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훈 국민정치경제포럼 대표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집값을 잡고자 현 정부는 18번째 부동산 대책을 내놓았다. 집값의 상승을 가져오는 분양가를 잡고자 상한제를 만들었지만 이것이 촉매제가 돼 가격을 올리자 주택담보대출 카드를 사용했다. 유예기간 없이 주택담보대출을 규제해 시장에 직격탄을 날린 것이다. 15억을 넘어서는 아파트에는 주택담보대출을 아예 금지했고 종합부동산 세율을 인상해서 다주택 보유자에 주택보유 부담을 더 가중하기로 한 것이 골자다.
그러나 대책 발표 하루만에 15억 초과 주택 구입용 주택담보대출 금지는 헌법이 규정한 국민의 재산권을 제한하는 것으로 헌법소원이 제기됐다. 국민의 생활에 직접적 영향을 미칠 대책임에도 불구하고 규제부터 강화해 새로이 진입하고자 하는 수요자들은 현금이 없이는 집을 사는 것이 어렵게 됐다. 또한 판매하고자 하는 사람들 역시 대출의 제한으로 용이한 거래가 어렵게 돼 집을 사는 것도 파는 것도 진행하기 어려운 상황을 만들었다. 대출을 받아야 하는 사람들의 라인을 막아버리고 현금보유자만 유리한 조건을 버리니 부익부 빈익빈의 모델이 번복된다. 새로운 부동산 대책에도 불구하고 시중에는 집값의 고공행진의 기대감이 사그라지지 않는다.
재정확대정책으로 정부가 의도하는 것은 시중의 자금이 부동산으로 흐르는 것이 아닌 기업과 산업으로 생산적 투자에 기반이 되는 것이다. 그러나 기업들이 사업의 기회를 잡기보다 오히려 사업을 접게 되는 환경적 요인이 펼쳐지니 투자자금들이 갈 곳이 없다. 은행의 이자도 낮아서 저축도 하지 않는다. 여유자금들은 사회나 경제로 흘러드는 것이 아닌 각각의 주택과 회사에 누적되고 있다. 부동산 가격이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으니 개인도 기업도 부동산 투자로 사업기회를 대신하게 되는 것이다.
정부는 혁혁한 성과를 위해 급하게 대안을 세우느라 전체의 그림을 고려하지 못했다. 새로 발표된 대책이 단 하루 만에 헌법소원이 제기될 정도로 충분한 검토가 이루어지지 못했다. 벌써 18번째 대책으로도 목적을 이루지 못했다는 것은 그 증명이 될 것이다. 아무리 급해도 바늘 허리에 실을 매서 쓸 수 없는 것처럼 시중의 자금을 컨트롤 하려면 근본적 환경의 조정부터 시작해야 한다. 왜 부동산으로 자금이 흐르고 날로 가격이 올라가는지 원인의 문제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 현 대책에 추가적 대책이 펼쳐질 것이라지만 원인의 제거가 없이는 추가 대책도 효과를 기대할 수 없을 것이다. 수요가 생기는 요인을 풀어내고 공급을 조절해야 가격선이 움직인다.
꽉 막힌 경제에 국민들이 뚫고나갈 구멍이 없다. 기업은 물론 자영업자까지 못살겠다는 원성이 커진다. 기업하기 좋은 환경, 살아가기 좋은 환경이 펼쳐지면 저마다 전력 질주할 목적이 생기는데 경기가 어렵고 사업하기 어려운 상황에 선뜻 스타트를 하지 못하니 적체가 시작된다. 부동산 가격의 고공행진은 우리 경제의 사인이다. 경제가 활발한 활동을 하지 못하니 여유자금이 부동산 가격만 키우고 있는 것이다. 이를 규제하겠다고 대출 금지나 보유세의 확대를 말하지만 부동산이 키워낸 가격이 이들 조건을 넘어서면 부동산으로 향하는 투기의 바람은 잡지 못할 것이다. 자금의 투자로 만들어낼 수 있는 수익이 부동산의 보유보다 더 큰 투자처를 만들어야 달라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