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불교태고종 제26대 총무원장 편백운스님(왼쪽)이 불신임을 당했음에도 자신을 태고종 총무원장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달 30일 제27대 호명스님 집행부가 공식 출범했다. ⓒ천지일보DB
한국불교태고종 제26대 총무원장 편백운스님(왼쪽)이 불신임을 당했음에도 자신을 태고종 총무원장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달 30일 제27대 호명스님 집행부가 공식 출범했다. ⓒ천지일보DB

편백운 집행부 중앙종회의장 월해스님
호명 집행부 중앙종회의장은 법담스님
다른 날 같은 장소서 중앙종회 개최해
“올해 안에 종단 사태 해결해보겠다”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현재 1종단 2총무원장 양상을 보이는 한국불교태고종 내홍이 좀처럼 진화되지 않고 있어 종무행정 공백으로 종도들의 불편과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종단 안정을 요하는 종도들의 목소리 또한 더욱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총무원장 자리를 놓고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전임 총무원장 편백운스님 집행부와 새로 임명된 호명스님 집행부가 중앙종회를 열어 종단을 화합할 수 있는 국회의장 격인 중앙종회의원을 각각 선출했다.

편백운 총무원장 집행부 신임 중앙종회의장에는 월해스님이, 호명 총무원장 집행부 신임 중앙종회의장에 법담스님이 각각 과반수 득표로 당선됐다. 이처럼 2개의 집행부에 이어 중앙종회마저 둘로 쪼개지게 되면서 통합은 더 어려워졌다.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한국불교태고종 편백운 총무원장 집행부 제15대 중앙종회의장에 선출된 월해스님이 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전통문화전승관 1층에서 당선 소감을 밝히고 있다. 이날 신임 수석부의장에는 인성스님, 신임 차석부의장에는 지성스님이 각각 선출됐다. ⓒ천지일보 2019.12.18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한국불교태고종 편백운 총무원장 집행부 제15대 중앙종회의장에 선출된 월해스님이 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전통문화전승관 1층에서 당선 소감을 밝히고 있다. 이날 신임 수석부의장에는 인성스님, 신임 차석부의장에는 지성스님이 각각 선출됐다. ⓒ천지일보 2019.12.18

편백운스님은 지난 3월 회계부정, 문서 위조 등으로 태고종 중앙종회와 원로회의가 불신임 하고 호법원이 당선무효 시킨 전임 총무원장이다. 그러나 편백운스님은 총무원장 불신임안을 원천무효라고 주장하며 총무원 청사를 비워주지 않고 있다. 불신임은 사실상 ‘탄핵’을 의미한다.

이런 가운데 편백운스님은 호명 총무원장 측의 반대에도 지난 18일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전승관에서 ‘제15대 중앙종회 제1차 정기회의’를 강행했다.

이날 한국불교전승관을 점거한 편백운스님 측은 청사 경비를 강화, 허락된 스님과 취재진만 들여보내줬다.

회의에는 태고종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당선을 인정했다는 중앙종회의원 35명이 참석, 투표를 통해 중앙종회 의장에 월해스님, 수석부의장에 인성스님, 차석부의장에 지성스님을 선출했다. 이후 각종 안건을 처리했다.

이번에 당선된 중앙종회의장 월해스님은 멸빈된 상태에서 토지를 매각했다는 의혹으로 논란의 도마위에 올랐던 인물이다. 월해스님은 멸빈과 10억원 배상 판결을 받은 전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한국불교태고종 호명 총무원장 집행부 제15대 중앙종회의장에 선출된 법담스님이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전통문화전승관 1층에서 당선 소감을 밝히고 있다. ⓒ천지일보 2019.12.19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한국불교태고종 호명 총무원장 집행부 제15대 중앙종회의장에 선출된 법담스님이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전통문화전승관 1층에서 당선 소감을 밝히고 있다. ⓒ천지일보 2019.12.19

올해 6월 새롭게 치러진 선거에서 당선된 제27대 총무원장 호명스님은 편백운스님이 개최한 정기회의에 앞서 전날 호명스님 측 중앙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 월봉스님)는 성명을 통해 ‘제15대 중앙종회 제1차 정기회의’를 불법종회로 규정했다. 이들은 편백운스님이 중앙선관위원장의 명의를 도용했으며, 당선증을 위조했다고 규탄했다. 그러면서 19일 오전 같은 장소에서 중앙종회를 개최할 것을 밝혔다.

이에 호명스님 측은 이날 건물 내부에 있는 전임 총무원장 편백운스님 측에 강제 진입 계획을 알린 뒤 절단기를 동원해 출입문을 뜯어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이 과정에서 출입문 유리가 일부 부서지기도 했다.

총무원 건물 내부에는 수십명의 편백운스님 측 스님들이 있었으나, 건물 강제 진입을 막지 않아 양측 간 물리적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다.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한국불교태고종 총무원장 호명스님 집행부가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사간동 총무원 앞에서 건물 내부에 있는 전임 총무원장 편백운스님 측에 강제 진입 계획을 알린 뒤 출입문을 뜯고 건물 안으로 들어가고 있다. ⓒ천지일보 2019.12.19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한국불교태고종 총무원장 호명스님 집행부가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사간동 총무원 앞에서 건물 내부에 있는 전임 총무원장 편백운스님 측에 강제 진입 계획을 알린 뒤 출입문을 뜯고 건물 안으로 들어가고 있다. ⓒ천지일보 2019.12.19

출입문을 뜯느라 제140회 정기중앙종회가 개회되기까지 약 30분이라는 시간이 소요됐다. 이날 회의에서 호명스님 집행부 중앙종회는 의장단 선출과 제27대 총무원 집행부 부장단 인준, 5대 원로의원 선출 등의 각종 안건을 처리했다. 특히 호명 집행부 신임 중앙종회의장에 당선된 법담스님은 올해 안에 종단 사태를 해결해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한편 호명스님은 편백운스님 등을 상대로 방해금지가처분, 태고종 총무원장 당연직인 한국불교태고중앙회 이사장의 직무집행정지를 요구하는 가처분을 내 법원에서 인용 결정을 받아내 이날 회의에 온 기자들에게 관련 서류를 배포하기도 했다.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한국불교태고종 총무원장 호명스님 집행부가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사간동 총무원 앞에서 건물 내부에 있는 전임 총무원장 편백운스님 측에 강제 진입 계획을 알린 뒤 출입문을 뜯고 건물 안으로 들어가고 있다. ⓒ천지일보 2019.12.19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한국불교태고종 총무원장 호명스님 집행부가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사간동 총무원 앞에서 건물 내부에 있는 전임 총무원장 편백운스님 측에 강제 진입 계획을 알린 뒤 출입문을 뜯고 건물 안으로 들어가고 있다. ⓒ천지일보 2019.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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