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송범석 기자] 모 교단 Y교회에 다니는 신도들이 이 교회 근처에서 홍보물을 배포했다는 이유로 신천지 교회 신도들을 감금 및 폭행했다는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경기도 고양시 일산경찰서에 따르면 신천지 교회 소속 신도 10여 명은 지난 6일 낮 12시 30분께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사리현동 소재 Y교회로부터 200m 정도 떨어진 버스정류장 인도에서 신천지 교회 관련 전단을 배포하다가 이를 제지하는 Y교회 측 예배 안내요원과 몸싸움을 벌였다.

신천지 교회 신도들의 주장에 따르면 Y교회 안내요원들은 “일단 사무실로 가자”며 배포를 담당했던 신천지 교회 신도 중 6명(남자 4명, 여자 2명)의 팔을 붙잡고 Y교회로 끌고 갔다.

이후 안내요원들은 신천지 교회 신도들을 엘리베이터에 태운 뒤 2층에 도착하자마자 가로 2m, 세로 7m 정도 넓이의 방에 신도들을 몰아세우고 감금시켰다.

신도들은 1시간가량 이 방에 감금을 당했으며 남자 신도 한 명이 문을 두드리며 항의를 하자 Y교회 측에서 손바닥으로 이 신도 이마를 “딱” 소리가 날 정도로 때렸다고 신천지 측은 주장했다.

당시 상황을 녹음한 음성자료를 들어보면 신천지 교회 신도들은 “장로님, 목사님과 같이 얘기할 수 있는 자리와 장소를 주세요” “서로 녹음도 하고, 경찰을 부르셔도 좋고, 정정당당하게 얘기를 합시다” “여러분에게 잘못을 했다면 예수님 이름으로 잘못을 구합니다. 하지만 저희는 잘못하지 않았습니다”라며 대화를 촉구했다.

그러자 Y교회 측은 “무슨 예수님의 이름이에요? 이만희(신천지 교회 총회장)가 예수야? 이만희가 예수냐고?” “지금 예배드리고 있는데 당신네들이 불법으로…” “목에 힘 빼고 얘기해. 뭐가 잘못을 안 했다는 거야?”라며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특히 음성자료 중간에는 신천지 교회 장모(47, 여) 집사가 자지러지는 비명을 지르는 대목이 나오는데 이와 관련해 신천지 교회 측은 “Y교회 안내요원 두 명이 방과 연결돼 있는 난간(건물 측면을 두르고 있는 형태로 폭은 2~3m)으로 장 집사만 따로 끌고 간 뒤 바닥으로 내동댕이쳤다”면서 “이때 물리적 충격으로 장 집사가 난간 가운데 놓여 있던 원탁 모서리에 얼굴을 부딪쳐 광대뼈가 붓고 이마가 6cm 찢어져 많은 양의 피를 흘렸다”고 주장했다.

당시 상황과 관련해 장 집사는 “한 남자가 내 팔을 붙잡는 사이 다른 한 남자가 내 몸에서 핸드폰을 꺼내기 위해 주머니를 뒤졌다. 여성으로서 너무나 수치스러웠다”면서 “‘내가 이러다가 죽는구나, 죽는 게 이런 거구나…’ 말로 할 수 없는 공포와 혐오가 몰려왔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 음성자료 후반부에는 “남자가 여자 몸을 뒤지고 만지고 하는 것은 성추행 아닌가요?”라고 따지는 장 집사의 목소리와 “핸드폰(으로) 녹음하니까 그렇지”라고 일축하는 Y교회 안내요원의 목소리도 담겼다.

이와 관련 신천지 교회 측은 ▲안내요원들이 장 집사만 따로 보이지 않는 곳으로 끌고 간 점 ▲난간으로 끌려간 장 집사가 큰 부상을 당한 점 ▲다시 방으로 돌아온 장 집사가 정확히 ‘성추행’이라는 말을 꺼낸 점 ▲안내요원이 ‘녹음을 하니까 그렇게 했다’며 몸을 뒤지고 만진 것을 시인한 점 등을 비춰볼 때 난간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벌어진 게 틀림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당시 현장에 있었던 Y교회 안내요원은 “대화를 하자고 방으로 데려온 것뿐이었다. 교회에서 누가 감금을 시키겠느냐”면서 “욕도 하지 않았고, 장 집사가 다친 것은 휴대폰으로 녹음하려고 한 것을 달라고 하니까 주지 않으려고 몸부림치다가 자기가 넘어진 것이다. 자해 비슷하다”고 항변했다.

그는 <천지일보> 기자가 난간을 가리키며 “이쪽으로 장 집사를 데려오지 않았느냐”고 묻자 “여기서 소리치면 안 들리겠느냐. 난간 쪽으로는 나오지 않았다”고 답했다.

이와 함께 “성찬식 준비 때문에 방에 들어갔을 때 신천지 교회 신도가 우리 교회 신도를 발로 차서 (Y교회 신도가) 다치기도 했다”고 강조했다.

한편 장 집사와 신천지 교회 측은 “수사가 공정하지 못한 것 같다”면서 “정황상 경찰 수사에 외부로부터의 압력이 작용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며 압력설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Y교회 측은 “요즘 세상에 누가 압력을 넣겠느냐. 인터넷에 뜨면 큰일 난다. 그런 일 없다”고 일축했다.

현재 이 사건을 담당하고 있는 일산경찰서 형사3팀은 지난 13일 오후, 양측 당사자들을 불러 대질심문을 진행했다. 경찰은 CCTV 판독과 추가 진술 내용을 토대로 조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아울러 신고를 받고 최초로 현장에 출동한 일산경찰서 탄현지구대 소속 A경찰관은 지난 11일부로 경기도 방범순찰대로 인사발령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이 지구대 경찰관계자는 “정기 인사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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