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올해의 스포츠인물] 세계서 반짝반짝 빛난 손흥민·류현진·박항서
[2019 올해의 스포츠인물] 세계서 반짝반짝 빛난 손흥민·류현진·박항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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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한 해 세계에서 눈부신 활약을 한 스포츠 인물들. 왼쪽부터 손흥민(토트넘), 류현진(LA다저스), 박항서(베트남 감독). ⓒ천지일보 2019.12.17
2019년 한 해 세계에서 눈부신 활약을 한 스포츠 인물들. 왼쪽부터 손흥민(토트넘), 류현진(LA다저스), 박항서(베트남 감독). ⓒ천지일보 2019.12.17

75m 드리블+발롱도르 22위

손흥민 전성기는 이제 시작

 

평균자책점 1위 ‘사이영상’ 2위

절정의 기량 뽐낸 류현진

 

SEA게임 금메달로 우승컵 수집

베트남은 지금 ‘박항서 앓이’

[천지일보=홍수영 기자] ‘한국을 대표하는 스포츠 인물’하면 누가 먼저 떠오르는가. 우리나라 양대 스포츠인 축구와 야구에서 올해 괄목할 만한 성적을 낸 두 선수가 떠오를 것이다. 축구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뛰는 손흥민(토트넘), 야구는 미국 메이저리그(MLB)에서 활약하는 류현진(LA다저스)일 것이다. 여기에 한명을 더 추가하자면 베트남에서 새로운 한류를 이끄는 박항서 감독일 테다.

최근 취업포털 인크루트는 ‘2019 올해의 인물’을 발표했는데, 손흥민(46.3%)이 압도적 1위를 차지했고, 박항서(16.3%), 류현진(10.2%) 등의 순으로 이어졌다.

본지는 올해 자기 분야에서 한국을 빛낸 세 인물의 활약상을 조명해봤다.

◆‘슈퍼 소닉’ ‘월드 클래스’ 손흥민

[런던=AP/뉴시스]토트넘 손흥민이 7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20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번리와의 16라운드 전반 팀의 세 번째 골을 넣고 기뻐하고 있다. 손흥민은 풀타임을 소화하며 전반 5분 해리 케인의 선제골에 도움을, 이어 32분 단독 돌파로 팀의 세 번째 골을 넣어 리그 7호 도움과 시즌 10호 골을 기록했다. 토트넘은 5-0으로 승리해 무리뉴 감독 부임 이후 첫 무실점 경기를 기록했다. 2019.12.08.
[런던=AP/뉴시스]토트넘 손흥민이 7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20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번리와의 16라운드 전반 팀의 세 번째 골을 넣고 기뻐하고 있다. 손흥민은 풀타임을 소화하며 전반 5분 해리 케인의 선제골에 도움을, 이어 32분 단독 돌파로 팀의 세 번째 골을 넣어 리그 7호 도움과 시즌 10호 골을 기록했다. 토트넘은 5-0으로 승리해 무리뉴 감독 부임 이후 첫 무실점 경기를 기록했다. 2019.12.08.

손흥민은 올 한해 ‘월드 클래스’라는 표현이 부끄럽지 않을 정도의 실력을 뽐냈다. 최근엔 75m라는 장거리 드리블을 하며 골을 넣으며 ‘호나우두’를 소환하기도 했다. 그의 만개와 함께 소속팀 토트넘이 창단 이래 처음 2018~2019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오르면서 큰 영광을 누리기도 했다.

지난해 제18회 2018 인도네시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종목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며 병역 특례를 받은 손흥민은 군대에 대한 걱정 없이 마음껏 유럽 무대를 누볐다.

토트넘이 앞서 언급한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오르는 데엔 손흥민도 한몫했다. 토너먼트로 치루는 챔피언스리그 16강전부터 손흥민의 발은 불을 뿜었다. 16강 상대 도르트문트였는데, 손흥민은 ‘꿀벌 킬러’로 불릴 정도로 유독 이 팀엔 강했다. 여지없이 손흥민은 골망을 흔들었고, 팀은 8강에 진출했다.

백미는 EPL 최강자 맨체스터시티와 맞붙은 8강전이었다. 1·2차전 합계 3골을 폭격하며 팀을 준결승전으로 이끌었다. 손흥민이 1차전에서 넣은 골은 토트넘의 새 경기장에서 넣은 챔피언스리그 구단 첫 번째 골이었다. 또 유럽 챔피언스리그 개인 통산 12호골을 기록, 이 대회 아시아 선수 최다골 기록도 경신했다.

아쉽게도 팀은 결승전에서 리버풀에 패해 준우승에 머물렀다. 박지성에 이어 유럽 챔피언스리그 결승을 경험한 두 번째 선수가 됐지만, 손흥민은 그라운드에 누워 한동안 일어나지 못했다.

챔피언스 저널 2호 표지 모델 손흥민. (출처: 챔피언스 저널 홈페이지 캡처) ⓒ천지일보 2019.12.15
챔피언스 저널 2호 표지 모델 손흥민. (출처: 챔피언스 저널 홈페이지 캡처) ⓒ천지일보 2019.12.15

2018~2019시즌을 마감하고, 새로 시작한 2019~2020시즌에선 어려움이 있었다. 손흥민 개인은 여전한 기량을 뽐냈지만, 팀은 동기를 상실한 듯 이상하리만치 표류했다.

손흥민 개인도 큰 부침이 있었다. 지난달 4일 열린 에버튼과의 원정 경기에서 손흥민은 안드레 고메스에게 태클했는데, 그만 상대의 발목이 심하게 다친 것이다. 자신의 행위가 어떤 결과를 초래했는지 깨닫자 손흥민은 심한 정신적 충격을 받고 오열했다.

다행히 손흥민의 인성을 아는 수많은 이들이 고의성이 없었다고 변호했고, 고메스의 성공적인 수술, 자신의 퇴장 징계 해제 등으로 그는 멘탈을 회복했다.

손흥민은 곧바로 열린 츠르베나 즈베즈다와의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경기에서 2골을 몰아쳤다. 특히 첫 골을 넣은 뒤 펼친 고메스를 향한 ‘기도’ 세레머니는 전세계를 감동시켰다. 이날 넣은 두 골로 손흥민은 차범근 감독을 뛰어넘어 한국인 유럽무대 최다 골(123골)도 기록했다.

그리고 이달 8일, 손흥민은 번리와의 프리미어리그 홈경기에서 75m를 폭발적으로 드리블해 상대 수비 7명을 제치고 골망을 흔드는 최고의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그야말로 ‘슈퍼 소닉’이었다.

최근 토트넘에 새로 부임한 조세 무리뉴 감독은 “손흥민의 득점이 터지는 순간 내가 보비 롭슨 감독 옆에서 호나우두의 기막힌 득점 장면을 봤을 때가 떠올랐다”며 손흥민을 브라질 축구의 전설 호나우두와 비교했다. 잉글랜드 축구 대표팀의 레전드 게리 리네커 역시 “내 생각에는 이번 시즌 최고의 골”이라고 극찬했다. 이날은 한국 축구의 전설 박지성으로부터 아시아축구연맹(AFC) ‘올해의 국제선수상’을 전달받아 더 의미가 뜻깊었다.

손흥민은 한 해 최고의 선수에게 주어지는 ‘발롱도르’에서 22위를 기록하면서 세계 반열에 올랐음을 보여줬다. 그의 전성기는 이제 시작이다. 앞으로 더 얼마나 엄청난 모습을 보일지 상상만으로도 즐거운 나날이 될 것이다.

◆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

김광현 SK와이번스, 양현종 KIA타이거즈 선수가 6일 서울 강남구 리베라호텔에서 열린 2019 나누리병원 일구상 시상식에서 일구대상을 수상, 메이저리거 류현진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2019.12.06.
김광현 SK와이번스, 양현종 KIA타이거즈 선수가 6일 서울 강남구 리베라호텔에서 열린 2019 나누리병원 일구상 시상식에서 일구대상을 수상, 메이저리거 류현진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2019.12.06.

올해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은 데뷔 이래 최고의 피칭을 뽐냈다. 류현진이 뛰는 내셔널리그뿐 아니라 아메리칸리그까지 통틀어 메이저리그 전체 평균자책점 1위를 달성했다.

이 같은 활약을 바탕으로 류현진은 미국야구기자협회(BBWAA)가 뽑는 ‘사이영상’ 투표에서 아시아 선수 최초로는 사이영상 1위 표도 한 장을 획득하며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2위에 당당히 올랐다. 그가 받은 점수는 총 88점(1위 표 1장, 2위 표 10장, 3위 표 8장, 4위 표 7장, 5위 표 3장)이었다.

사실 류현진은 지난해 시즌을 마치며 FA(자유계약선수)가 될 수 있었다. 그러나 다저스 구단이 제시한 퀄리파잉 오퍼(QO)를 받아들이며 FA ‘재수’를 택했다. QO는 리그 고액 연봉자 상위 125명의 평균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1년 재계약을 하는 것이다. 부상 경력 등 현 상태론 FA 시장에서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에 따라 승부수를 던진 것이었다. FA 대박을 잠시 미뤄둔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류현진은 올해 29경기에 등판해 14승 5패 평균자책점 2.32를 기록했다. 그야말로 압도적인 투구 내용이었다.

5월의 류현진은 그야말로 눈부셨다. 류현진은 5월 6경기에서 5승 평균자책점 0.59를 마크했다. ‘언터쳐블’이었다. 덕분에 1998년 7월 박찬호(당시 다저스) 이후 21년 만에 이달의 투수에 오른 한국인으로 남게 됐다.

더불어 4월 27일 피츠버그전부터 6월 5일 애리조나전까지 7연승을 질주했다. 박찬호가 다저스에서 뛰던 1999년 달성한 7연승과 같은 기록이다.

메이저리그 올스타전에도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박찬호(2001년), 김병현(2002년), 추신수(2018년)에 이어 역대 4번째 한국인 올스타가 탄생했다.

특히 8월까지 1점대 평균자책점을 지키면서 1969년 이래 규정 이닝을 채운 투수 가운데 가장 낮은 평균자책점을 찍어 메이저리그 역사를 새로 쓰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안타깝게도 8월 18일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전부터 9월 5일 콜로라도 로키스전까지, 4경기 연속 두들겨 맞으면서 메이저리그 역대급 기록을 세우는 데엔 실패했다.

패스트볼 평균 시속 146㎞에도 류현진은 원하는 곳에 공을 꽂아 넣는 절묘한 제구로 시즌을 풍미했다. 당연히 류현진의 투구는 미국 현지 방송 등 여러 매체에서 꾸준히 주목받았다.

류현진은 이제 FA 자격을 얻고 최고 대우를 받을 준비를 하고 있다. 현 소속팀이 아닌 어느 곳에 뛰든 절정의 경지에 오른 류현진은 다음 해 더 큰 비상을 할 것이다.

◆베트남 영웅 ‘박당손’ 박항서

60년 만에 동남아시아를 제패한 베트남 축구의 영웅 박항서 감독이 14일 오전 김해공항에 입국, 기다리던 팬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U-23 대표팀을 이끌고 온 박감독은 경남 통영에서 전지훈련을 할 예정이다. (출처: 뉴시스) 2019.12.14.
60년 만에 동남아시아를 제패한 베트남 축구의 영웅 박항서 감독이 14일 오전 김해공항에 입국, 기다리던 팬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U-23 대표팀을 이끌고 온 박감독은 경남 통영에서 전지훈련을 할 예정이다. (출처: 뉴시스) 2019.12.14.

‘박당손(Park Dang Son)’. 이는 박항서 감독이 베트남에서 얻은 새 별명이다. ‘운이 좋은 때’라는 뜻의 ‘당손’을 박 감독의 성에 붙여 그가 몰고 온 좋은 기운을 표현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박 감독은 지난해 12월 베트남 축구에 10년 만의 아세안축구연맹(AFF) 스즈키컵 우승을 안기며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박 감독의 ‘매직’에 베트남 전역은 달아올랐다. 베트남 언론 VN익스프레스는 “환희로 들끓어 온 국민이 잠들지 못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베트남 국영TV인 VTV1이 뽑은 ‘올해 최고의 인물’에 선정되기도 했다.

올 초부터 성공 가도는 계속됐다. 2019 아시안컵에서 베트남이 8강에 오르며 박 감독의 인기는 연일 상한가를 쳤다.

‘민간 외교관’으로서 박 감독은 베트남에서 신한류를 이끌었다. 베트남이 경기를 잘하는 날엔 태극기가 베트남 곳곳에 나부꼈다. 국내 기업들은 앞다퉈 박 감독을 광고모델로 내세워 베트남 시장 공략에 나섰다.

문제는 너무 큰 성공을 거두면서 박 감독이 앞으로 베트남 국민이 품고 있는 기대를 계속 충족시켜줄 수 있을지가 관건이었다.

박 감독과 베트남의 재계약도 워낙 많은 이야기가 나도는 탓에 차일피일 미뤄졌다. 국내 네티즌들은 ‘박수칠 때 떠나야 한다’며 박 감독이 베트남의 지휘봉을 내려놓길 종용하기도 했다.

그러나 박 감독은 지난달 5일 베트남과 재계약을 맺었다. 베트남축구협회는 “이전에 없었던 혜택을 부여하기로 했다”며 변함없는 지지를 약속했다.

좋은 소식은 연거푸 쏟아졌다. 박 감독은 AFF어워즈에서 ‘올해의 감독’으로 선정됐다. 월드컵 2차 예선에서도 3연승을 거두며 순항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의 결정판은 동남아시안(SEA)게임이었다. 박 감독의 지휘 아래 베트남은 60년 만에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지난해 말 그랬던 것처럼, 2019년 말에도 베트남 전역은 다시 승리의 기쁨으로 포효했다.

들뜰 법도 하지만 박 감독은 “지금 (동남아) 정상에 올랐다고 1∼2년 안에 탈동남아를 한다고 생각할 만큼 세계의 벽은 낮지 않다”고 침착함을 유지했다. 장기적 플랜을 갖고 더 높이 날 박 감독과 베트남이 기대를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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