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드하트 한미 방위비협상 수석대표가 15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제11차 방위비분담금 특별협정(SMA) 체결을 위한 5차 회의는 오는 17~18일 한국에서 열린다. (출처: 연합뉴스) 2019.12.17
제임스 드하트 한미 방위비협상 수석대표가 15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제11차 방위비분담금 특별협정(SMA) 체결을 위한 5차 회의는 오는 17~18일 한국에서 열린다. (출처: 연합뉴스) 2019.12.17

드하트 방위비협상대표 방한… 17일부터 정은보 대사와 협상

미, 현행 5배인 5조원대 인상 요구… 한 “공평 분담” 반박

미, 새 항목 신설해서 받아내려 해… 외교부 “기존 틀에서”

美싱크탱크 설문… “韓국민, 동맹 지지하지만 방위비요구엔 부정적”

[천지일보=손성환 기자] 한미 ‘제11차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SMA)’ 협상의 5차 회의가 서울에서 17일 개최된다. 미국 측은 한국에 방위비 분담금 대폭 증액을 요구하는 가운데 연내 타결이 이뤄질지 주목된다.

미국 측 방위비 협상 대표인 제임스 드하트 미 국무부 선임보좌관은 지난 15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방한했다. 이날 주한미군 주둔비용과 미국의 입장, 협상 전망을 묻는 질문에 대답하지 않고 공항을 빠져나갔다.

당시 공항에는 시민단체 회원 1명이 ‘국민혈세 6조 절대 못줘, 굴욕협상 거부한다’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당시 드하트 대표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한국 측 방위비 협상 대표인 정은보 방위비분담협상 대사와 드하트 대표는 ‘11차 SMA’ 체결을 위한 5차 회의에 나선다. 앞서 지난 3∼4일 미 워싱턴D.C.에서 한미 양측은 4차 회의를 가졌지만 이견을 좁히지는 못했다. 이후 양측은 2주 만에 서울에서 다시 머리를 맞댄다.

사실상 올해 마지막 회의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연내에 협상이 타결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협상은 올해 타결되지 못하고 내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미는 ‘10차 SMA’가 이달 말 유효기간이 끝나는 만큼 연내 협상을 마무리할 계획이었지만 이뤄지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이 한국 측에 요구하는 증액 금액이 워낙 커서 내년가지 이어질 것으로 보이며 협정 공백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한미 방위비 협상 대표단이 4일(현지시간) 미 워싱턴DC에서 제11차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체결을 위한 4차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회의는 전날부터 이틀간 이어졌다. (출처: 주미한국대사관) 2019.12.5
한미 방위비 협상 대표단이 4일(현지시간) 미 워싱턴DC에서 제11차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체결을 위한 4차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회의는 전날부터 이틀간 이어졌다. (출처: 주미한국대사관) 2019.12.5

방위비분담금은 주한미군 주둔 비용 중 한국이 분담하는 몫을 말한다. 주한미군이 고용하는 한국인 근로자 인건비, 기지 내 각종 시설 건설비, 시설물 정비 등을 위한 군수 지원비 등에 쓰인다.

정부는 이러한 기존 SMA 틀에서 협상을 진행하길 원하지만, 미국 측은 여기에 ‘주한미군과 그 가족의 거주 비용’ ‘전략자산 전개비용’ 등의 항목을 새로 만들어 대규모 증액을 요구하고 있다.

외교부는 “기존의 협정 틀 내에서 합리적인 수준의 공평한 방위비 분담을 한다는 기본 입장 하에 인내를 갖고 미국 측과 긴밀히 협의할 것”이라면서 “한미동맹과 연합방위태세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협의가 진행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미국 측은 올해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 1조 389억원의 5배가 넘는 50억 달러(약 5조 5000억원)를 요구하고 있다.

한편 미국 싱크탱크의 설문조사에서 한국 국민 대다수는 한미동맹을 지지하지만 미국의 방위비 분담금 대폭 확대 요구에는 10명 중 9명이 부정적 인식을 가졌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16일(현지시간) 미 여론조사 싱크탱크인 시카고국제문제협의회(CCGA)가 한국국제교류재단(KF)의 지원으로 한국 성인 1000명을 조사한 결과 발표에 따르면 응답자의 92%가 한미동맹을 지지한다고 답했다. 하지만 방위비 분담금 협상과 관련해서는 94%가 부정적 인식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연합뉴스) 14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미국의 방위비 분담금 강요 규탄 촛불집회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19.12.14
(서울=연합뉴스) 14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미국의 방위비 분담금 강요 규탄 촛불집회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19.12.14

실제로 이날 서울 광화문 미국 대사관 근처에서는 노동·사회단체가 천막을 치고 방위비 협상 중단을 요구하며 ‘미군 주둔비 못 준다’ 등의 피켓을 들고 항의하는 집회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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