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철 기술경영학 박사

 

도메인이란 숫자로 표현되는 인터넷 주소를 사람들이 좀 더 잘 기억할 수 있도록 문자화한 것이다.

가령 www.daum.net의 IP주소는 211.115.77.211인데, 이용자가 이 IP주소를 기억하고 있다가 Daum사이트에 접속할 때 마다, 이 숫자주소를 URL창에 입력하는 것은 번거로운 일이 아닐 수 없을 뿐 더러, 접속하고자 하는 모든 사이트의 주소를 숫자로 적어 기억하고 있다가, 필요할 때마다 찾아서 사용하는 것은 물리적으로도, 인터네트워크(Inter-network) 활성화 측면에서도 전혀 효율적인 일이 될 수 없다. 따라서 각 사이트 주소들을 기억하기 쉽게 자신이 대표하는 이름으로 매칭시켜 놓았는데, 이를 도메인이라고 하는 것이다.  

DNS(도메인네임서버)는 사람들이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시스템이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이름으로 컴퓨터 사용자들에게 Daum, 천지일보와 같은 고유명사로 기억된 주소를 쳐서 인터넷에 접속하게 되면, 이 고유명사와 매핑된 컴퓨터의 IP주소를 사전에 등록해 놓은 정보를 DNS가 찾아서 접속하려는 주소의 컴퓨터로 연결해 주는 방식이다. 즉 인터넷상의 거의 모든 연결은 우선 DNS서버를 거쳐야 통신이 이루어진다.

도메인은 한번 등록되면 영구적으로 사용되는 것이 아니다. 각 도메인마다 ‘등록기간’이라는 것이 있어, 해당 도메인을 계속 사용하기 위해서는 기간을 연장해야 하는데, 우리가 모르는 중에도 각 기업이나 단체들 중 IT업무를 수행하는 담당자를 통해 이러한 작업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만약 기간을 연장하지 못하고 삭제되었다 하더라도 그 도메인이 완전히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에 의해 등록되어 새롭게 사용될 수 있다. 새 생명을 얻게 되는 것이다. 이처럼 도메인의 등록, 연장, 삭제, 방출, 재등록에 이르는 순환과정을 생물의 생존주기에 빗대어 ‘도메인 주기(Domain Name Life Cycle)’이라고 부른다.

이 같이 컴퓨터를 통한 각종 정보들의 정상적 유통 혹은 교환을 위해서는 이러한 도메인을 관리하는 주체가 필요한데, 이를 위한 국제적 기구가 ICANN이다. ICANN은 1998년 설립된 국제인터넷주소관리기구 (Internet Corp. for Assigned Names and Numbers; ICANN)로서 인터넷 관련 비즈니스, 기술계, 학계 및 사용자단체로 구성된 기관으로 인터넷DNS의 기술적 관리, IP주소공간 할당 등의 업무를 조정하는 역할을 한다.

ICANN은 gTLD의 정책을 정하고 ccTLD의 정책은 개별국가의 ‘NIC’의 정책에 따른다. 여기서 gTLD는 일반최상위도메인(generic Top Level Domain)을 의미하며, ICANN이 직접 관리하는데 .com, .org, .biz와 같은 현재 널리 사용되는 상당수의 대표적 도메인은 거의 gTLD로 볼 수 있다.

또한 ccTLD 는 국가최상위도메인(country code Top Level Domain)을  의미하며, 도메인 마지막에 .kr(한국), .cn(중국), .jp(일본)등과 같은 2자의 국가코드로 분류되어, 도메인의 출처국을 분명히 하고 있다. ccTLD의 관리를 위해서 각 국은 이를 인가, 취급할 기관을 선정해 도메인을 부여하고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한국인터넷정보센터 (KRNIC)에서 이를 관리하고 있다. 

2000년대 초반 닷컴(.com)산업이 활발했던 시절, 닷컴이나 닷케이알(.kr)계정의 도메인을 사용하는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으며, 일부 벤처기업들은 아예 회사명을 xyz닷컴 등으로 명명하는 사례도 흔히 있을 만큼 닷컴은 당시의 트렌드이자, 그 트렌드에 맞추어간다는 이미지를 외부에 알리는 하나의 홍보용 명명이 되기도 하였다.

2000년대 초반에 한국을 대표한다고 자부했던 korea.com이라는 도메인을 가졌던 기업이 경영난으로 본 도메인을 매각하려 했을 때, 이를 엔터테인먼트 업종의 업체에서 인수하려는 시도가 알려지자 전국적인 반대여론이 거세져, 결국 해당 인수시도는 실패되었고, 유사 업종에서 이를 인수하는 것으로 마무리된 사례도 있다.

대한민국, 즉 korea라는 이름의 도메인은 보편적이고 사회공헌적인 사유로 사용되어야 한다는 전 국민의 암묵적인 동의가 있었음을 알 수 있는 사례이며, 본 사례를 통해 도메인의 중요성을 인식하게끔 하는 계기도 됐다. 그렇게 닷컴으로 대표되는 수많은 벤처기업, 스타트업 기업들이 지난 20여년간 명멸하였으며, 이제 4차산업을 맞이하여 또 다른 형태의 닷컴 기업이 등장하고 있다. 새로운 형태의 이들 닷컴은 20년, 혹은 30년 후 또 어떤 모습으로 존재할 것인가 사뭇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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