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리셀시장 규모. 사진은 지난 9일 롯데백화점이 단독으로 유치한 JW앤더슨×컨버스의 한정판 스니커즈 ‘런스타하이크’를 사기 위해 고객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는 모습. (제공: 롯데백화점)
전세계 리셀시장 규모. 사진은 지난 9일 롯데백화점이 단독으로 유치한 JW앤더슨×컨버스의 한정판 스니커즈 ‘런스타하이크’를 사기 위해 고객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는 모습. (제공: 롯데백화점)

한정판 운동화 몸값 ‘쑥쑥’

스니커즈 경매사이트 등장

유통가 관련 마케팅 강화

[천지일보=이승연 기자] 한정판 운동화를 구매한 후 되팔아 이익을 내는 ‘스니커테크’가 최근 밀레니얼의 새로운 재테크로 급부상하고 있다. 한때 고가의 명품백을 되파는 ‘샤테크(샤넬+재테크)’나 ‘루테크(루이비통+재테크)’ ‘롤테크(롤렉스+재테크)’가 열풍에 이은 새로운 재테크 트렌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에는 나이키를 중심으로 한정판 운동화에 투자하는 ‘스니커테크’(스니커즈+재테크)가 떠오르고 있다. ‘OO테크’는 흔히 되파는 ‘리셀(Re-sell)’을 통해 이익을 얻는 재테크를 일컫는다.

전 세계 리셀(Re-sell) 시장 규모는 2018년 기준 약 28조원으로 2020년에는 48조원으로 전망된다. ‘리셀’은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중고’에서 ‘희소가치가 있는 한정판 수집’으로 인식이 변화하고 있으며 전통적인 해외명품 브랜드에서 스니커즈, 빈티지가구, 아트토이 등으로 품목 또한 다변화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한정판 스니커즈에 투자하는 스니커테크가 더 주목받고 있다. 투자은행 코웬앤드컴퍼니는 전세계 스니커테크 시장이 2025년 60억 달러(7조 116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같은 인기에 국내 유통업계도 스니커테크족을 겨냥한 마케팅에 시동을 걸고 있다. 미술품 경매사인 ‘서울옥션블루’는 지난 9월 스니커즈 경매 온라인 사이트인 ‘엑스엑스블루(XXBLUE)’를 론칭했다. 오픈 한달 만에 회원수가 1만명을 돌파했고 가입자의 87%가 18~34세의 밀레니얼 세대였다. 이 사이트에서 발매 가격이 23만 9천원이었던 ‘트래비스콧X나이키조던’ 운동화는 최근 240만원까지 가격이 상승했다.

이미 미국에서는 경매를 넘어 주식처럼 스니커즈를 거래하는 플랫폼 스톡엑스가 문을 열기도 했다. 스톡엑스는 창업 3년 만에 1조원 이상의 가치를 지닌 회사로 성장했다. 지난 7월 뉴욕 소더비 경매에서는 나이키 운동화 ‘문슈’가 43만 7500달러(약 5억 1887만원)에 낙찰되면서 스니커테크의 위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국내 백화점 중 롯데백화점은 업계 최초로 다양한 한정판 스니커즈 행사를 기획, 밀레니얼 고객 유치에 힘쓰고 있다. 올해 1월 10일에 선착순 한정 판매한 ‘오프화이트X나이키’의 ‘척테일러 70 스니커즈’는 오픈 3시간 만에 완판됐으며 지난 9일에 단독으로 유치한 ‘JW앤더슨X컨버스’의 ‘런스타하이크’ 스니커즈는 판매 시작 8시간 만에 1000족이 완판돼 국내 스니커테크의 인기를 실감 나게 했다. 판매 당시 10만원대였던 제품들은 현재 3배 이상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오프라인뿐만 아니라 온라인에서도 다양한 한정판 행사를 진행 중이다. 12월 한 달간 롯데프리미엄몰에서는 프리미엄 스니커즈 브랜드 ‘아쉬(ASH)’의 크러쉬 비스 한국 한정판 스니커즈를 37만 7000원에 판매하며 ‘휴고보스X마이센(Meissen)’의 트레이너 한정판 스니커즈를 53만원에 판매 중이다. 또한 일반 매장에서 구할 수 없는 제품이거나 역사적으로 의미가 있는 한정판, 유명 디자이너와 협업한 제품 등 2020년에도 다양한 한정판 행사를 유치할 계획이다.

롯데백화점 유다영 스포츠 치프바이어는 “최근 밀레니얼 세대들 사이에 스니커테크 등 ‘리셀’ 문화가 확대되고 있다”며 “확대되는 시장 규모에 발맞춰 다양한 한정판 제품의 유치를 통해 밀레니얼 고객을 모으고자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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