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정치권이 복잡하다. 국회 발(發) ‘원내3당 회의’와 ‘4+1’ 관련 보도가 쏟아지면서 더불어민주당에서는 23일 국회 본회의 개최 등을 고려하고 있고, 자유한국당에서는 여당의 이러한 움직임을 예의주시하면서 “날치기 예산 통과를 먼저 사과해야한다”는 등 입장 고수에 바쁘다. 소수야당에서도 현안이 된 선거제도 개혁에서 표심대로 의석이 균배되는 국민 입장을 관철시키려 안간 힘을 쓰는데, 모든 정치적 활동이 마치 내년 총선에 맞춰 있는 듯한 정치 행보다.

그 가운데 제3정당으로서 국회 내 중재 역할을 자처했던 바른미래당의 속사정도 만만치가 않다. 지난 20대 총선시 정당투표에서 민주당을 앞지르며 회오리바람을 일으켰던 ‘국민의당’ 일부 호남계 의원이 당을 박차며 나갔지만 바른정당과 합쳐 바른미래당을 만들고 중도적 가치에 보수세력을 끌어들이며 국민의 뜻을 대변하겠다고 창당했다. 하지만 당권을 거머쥔 손학규 대표와 유승민 의원 등 구 바른정당계 인사들의 ‘새보수정당’ 창당준비 모임 간 끝없는 갈등이 전개되면서 국회 중재자 몫을 충분히 하지 못한 채 이제 결별할 날도 얼마 남지 않았다.

그러다보니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의 정치적 계산법이 달라지고 있다. 보수, 진보의 양 극단 세력이 아닌 건전 중도를 지향해왔던 손 대표는 산전수전 다 겪은 정치적 경험을 토대로 양당제의 폐단은 막아야 한다며 중도의 길, 제3정당 복원을 위해 또 한수를 놓았는바, 다름 아닌 안철수 전 대표 러브콜이다. 미국에 체류 중인 그가 당으로 돌아온다면 당 전권을 내놓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손 대표는 현 정치 상황에서 중도세력을 확장하고 당이 재건하며 국민의 뜻을 받드는 길은 안철수 전 대표가 중심에 서서 새로운 정치판을 짜야한다는 생각인 것 같다.

안철수 전 대표는 손 대표의 제의에 대해 아직 확답은 없다. 안 전 대표 측근에 따르면 그가 다시 정치를 재개할지, 국민에게 이익이 되는 새 정치를 해나갈 자신이 있는지 등에 대해 고민 중에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것하나는 분명하다. 정치인이 오랫동안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 있거나 좌고우면하면 국민의 마음에서 멀어지게 마련이다. 안 전 대표가 국민을 위한 새 정치에 마음이 있다면 차일피일하지 말고 연말 내에는 결단해야하고 늦어도 설전에는 돌아와야 한다. 새 정치에 많은 국민들이 갈구하고, 관심을 보일 때 그는 국민 속으로 돌아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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