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이 30여 년간 굳건히 지켰던 권좌에서 쫓겨났다. 역사는 이번 사태를 ‘민중의 승리’로 장식할 것이다.

이제 언론과 민중은 오만함과 고집으로 똘똘 뭉친 이 독재자의 정치적 죽음을 안주로 삼으며 그가 저지른 부정행위를 밝혀내는 데 여념이 없다.

특히 언론은 무바라크가 부정 축재한 재산의 내용을 집중 보도했다. 현지 전문가들에 따르면 무바라크 일가가 숨겨둔 재산은 700억 달러(약 78조 1900억 원)에 달하며 영국과 스위스 은행계좌와 런던과 뉴욕, 로스앤젤레스 등의 부동산에 24억 달러(약 2조 6900억 원) 이상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무바라크의 처량한 결말이 핫이슈가 되면서 새삼 다른 나라 독재자들에게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와 관련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 최근호는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무바라크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보도했다.

FP는 특히 김 위원장이 아버지 김일성이 46년간 누렸던 권력을 승계, 1994년부터 무자비하고 시대에 역행하는 통치를 해왔다고 평했다. 김씨 일가가 누렸던 독재 기간은 무려 63년. 이쯤 되면 ‘평양 김씨 왕조’라는 말도 이상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이집트 사태를 바라볼 때 북한 정권의 붕괴는 시간문제라고 여겨진다. 북한 주민은 이집트보다 훨씬 열악한 상황에서 생활하고 있다. 민중 봉기가 수백 번은 일어날 수 있는 최악의 환경이다. 이집트와 다른 게 있다면, ‘정보 공유’가 안 된다는 점이다. 이집트 시위를 이끈 것이 ‘휴대폰’을 통한 네트워크와 언론 보도였다는 것은 이미 다 아는 사실이다.

만일 북한 내에도 바깥 세계의 정보가 대량으로 들어간다면, 각성한 민중이 들고일어나 붕괴는 순식간에 일어날 것이다. 이런 점을 알기 때문에 김씨 일가는 눈에 불을 켜고 정보 차단을 벌이고 있지만, 경제 사정상 점진적으로 개혁 개방 노선을 밟을 수밖에 없는 북한이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북한 주민이 봉기하는 그때, 김정일은 제2의 무바라크가 되어 처참한 모습으로 전 세계의 전파를 타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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