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문재인하야 범국민투쟁본부 등 보수단체 회원들이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집회에서 문재인 대통령 퇴진, 공수처 설치 반대 등을 외치고 있다. ⓒ천지일보 2019.12.21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문재인하야 범국민투쟁본부 등 보수단체 회원들이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집회에서 문재인 대통령 퇴진, 공수처 설치 반대 등을 외치고 있다. ⓒ천지일보 2019.12.21

전광훈 목사, 자유일보, 신의한수 구독 요구

“대한민국 자유 누리고 싶으면 값 지불해야”

집회 도중 참가자들에 용지 돌리며 서명 유도

“하나님이 택한 목자” 우상화 갈수록 심화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광화문광장이 또다시 태극기와 성조기로 물들었다.

21일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범투본)’가 우파 세력 총동원령을 내린 ‘문재인퇴진국민대회’ 자리에서다. 이전의 집회 때 구호가 ‘문재인 하야’였다면 이날은 ‘문재인은 끝났다’고 외치는 목소리가 광화문을 덮었다.

본 행사 시작부터 눈이 내렸지만 우비를 준비하지 못한 대다수의 집회 참가자들은 스카프나 종이 홍보물을 뒤집어쓰고 자리를 지켰다. 참가자들은 태극기와 성조기를 양손에 들거나 ‘문재인 하야’ ‘문재인 구속’ 등 문 대통령 비난이 담긴 피켓을 들었다. ‘전광훈 목사 하나님이 지키시고 윤석열 검사 국민이 지킨다’는 대형 펼침막도 눈에 띄었다.

이날 광화문 삼거리부터 세종대로 사거리까지 약 500m 구간의 차로와 인도는 집회 참가자들로 꽉찼다. 단에 오른 사회자는 “이날 집회에 약 130만명이 참석해주셨다”고 외쳤다. 집회 참가자들은 “조국 구속” “공수처 반대” “연동형 반대” “문재인은 물러나라” 등 구호를 쏟아냈다.

이후 단에 오른 전 목사는 “나는 6월 8일날 대한민국이 침몰하는 걸 두고 볼수 없어 일곱가지 이유로 시국선언을 발표, 이 대한민국이 살수 있는 일은 문재인이가 퇴진하는 것뿐밖에 없다는 걸 밝혀왔다”면서 “나는 국민 혁명의장이 돼 국민의 이름으로 문재인이가 올 연말까지 하야할 것을 선포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주안에 내려올 것을 기대했으나 문재인 이놈이 양심을 도둑맞아서 계속 버티고 있다”며 “우리는 내려올 때까지 이 집회를 계속 하겠다”고 선포했다. 

그는 이날도 문 대통령을 향해 “공산주의자” “간첩” “빨갱이” 표현과 함께 비난을 퍼부었다. 윤석열 검찰총잘을 향해선 “빠른 시일 안에 문재인을 내란 외란 국가시설 파괴죄로 현장 체포하라”고 명령했다.

또 대한민국 군대를 향해서는 “대한민국 군대는 건국후로 대한민국을 지켜온 아주 결정적인 단체”라며 “이 같이 자랑스러운 군대가 저 불의의 편에 서면 절대 안된다. 검찰 처럼 돌아와서 빨리 저 문재인을 체포하라”고 했다.

정치권을 향해서는 주사파 정치인들을 다 쳐내야 한다고 목소릴 높였다. 이뿐 아니라 “4월 15일 내년 총선에서 주사파들을 앞세워 정치하는 정치인들에게는 선거 보이콧을 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불법 기부금 모금 혐의로 고발됐음에도 전 목사는 이날 집회 참가자들을 향해 “대한민국의 자유를 누리고 싶다면 누리는 값을 지불해야 한다”면서 ‘자유일보’라는 극우 성향의 신문 구독과 국민 노조 가입, 유튜브 방송 신의한수 구독을 적극 홍보했다. 이 모든 것을 구독·가입하게 되면 달마다 3만원가량을 내야한다고 전 목사는 설명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문재인하야 범국민투쟁본부 등 보수단체 회원들이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집회에서 문재인 대통령 퇴진, 공수처 설치 반대 등을 외치고 있다. ⓒ천지일보 2019.12.21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문재인하야 범국민투쟁본부 등 보수단체 회원들이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집회에서 문재인 대통령 퇴진, 공수처 설치 반대 등을 외치고 있다. ⓒ천지일보 2019.12.21

전 목사는 홍보 후 참가자들에 서명서를 돌렸다. 그는 ‘결단해야 한다’는 표현 등을 써가면서 서명을 적극 유도했다.

그는 “용지에 절대로 장난치면 안된다. 심각하게 들어야 한다. 오늘 이결단을 안하면 대한민국 기대하지 말라”며 “차라리 나라를 북한에게 넘겨주고 외국으로 이민가라. 그렇게 안하려면 서명해달라. 고작 3만원밖에 안되지 않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이 정상으로 서면 희생하신 3만원보다 3배 4배 돌려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 목사가 주최하는 이 집회에선 전 목사에 대한 우상화와 종교적 숭배의 양상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전 목사를 지지하는 극우 세력의 인사들은 이날도 어김없이 단에 올라 현 정권에 대한 수위 높은 비판을 쏟아냄과 동시에 전 목사를 치켜세웠다.

자유한국당의 기독인 회장을 맡고 있다는 한국당 안상수 의원은 이날 단에 올라 “대한민국이 파괴되는 시점에서 하나님께서 보내주신 전 목사님께 국민을 대신해서 진심으로 감사를 드린다”며 “전 목사가 구속되지 않도록 끝까지 함께 하겠다”면서 전 목사 구속 반대를 외쳤다.

김문수 경기도 전 지사는 “하나님께서 전 목사님을 통해 우리들을 이 이승만광장으로 모이게 해주셨다”며 “그래서 문재인 빨갱이와 조국 빨갱이 세력과 싸워서 이겼다. 여러분이 이기셨다. 대한민국 국민이 이겼다”고 외쳤다.

이어 “우리는 모두 태극기를 잡고 다가오는 새로운 해에도 완전한 승리를 이룩할 것”이라며 “문재인이 내려올 때까지 계속해서 이곳에 모이자”고 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아멘!” “할렐루야!”로 화답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문재인하야 범국민투쟁본부 등 보수단체 회원들이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집회에서 문재인 대통령 퇴진, 공수처 설치 반대 등을 외치고 있다. ⓒ천지일보 2019.12.21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문재인하야 범국민투쟁본부 등 보수단체 회원들이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집회에서 문재인 대통령 퇴진, 공수처 설치 반대 등을 외치고 있다. ⓒ천지일보 2019.12.21

참가자들은 5시경 규탄대회를 마친 뒤 ‘청와대 광야교회’가 있는 사랑채 인근까지 행진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참가자들이 인근에 설치된 세월호 추모공간을 에워싸며 위협적인 분위기가 조성되기도 했다. 이날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와 광화문촛불연대가 세월호 가족과 봉사자들을 모독하는 광화문 집회 참가자들을 규탄하는 내용의 맞불 집회를 예고했기 떄문이다.

경찰은 추모 공간을 중심으로 병력을 배치해 안전사고 등에 대비했지만 그러함에도 일부 참가자들은 욕설을 내뱉으며 태극기를 밀어 넣는 등 과격행동을 이어갔다.

한편 전 목사는 이번 집회를 ‘마지막 집회’라고 시사한 바 있지만, 사실상 문 대통령 하야 집회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전 목사는 이날 “문재인이 하야할 때까지 집회를 계속 할 것”이라 밝혔고, 오는 22일엔 광화문에서 연합예배를 24일 크리스마스 이브날엔 성탄 전야제를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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