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방위비 협상 ‘5차 회의’ 이틀째… ‘호르무즈 파병’ 협상카드?

[천지일보=손성환 기자] 한미가 ‘제11차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SMA)’ 5차 회의를 서울에서 이틀째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연내 타결을 이룰 수 있을지 주목된다. 양측의 이견이 큰 만큼 협상은 내년 초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예상이 우세하다.

한국 협상단은 호르무즈 파병을 협상 카드로 내밀어 미국 측의 과도한 방위비 증액에 맞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18일 서울 동대문 한국국방연구원에서는 정은보 방위비분담협상대사와 제임스 드하트(James DeHart) 미 국무부 방위비분담협상대표(정치군사국 선임보좌관)를 수석대표로 하는 한미 협상단이 5차 회의 이틀째 일정을 이어간다.

이번 방위비 협상은 지난 9월 서울에서 첫 회의를 시작으로 10월 미국 하와이, 11월 서울에서 한 달 간격으로 이뤄졌다. 3차 회의는 미국이 새 항목과 현 수준의 5배에 달하는 과도한 분담금 증액을 요구하면서 먼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는 등 협상을 파행으로 끌었다. 이후 한미는 2주 간격으로 만나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미국은 올해 분담금 1조 389억원 대비 5배 이상 많은 50억 달러(약 5조원대)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는 기존 SMA 항목 외에 역외 훈련비용, 미군의 한반도 순환배치 비용, 주한미군 인건비 중 수당과 군무원과 가족지원 비용 등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미국 내에서도 이러한 요구는 과도하다고 비판이 일고 있다.

한국 협상단은 기존 SMA에서 규정한 주한미군 한국인 노동자 인건비, 군사건설비, 군수지원비 등 3가지 항목 내에서 협상을 진행해야 한다고 맞섰다.

또 한국 측은 호르무즈 파병 등을 협상카드로 제시해 미국을 설득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는 회의를 열고 호르무즈 관련 논의를 진행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전 방위비분담 협정은 올해 말에 종료 예정이어서 한미나 이달 말 전에 협상을 해야 한다. 만약 협상이 올해 안에 타결되지 못하면 협정 공백 상황에서 내년까지 협상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