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재욱 충남대 명예교수

 

다사다난(多事多難)했던 황금돼지 해인 기해년(己亥年) 한 해가 저물어가며, 쥐띠 해인 경자년(庚子年)이 바로 앞으로 다가오고 있다. ‘100세 인생’을 새해의 희망으로 간직하고픈 마음으로 인류의 소망인 ‘수명 연장의 꿈’을 떠올려본다.  

생명공학과 의학기술의 발달로 수명이 연장되며, 지구촌에 백세 이상 인구가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다. UN이 발표한 인구 통계에서 전 세계의 100세 이상 인구는 1990년 9만명을 시작으로 매년 급증해 2015년에 43만명이 넘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또한 100세 이상 인구가 2030년에 100만명에 도달하고, 2045년에는 230여만명, 그리고 2050년에는 316만명을 넘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통계청은 우리나라 100세 이상 인구가 2015년에 3159명(남자 428명, 여자 2731명)으로 2010년 1835명에 비해 1.7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보고하고 있다. UN 통계에 따르면 한국의 100세 이상 인구가 2100년에 접어들면 60만명에 육박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는데, 이는 중국, 방글라데시, 브라질, 인도, 일본, 미국, 멕시코, 베트남에 이은 9번째 순위이다.

‘100세 시대’가 현실로 다가오며 사회에서 노인의 삶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100세가 된 사람을 센티내리언(centenarian)이라고 부르는데, 최근에는 110년 이상 생존한 사람을 지칭하는 슈퍼센티내리언(supercentenarian)이라는 말도 대두되고 있다. 100만 시간 넘게 사는 사람을 지칭하는 ‘수명 백만장자(longevity millionaire)’라는 말에서 100만 시간을 날짜로 계산해보면 114년이 조금 넘는 시간이다. 

우리 몸은 60조개가 넘는 세포로 이루어진 다양한 조직과 기관들로 이루어져 있다. 조직이나 기관을 이루는 세포들이 오래돼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 세포분열을 통해 새로운 세포로 교체된다. 그러나 세포분열에는 한계가 있어 일정 기간이 지나면 세포분열이 멈추어지며 세포의 노화가 바로 기관과 개체의 노화로 연계된다. 수명 연장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  

수명 연장의 비법으로 소식, 운동, 적절한 자극 그리고 숙면 등이 제안되고 있다. 우리나라 100세 이상 노인들을 대상으로 한 전수조사 결과에서 노인들이 제시한 장수 비결은 절제된 식생활(39.4%), 규칙적인 생활(18.8%), 낙천적인 성격(14.4%) 순이었다. 유전적인 요인도 중요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100세에 이른 사람들 주변에는 대개 90세 이상 산 조부모나 부모, 형제자매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100세 장수인들이 실천하는 것 3가지와 안 하는 것 3가지가  있다. 장수인들이 꼭 실천하는 것 3가지는 소식, 규칙적인 운동, 숙면이다. 소식은 스트레스에 대한 세포의 저항성을 높여주고, 세포자살도 감소시켜준다. 적게 먹으면 당 조절 호르몬인 인슐린의 작용이 감소하며 혈액의 당과 지방의 체내 축적을 줄여주는데, 동물 실험에서 인슐린 분비를 감소시키면 수명이 더 연장되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100세 넘은 장수인 중 하루 1시간 이상 몸을 움직인다는 사람이 71.4%, 매일 외부 활동을 한다는 사람이 66%에 이르고 있다.

하루에 8시간 이상 숙면으로 건강을 관리하는 것도 중요한데, 숙면을 취하는 사람의 사망 확률이 수면 부족인 사람보다 17% 정도 낮다는 보고도 있다. 장수인들이 안 하는 것 3가지로는 금주, 금연 그리고 스트레스 줄이기가 제안되고 있다. 장수인 중 과거부터 술을 전혀 마시지 않은 사람이 76.7%, 담배를 전혀 피우지 않은 사람이 79.0%나 됐다. 일반적으로 스트레스가 건강에 나쁜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적당한 스트레스는 수명 연장에 도움이 된다는 보고도 있다. 

세상에 태어나 한 번의 인생을 살아가는 우리 삶에서 오랫동안 건강하게 사는 ‘수명 연장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어떤 습관을 길들여야 할까. 나이가 들어가며 실천할 일들로 우선 과다한 동물성 지방 섭취를 피하고, 채식 중심으로 소식하는 습관 길들이기를 제안해본다. 가까운 거리는 걷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며, 자신의 체질에 맞는 운동을 규칙적으로 실행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리고 가능하면 일찍 잠자리에 들어 평균 8시간 정도의 숙면을 취해보자. 

절제할 일로 금주나 절주가 제안되고 있는데, 부득이하게 술자리에 참석할 경우 절주를 하고, 술 마신 다음 날은 음주를 피하는 습관을 길들여보자. 흡연은 무조건 끊고, 배우자나 친구들의 금연에도 신경을 써보자. 생활하다보면 스트레스가 생기기 마련이지만, 스트레스가 생기면 바로 해결하는 낙천적인 성격과 원만한 대인관계 유지 습관도 길들여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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