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수말 '한센' (제공: 한국마사회) ⓒ천지일보 2019.12.16
씨수말 '한센' (제공: 한국마사회) ⓒ천지일보 2019.12.16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한국마사회(회장 김낙순) 제주 목장에서 관리하는 씨수말 ‘한센(수, 미국, 10세)’이 2019년 씨수말 순위 2위에 이름을 올리며 한국 말산업을 이끌어갈 차세대 주자로 부상하고 있다.

아직 독보적인 자마는 없지만 자마들이 골고루 좋은 성적을 내며 올 한 해 46억원 수득, ‘메니피’에 이어 2위다. 리딩싸이어 자리를 굳건히 지키던 국내 최고 씨수말 ‘메니피’가 올해 6월 사망하면서 ‘한센’이 그 뒤를 이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한센’은 2009년 미국 켄터키에서 태어났다. 하얀색에 가까운 회색 털을 갖고 있어 외모부터 특별하다. 활동 당시 하얀 번개(white lightening), 하얀 희망(The Great white hope)라는 별명이 있었다. 생산자이자 마주인 켄달 한센은 ‘한센’을 무척 아껴서 자신의 이름을 붙여줬다.

세계에서 가장 비싼 씨수말 중 하나인 미국의 ‘타핏(Tapit)’이 부마로 우수한 혈통을 자랑한다. ‘타핏’은 1회 교배료가 30만 미국 달러(한화 약 3.4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씨수마의 1년 평균 교배횟수인 150회와 평균 활동기간 5년을 곱해 산출해봤을 때 ‘타핏’의 추정 몸값은 한화 2550억원에 이른다. 2014년부터 2016년까지 북미 씨수말 순위 1위를 지켰다.

‘한센’은 ‘타핏’의 주요 자마로 꼽힌다. 2011년 북미 경마 2세마 대상 최고상금 대회인 ‘브리더스컵 쥬버나일(GⅠ)’에서 우승하며 북미 2세마 챔피언을 차지했기 때문이다. ‘아이오와 더비’(GⅢ)에선 10마신차 대승을 거두는 등 통산 9전 5승, 준우승 2회로 2년간 총상금 181만 달러(약 19억 4천만원)를 벌어들인 뒤, 2012년 부상으로 은퇴를 결정했다.

한국마사회는 국산 경주마 질적 제고를 위해 2013년 ‘한센’을 수입했고, 2014년 1월부터 국내 생산 농가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교배 지원을 하고 있다. 한국마사회는 ‘한센’의 교배료를 명성에 훨씬 못 미치는 350만원 가량으로 책정했다. 생산 농가들의 비용 부담을 줄임으로써 국산 명마의 탄생을 지원한다는 취지다.

한국에서 335두의 자마를 배출했으며 현재 144두가 경주마로 활동하고 있다. 자마들의 총 출전횟수는 1127회로, 1위를 199번, 2위를 158번 하여 승률은 17.7%, 복승률은 31.7%에 달한다. 현재 한국에서 활동하는 씨수말 200여 두 중 복승률이 30%가 넘는 말은 20두인데, 특히 이중 자마들의 출전횟수가 1000회가 넘어도 30% 이상을 유지하고 있는 씨수말은 ‘한센’이 유일하다. 수득상금도 자마들이 막 데뷔하기 시작한 2016년에 7천만원에서, 2017년에는 13억원, 2018년에는 33억원으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인다.

올해 최고 상금 수득자마는 ‘경남신문배’ 우승마 ‘영광의시크릿(수, 한국, 3세)’으로 올해 약 2억 원을 획득했다. 또 다른 주요 자마 ‘신의명령(암, 한국, 4세)’는 2017년 ‘브리더스컵’ 3위, ‘과천시장배’ 2위 등으로 데뷔 후 약 6억원을 벌어들였다.

한국마사회 관계자는 “자마들이 본격적으로 활약을 시작하는 것을 볼 때 ‘한센’의 우수한 유전자가 입증되고 있다고 할 수 있으며, 국산마의 질적 개량이 기대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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