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미호 석방 6일만에 몸바사항 도착..선원 귀국 당분간 보류
선원 건강 큰 문제 없지만 피부병,찰과상 치료 필요

(몸바사<케냐>=연합뉴스) 소말리아 해적에 납치됐다가 4개월 만에 풀려난 금미305호의 선장 김대근(54) 씨는 청해부대의 `아덴만 여명작전'이 금미호 석방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15일 밝혔다.

김 선장은 이날 오전 몸바사항에 도착한 뒤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한국 해군이 한국 선박 구출작전(아덴만 여명작전)을 벌여 해적을 사살했다는 소식을 납치 해적으로부터 이달 초 전해들었다"며 "이후 해적들은 자신들도 한국 해군의 작전 대상이 되진 않을까 걱정하는 모습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해적들은 금미호를 모선으로 삼아 해적질에 나서곤 했지만 이후에는 해적질을 나갔다간 해군의 함포 사격을 받을 가능성을 우려하며 추가 납치행위를 자제했다"고 전했다.

김 선장은 해적에게 몸값이나 식량.유류비가 지원됐을 가능성을 일축하고 "금미호가 낡아 해적질에 사용하기도 원활치 않은데다 몸값을 받을 가능성이 없는 것으로 보이자 우리를 그냥 풀어준 것 같다"고 밝혔다.

금미호는 지난 9일 해적 본거지인 소말리아 하라데레항에서 풀려난 뒤 유럽연합(EU) 소속 핀란드 군함의 호위 아래 운항을 재개, 석방 6일 만인 이날 오전 8시(한국시각 오후 2시) 몸바사항에 도착했다.

금미호는 이날 몸바사 외항에 도착한 뒤 세관, 입국, 검역(CIQ) 절차를 거쳐 부두에 모습을 드러냈으며 선원들은 몸바사 항만 보건당국의 건강검진을 받은 뒤 배에서 내렸다.

김 선장과 김용현(68) 기관장 등 한국 선원 2명과 중국인 선원 2명, 케냐 선원 39명 등 모두 43명의 선원은 장기간 피랍 생활로 지친 기색이 역력했지만 건강에 큰 지장이 없는 모습이었다.

다만 김 선장은 온몸에 퍼진 피부병으로, 김 기관장은 해적으로부터 구타당해 생긴 찰과상 등으로 진료가 필요한 상황이다.

몸바사항에는 이한곤 주 케냐 한국대사 등 정부 관계자 4명과 금미호의 선박대리점 사장 김종규(58) 씨, 송충석 케냐 한인회 회장 등이 나와 선원들을 맞이했다.

또 케냐 선원들의 가족 수백명도 부두에 나와 선원들과 재회했고, 케냐 취재진 30여 명도 열띤 취재 경쟁을 벌였다.

그러나 김 선장과 기관장 등 한국 선원 2명은 당분간 케냐에서 어획물 처리 등 잔무를 해결해야 한다며 당장 귀국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김 선장은 "가족들이 보고 싶지만 처리해야 할 일들이 많아 당장 귀국하긴 어려울 것 같다"며 "국민 여러분이 걱정해주신 덕분에 무사히 풀려날 수 있었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한국과 케냐 등 이중 선적을 보유하고 있는 금미호는 해적 피해 예방을 위한 자체적인 안전 대책을 마련하기 이전까지는 당분간 조업에 나서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선박대리점 측은 밝혔다.

선박대리점 측은 아울러 금미호에 실려 있는 냉동 대게 40t(시가 2억원)이 장기간 냉동보관으로 선도가 떨어진 점을 감안, 시세보다 낮게 판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금미호는 지난해 10월 9일 케냐 라무지역에서 18km 떨어진 해역에서 조업 중 소말리아 해적에 납치됐다가 4개월 만인 지난 9일 풀려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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