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신교 핫이슈 ‘신천지’

전문가에게 듣는 종교분쟁 문제점과 해결책

[천지일보=김종철 기자] 지난해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이단사이비대책위원회 상담소 소장으로 활동했던 김항안 목사는 이달 초 미주세미나에서 ‘최근의 이단 동향, 무엇이 문제인가?’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김 목사는 “이단의 기준이 성경 잣대가 아니라 신도들을 데리고 가면 이단이라고 한다”며 “그렇게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하루아침에 이단이 된 사람이 60여 명이 된다”고 말해 한국교회 이단정죄에 대한 실태를 드러냈다.  

지난해 12월에는 한기총 이단사이비대책위원회 활동에 논란이 일어나기도 했다. 한기총 총무협의회는 성명서를 통해 “한기총 이대위에서는 각 교단의 교리적 기준과 한기총 기준이 다르다는 이상한 논리를 가지고 이단을 해제하려 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개신교 내의 이단사이비 규정·해제에 대한 정통과 이단 기준이 명확하지 않음이 나타나고 있다. 개신교계 일각에서는 “한국교회는 신도들이 많으면 많을수록 헌금이 많이 들어오기 때문에 신도를 빼앗기지 않으려고 때로는 이단으로 몰아간다”며 물질만능주의에 빠져 있는 한국교회를 비판했다. 이처럼 개신교는 교단 또는 개인의 이익을 위해 서로 분쟁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조창희 종무실장은 “개신교계 교단 간 분쟁은 상호 간에 대화와 타협으로 해결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에서도 노력하고 있다”며 종교분쟁을 우려했다.

종교자유정책연구원 박광서 공동대표는 “한국교회가 내부적 역량이 쌓이기 전에 급성장을 해서 초심을 잃어버리고 세속화, 기복화 되었기 때문에 분쟁이 생기고 있다”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박 공동대표는 다종교사회를 유지하기 위해 종교법인 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인권침해 사례가 늘어나는 이유는 자기중심적 신앙을 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종교평화헌장, 종교평화선언 등 국민들도 동참해 건강한 종교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제시했다.

한국종교연합 박남수 상임대표는 “대표회장 인준 문제로 내홍을 겪고 있는 한기총 사태를 걱정하며 원로 종교지도자들이 한국교회 장래를 생각하며 뜻을 모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상임대표는 교리문제로 개종교육의 피해자가 생기는 것에 대해서도 우려했다.

그는 “개신교인들이 성경 전체를 살펴보고 각 교단의 교리가 다를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하는데 자기 교단의 교리만이 옳다고 주장해 문제가 되고 있다”며 종교의 자유가 보장돼야 한다고 피력했다.

◆ 신도들이 판단해야 할 신천지와 한국 교회

금번 기획을 통해 본 한국 교회와 신천지 측의 태도는 극히 상반됐다. 한국 교회 목회자들은 ‘신천지가 왜 틀렸냐’는 질문에 직접적인 언급을 피하거나, 강제개종교육이라는 극단적 방법으로 신천지를 견제하는 반면, 신천지 측은 진리가 있기에 성장하고 있다는 자신감을 보여 대조를 보였다.

신천지 측은 말씀대성회가 끝남과 동시에 매회 수백 명이 신천지 성경공부를 하겠다고 상담을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교회마다 신도 감소로 속앓이를 하고 있는 시점에, 신천지에서는 매달 수천 명이 수료를 하고 있다는 사실도 위협적이다.

신천지와 달리 한국 교회는 성장에 한계를 느끼고 나름의 자구책 마련에 힘을 쏟고 있다. 새로운 형태의 예배형식을 도입하고, 신도들의 귀와 눈을 즐겁게 하기 위해 각종 교육도구를 활용하고 있으나, 스스로 ‘살아있는 설교를 찾을 수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처럼 추락하는 한국 교회가 신천지의 성장세에 제동을 걸 수 있을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