 공장을 확장했다는 움직임이 위성사진에 포착됐다는 결과가 미국에서 나왔다.

증축된 공장 건물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전용 이동식 발사대(TEL) 생산시설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시설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17년 신형 ICBM인 ‘화성 15형’을 시찰했던 곳으로 추정된다. 때문에 김 위원장이 설정한 ‘연말 시한’이 다가오면서 북한이 ‘크리스마스 선물’로 ICBM 시험발사를 재개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 NBC, CNN 방송은 21일(현지시간) 미국 미들버리국제학연구소 동아시아 비확산센터 제프리 루이스 소장이 낸 보고서를 인용해 이같이 전했다.

루이스 소장은 이날 미국 민간위성업체인 ‘플래닛 랩스’가 북한 평안남도 평성의 ‘3월 16일 공장’을 촬영한 위성사진을 근거로 발사 거치대를 세우기 위한 임시 시설물이 증축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 근거로 자신의 트위터에 2장의 사진을 게재했다. 사진은 각각 작년 8월 17일과 이달 19일 촬영한 것으로 3월 16일 공장의 모습을 대조할 수 있다.

루이스 소장이 공개한 사진을 보면 3월 16일 공장의 대형 격납고 맞은편에 새로운 시설물이 들어서 있는 모습이 뚜렷하게 보인다. 파란색 지붕을 얹은 이 시설물은 지난해 8월에 찍은 사진에서는 볼 수 없었다. 또 해당 시설물 인근의 공터였던 곳에는 가건물로 보이는 구조물도 있다.

루이스 소장은 트위터에 “우리는 ICBM 발사대를 생산하거나 개조할 때 북한이 이 시설을 세운다고 본다”고 밝혔다.

평안남도 평성 ‘3월 16일’ 자동차공장에 방문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2017년 11월 29일 이 곳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인 화성-15가 실린 이동발사차량을 시찰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출처: 연합뉴스)
평안남도 평성 ‘3월 16일’ 자동차공장에 방문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2017년 11월 29일 이 곳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인 화성-15가 실린 이동발사차량을 시찰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출처: 연합뉴스)

특히 루이스 소장은 이 시설에 대해 김 위원장이 ICBM 역량 강화와 관련해 자주 방문한 곳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김 위원장이 2017년 8월 이 시설을 찾은 적이 있다고 전했다. 당시 김 위원장이 시찰한 트럭과 관련, 북한은 민간 자동차라고 소개했으나 같은 종류의 차량이 2017년과 2018년 군사 퍼레이드 때 ICBM을 싣고 등장한 바 있다는 게 루이스 소장의 설명이다.

미 언론은 미국 군사·정보 당국자들이 잇따라 북한의 ‘크리스마스 선물’로 ICBM 시험 발사를 언급하는 와중에 나온 새로운 정황이라고 주목했다.

루이스 소장은 NBC와의 인터뷰에서 “여러 장소의 활동이 북한이 ICBM 프로그램을 확장하는 토대를 다지고 있다는 점을 암시한다”며 “이는 더 많은 체계, 더 많은 건물, 더 많은 역량을 보유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공장을 확장함으로써 민간과 군사용 트럭을 함께 생산할 수 있는 역량이 커졌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지금까지 북한은 중장비 차량 차대를 생산할 수 있는 역량이 제한적이라는 점이 존속 가능한 ICBM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데 걸림돌로 작용해왔다”며 “이번 시설 확장에서 북한이 국산 미사일 발사대를 생산할 능력과 ICBM 군사력을 증강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루이스 소장은 미국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와 인터뷰에서 “이 공장은 ICBM을 수송하고 발사할 트럭을 만드는 곳인 만큼 장기적인 차원의 상황 전개”라면서 과도한 해석은 경계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