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치 앞을 내다보기조차 어려운 아주 긴박한 국제정세, 특히 한반도 상황은 지구촌의 핵으로 세계는 한시도 눈을 뗄 수 없는 폭풍의 눈이 되어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게 하고 있다.

‘세계(世界)’라는 멀리 느껴지기만 하던 단어에서 ‘지구촌(地球村)’이라는 말이 정겹게 느껴지듯이, 이제 세계는 세계가 아니라 하나의 村(지구 전체를 하나의 마을로 본다는 뜻) 즉, 지구촌이요 이웃이요 공동체요 하나임을 실감하게 된다.

그래서 우리는 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풀어가야 하는 공동의 운명체 안으로 서서히 좁혀지고 있는 것이다. 이제 세계에서 시시각각 일어나는 일들이 절대 남의 일이 아니요 내 일이요 우리 일이라는 말이 실감나는 세상에 살고 있다. 즉, 홍익(弘益)이라 하듯 자국의 이익이 아닌 인류공동의 이익을 모색해 갈 때가 왔다는 의미다.

중동으로부터 시작된 근간의 민주화 바람, 이 바람으로 무소불위(無所不爲)의 독재 권력의 권좌가 하나씩 그 막을 내리면서 자유와 평등, 인간답게 살 권리, 위력보다 진실과 진리, 종교의 타락과 부패로 인해 종교의 참 의미 등을 하나씩 깨달아 가게 되는 요즘 그야말로 세계는 미래의 새로운 질서를 향해 빠르게 질주하고 있다.

2012년(壬辰年), 세계 주요국의 권력의 축이 대거 이동하는 용(龍)의 해를 앞두고 있다.
폭풍의 핵이 된 이 한반도를 중심으로 한 주변국 즉, 남한의 4월 총선과 12월 대선의 결전이 기다리고 있고, 북측은 김일성 100돌과 김정일의 칠순이자 강성대국의 목표달성과 후계자를 확고히 하는 민감한 현안들을 앞두고 있다.

또 미국은 오바마의 재선고지를 향한 도전이 기다리고 있고, 중국은 폭넓은 외교력을 지닌 시진핑이 후진타오 주석 후임으로 선출될 것이 거의 확실시 되고 있다. 러시아 역시 다르지 않다. 푸틴 총리의 야망 즉, 대통령 복귀에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해다.

또 이러한 한반도의 변화추이에 따라 자국의 국운과 세계의 미래가 달려 있기에, 이 한반도는 엄청난 회오리 속으로 빨려 들어갈 수밖에 없는 환경과 숙명을 맞고 있는 것이다.

특히 우리가 관심 갖게 되는 것은 북측이다. 북측은 우선 극심한 식량난 해소를 위해 남북긴장완화라는 억지카드를 내 놓고 남측을 향해 강온 양면으로 협박과 대화를 애절히 구걸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70세를 맞으며 수차례의 수술로 인한 김정일 체제의 불안한 기류는 이 한반도 뿐 아니라 지구촌의 뇌관이 됐다. 김정은의 후계자 안착이냐, 핵을 앞세운 군부의 득세냐, 예기치 못한 또 다른 변수냐 하는 럭비공과 같은 북측의 현실은 언제 어떤 모양으로 튀고 발전할지 도무지 예단할 수 없다.

이에 한미양국은 북의 그 어떤 상황에도 대처해 나간다는 의미로 진지하게 새로운 전략을 모색해 나가고 있으며, 특히 금번 연례 한미연합훈련인 ‘키 리졸브 및 독수리연습’에 미 항모를 참여시켰다. 이 훈련은 북의 급변사태에 대비한 ‘개념계획 5029’에 따른 것으로 김정일의 유고로 인한 내전 등 6가지 유형에 대한 시나리오를 포함하고 있다.

이러한 새로운 전략과 훈련의 배경에는 이유가 있다. 북한은 현재 10개 미만의 핵무기를 제조할 수 있는 50kg의 플루토늄과 가공할만한 수준의 생화학무기를 소유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는 가운데, 북한의 기이한 동향들이 속속 밝혀짐으로써 미국의 강한 요구에 의해 이루어진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

또 북한의 정세 불안으로 예측 가능한 것은 중국군의 북한 주둔을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으며, 이에 따른 주한 미군의 증강 배치까지 고려해야 하는 시점이다.

뿐만이 아니다. 쿠릴열도, 원래 일본의 아이누족이 거주했으나 18세기 러시아의 남하로 인해 이 북방영토(쿠릴열도의 일본 명)는 지금까지 200년 가까이 분쟁이 지속되고 있는 지역이며, 요즘에 와서 다시 동북아의 제2의 화약고로 급부상 하고 있다. 이 쿠릴열도(일본 명, 북방영토)는 1845년 러일강화조약에 의해 일본영토였으나, 제2차세계대전으로 승전국이 된 러시아가 1951년 센프란시스코조약에 의해 쿠릴열도의 실효지배자가 됐다.

그러나 요즘 일본은 이 북방영토를 자국영토라 주장하며 반환을 요구하기에 이르렀고, 이에 맞서 러시아는 지난해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에 이어 세르듀코프 국방장관의 쿠릴열도 방문과 함께 신무기 재배치를 지시하자 일본은 강하게 반발하며 전쟁도 불사할 기세다.

이제 우리는 세계의 중심국이며 첨예하게 대립하고 얽혀 있는 한반도의 실 주인이다. 따라서 우물 안의 개구리가 되어서도 안 되며, 경거망동(輕擧妄動)해서도 안 된다. 차분하고 신중해야 하며 지혜와 통찰력으로 우리의 미래와 이 지구촌의 미래를 생각하며 주도적으로 대처해 나가야 한다. 신묘(辛卯)년 토끼의 큰 귀와 큰 눈을 통해 바로 보고 들어 깨닫는 자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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