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 2019.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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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희 건축가
옆 사람이 같은 생각을 한다고 착각하면서 살았다. 생각을 공유하지 않고서야 그 마음을 다 알아차리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건축은 그 마음을 읽고 뜻을 정리해서 건축화 하는 작업이다. 같은 선상의 일들이라 생각하면서도 한 번도 같은 이야기를 못할 때도 많다는 것이 가장 어렵게 생각하는 것이다. 같은 이야기를 반복만 하는 것은 평행한 두선을 긋는 것과 같아서 서로의 마음을 진실 되게 읽기 힘들다. 

한편으로 그 마음을 읽기 위해서 SNS를 열심히 하는 것이라 생각해 본다면 수많은 이야기는 적층 되지만 서로 마주 보고 눈빛을 공유하지 않고서야 그 진실된 마음까지 잘 전달될지는 궁금해진다. 그래서 아무리 온라인으로 열성적이라도 모든 것을 공유할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어쩔 수 없이 사용하면서 진실이라 믿고 싶어 한다. 전부라고 착각하면서 시간을 하염없이 보내는 경우도 허다하다. 더욱이 온라인에서 이야기 할 때의 마음이 진실된 마음이라 전적으로 믿으면서 오히려 신뢰를 망치는 경우가 허다하게 생긴다. 

건축은 단숨에 행간의 의미를 파악하기가 여간 힘든 일이 아니고 그것을 완성도 있게 승화시키기는 더욱이 어려운데도 아직은 편한 방식이라 믿고 하고 있다. 왜냐하면 그만큼 다른 쓸데없는 행위를 줄여준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근데 건축은 진정 깨끗하게 시작해서 말끔하게 끝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다 알고 있으면서도… 그 과정만큼은 단번에 이루어지길 바란단 말이다. 안타깝다. 

그 과정에서 쉽게 넘어가는 것이 얼마나 많을까? 서로 부딪치면 꼼꼼히 따져봐야 할 일이 얼마나 많은지 상상을 못할 수도 있다. 건축은 서로 같은 것을 다르게 생각하면서 출발하고 마무리는 하나로 정리되는 작업이다 보니 그 과정에서 생기는 수많은 일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준비 자세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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