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순천만을 찾은 가창오리떼가 멋진 군무를 펼치고 있다. (제공: 순천시) ⓒ천지일보 2019.12.19
전남 순천만을 찾은 가창오리떼가 멋진 군무를 펼치고 있다. (제공: 순천시) ⓒ천지일보 2019.12.19

[천지일보 순천=김미정 기자] 전남 순천시에 세계적인 희귀조류인 가창오리 8000여 마리가 월동하고 있는 가운데 흑두루미와 함께 공존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19일 순천시에 따르면 기러기목 오릿과인 가창오리는 세계자연보전연맹 적색 자료 목록에 멸종위기에 처한 취약종으로 분류된 국제적인 보호종이다. 한국에서 겨울을 나는 대표적인 겨울 철새로 큰 무리를 지어 월동한다. 얼굴은 연황색, 녹색, 검은색이 어우러진 태극 모양이며 소형 오릿과에 속한다.

가창오리는 순천만에서 지난 2011년 1월 3만 마리가 관찰된 이래 대규모로 관찰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올해 월동 초기인 지난 10월부터 소수 관찰됐으며 최근 개체 수가 급격하게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18일에는 해 질 무렵 순천만 갯벌에서 가창오리가 4그룹으로 나뉘어 멋진 군무를 펼치다 농경지로 날아들었다. 순천만을 배경으로 붉은 노을을 가로질러 하늘과 땅, 그리고 바다와 육지의 경계를 허물고 모였다 흩어지기를 반복하는 모습이 탐방객의 탄성을 자아내기 충분했다.

뒤이어 흑두루미 2500여 마리가 가창오리에게 먹이터를 내어주고 잠자리인 순천만 갯벌로 이동했다. 가창오리 날갯짓 소리와 흑두루미의 노랫소리가 갈대숲을 가득 채우며 탐방객의 발길을 붙잡았다.

순천만 흑두루미영농단 서동원 단장은 "순천만 인근 주민들이 협력해 철새 지킴이로 나서서 활동을 시작한 지 만 10년이 됐다"며 "매년 겨울 철새들이 늘어나는 것을 보면 순천만이 살기 좋은 곳인지 새들은 알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순천만갯벌은 국제적인 멸종위기종 흑두루미, 큰고니, 노랑부리저어새, 독수리를 포함한 총 80여종 4만~6만 마리의 겨울 철새가 겨울을 나고 있으며 오는 2020년 7월 세계자연유산 등재를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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