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보 방위비분담협상 대사 브리핑
미측 대비태세 신설해 역외훈련비용 요구에 반발
[천지일보=손성환 기자] 한미 ‘제11차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협상을 이끌었던 한국 측 대표인 정은보 방위비분담금협상 대사가 19일 미국 측이 요구하고 있는 “해외에 주둔하는 미군에 대한 방위비 경비 분담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고 밝혔다.
정 대사는 이날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원칙적으로 기존 SMA 협상의 틀이 28년간 유지됐고 이 틀이 유지돼야 한다는 입장을 강하게 견지하고 있다”면서 이처럼 말했다.
기존 SMA에서 명시한 ‘주한미군 근무 한국인 근로자 임금’ ‘주한미군 기지 내 건설비’ ‘군수 지원비’ 등 3가지 항목 외에 ‘대비태세(Readiness)’ 항목을 신설해서 미군의 한반도 순환배치, 역외훈련비용, 장비와 이동 비용 등도 한국이 분담해야 한다는 미국 측의 주장을 전면 반박한 것이다.
앞서 전날 제임스 드하트 미국 협상대표는 5차 회의를 타결 없이 마친 후 자신들의 요구사항들이 모두 한국 방어를 위한 비용이라며 “일부 비용이 기술적으로는 한반도를 벗어난 곳에서 발생하더라도 분담하는 게 합리적”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정 대사는 기존 SMA 3개 항목에 다른 항목을 추가하는 것은 미국의 입장과 “견해를 달리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그는 미국의 요구에 대해 “항목 하나 하나 타당성에 대한 문제, 적격성에 대한 문제도 다 따진다”면서 “수용 가능한 범위의 기준점은 기존의 SMA 틀이라는 점을 다시 한 번 강조한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저희는 SMA 협상을 하고 있지만, 같이 논의하고 있는 것은 동맹에 대한 기여 문제”라며 “현행 한국이 하고 있는 동맹 기여에 대한 설명과 이에 대한 정당하고 객관적인 평가를 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서 한국이 미국산 무기구입 등을 하며 동맹에 기여하고 있다고 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협정 유효기간에 대해서 그는 “다년간의 협정 기간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며 “협상 경과 과정에서 최종적으로 결론이 날 것”이라고 밝혔다. 직전 협정은 이례적으로 짧은 1년이라는 유효기간을 가지면서 협정을 하자마자 새로운 협정을 위한 회의에 돌입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