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술 정치컨설팅 그룹 인뱅크코리아 대표

 

예부터 민심(民心)은 천심(天心)이라 했다. 하지만 지금의 정치인들이 과연 민심을 알기나 하는지 의구심마저 든다. 설 민심에 대해 여야는 물론 청와대도 이미 알 법도 한데 여전히 정치권은 정치적 계산만 있고 국민은 없어 보이니 말이다.

신문을 들여다보면 답답한 마음은 더하다. 지금 국민들 앞에 처해진 처참한 현실에 대해서 정치인은 애써 침묵하고, 정쟁거리들을 어떻게든 세치 혀로 만들어 민심을 사려하는 말뿐이니 그렇다.

지금 국민들에게 처해져 있는 처참한 현실은 필자가 자세히 설명하지 않아도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모두 알 것이다. 물가대란으로 유류비나 가스비는 물론 그 어느 것 하나 오르지 않은 것이 없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은 물론 중산층과 서민 역시 살 수 없다 아우성이다.

특히 도매물가 상승은 농수산물 가격에 직접적 타격을 주어 중산층이나 서민들에게 치명적인 부담을 주고 있고, 애그플레이션(곡물가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이 온다면 서민층의 붕괴는 더 가속화될 것이다.

어디 그뿐이랴! 지금의 전세대란으로 전세 살던 사람이 월세로 쫒겨가는 처지에 놓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도대체 어느 나라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기에 전셋값이 겨우 1.5% 올랐다고 발표하는가 말이다. 이 나라 정부사람들이 외국인인가? 그도 아니면 모두 떵떵거리며 살다보니 전세의 현실을 몰라서 그런 것인가?

필자가 인근 부동산에 아파트 전제에 대한 문의를 직접해보니 전세를 얻으려는 사람이 광화문까지 줄서 있으니 돈 들고 대기하란다. 물론 가격 흥정도 없다. 서민들이 체감하는 부동산 경기와 정부 관계자들이 체감하는 바가 이렇게 다르니 엉뚱한 소리나 하고 있은 것 아닌가 말이다. 기껏 정부의 대책들을 살펴보면 장기적 해결과제 없이 당장 빚을 좀 더 내 줄 테니 전세로 살아보라는 것이 대부분이다. 가뜩이나 물가대란으로 어려운 살림에 이자 부담까지 늘어난 셈이다.

구제역대란은 어떠한가! 구제역 확산을 막지 못해 국가적 재앙을 초래했고, 지방권은 민심조차 흉흉하다. 하지만 정부와 정치권의 무관심은 구제역 대란으로 끝난 것이 아니라 “주먹구구식 살처분”으로 2차 재앙이 바로 코앞에 있으니 더 이상 할 말조차 없다. 그 누구도 책임지는 이조차 없는 현실을 바라보며 축산업 관계자들은 눈물만 흘리고 있단 말이다.

이렇듯 물가대란과 전세대란, 구제역대란이 국민들의 숨통을 틀어쥐고 있을 때 정치인들은 무엇을 하고 있었는가? 여당은 개헌론에, 야당은 무상복지 시리즈에 매달렸다.

최근 이재오 특임장관은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를 두고 “대통령이 다 된 것처럼 일하는 것은 국민을 많이 피곤하게 한다” “나의 상대는 골리앗”이라며 개헌에 부정적인 박 전 대표와 친박계와 일전을 불사하겠다는 뜻을 드러냈다고 한다. 정작 박 전 대표는 개헌론에 대해 단한마디도 하지 않았는데 말이다. 지금 정치권은 박근혜를 때려야만 산 다는 계산이 있어서일까! 그들 눈에는 국민은 없고 개헌론과 박 전 대표 때리기만 보이니 말이다.

진정 민심을 사려면 물가대란, 전세대란, 구제역대란 부터 잡아야 한다. 이는 야권도 마찬가지다. 야권이라고 해서 남의 일이 아니라 말이다. 특히 야권이라고 해서 비판만 일삼고 대안을 제시하지 않는 것은 혼란만 야기할 뿐이며, 정치인으로서도 무책임한 일이다.

백성이 없는 정치적 계산은 오히려 민심의 역풍을 맞을 수 있다. 정말 국민을 생각하는 정치인이라면 민심에 귀를 기울여 보라. 필자의 귀에도 생생히 들리는 백성들의 고통이 정치인의 귀에는 왜 안 들리는지 모르겠다. 민심(民心)은 천심(天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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