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내란선동과 집시법 위반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가 12일 서울 종로구 종로경찰서에서 조사를 마친 뒤 지지자들에게 둘러싸여 귀가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12.12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내란선동과 집시법 위반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가 12일 서울 종로구 종로경찰서에서 조사를 마친 뒤 지지자들에게 둘러싸여 귀가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12.12

전광훈 “혐의? 모두 언론에서 왜곡”

“좌파 검사면 소환, 아니면 기각할 것”

지지층 결속력 견고… 21일 총동원령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대한민국주의자와 좌파 간의 전쟁이 시작됐다.”

문재인 대통령을 올해 안에 반드시 하야시키겠다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인 전광훈 목사의 광폭 행보가 이어지며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전 목사의 행보는 이미 통제 불능의 상태인 듯하다. 급기야 일부에선 그를 ‘폭주 기관차’에 비유하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이 가운데 전 목사는 지난 12일 경찰 조사를 마치고 곧바로 지지자들을 찾아 극우적 이념의 발언을 쏟아내며 결속을 다졌다.

앞서 서울 종로경찰서는 이날 오전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 총괄 대표인 전 목사를 소환했다. 전 목사는 4차례 불응 끝에 소환에 응했다. 이를 두고 출국 금지 등 경찰의 압박이 영향을 줬을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전 목사가 받는 혐의는 ▲공직선거법 위반 ▲집회 시위법 위반 ▲내란 선동 및 내란 음모 ▲한기총 공금횡령 ▲정치자금법 위반 및 횡령 ▲기부금법 위반 ▲범죄단체 조직 및 국가보안법 위반 등 6가지에 이른다.

경찰은 이번 조사에서 집시법 위반 혐의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0월 3일 청와대 앞 시위에서 탈북자들이 경찰의 저지선을 넘은 것과 관련해 전 목사가 배후에서 이들을 조종했다는 혐의다.

전 목사는 11시간에 걸친 조사를 끝내고 바로 서울 종로구 청와대 광야교회 예배 현장을 찾았다. 지지자들의 “전광훈!” 외침 속에 오른 그는 먼저 이번 경찰 조사에 대해 “대한민국주의자와 주사파와의 본격적인 전쟁이 시작됐다는 것을 느꼈다”며 “그러나 빛은 반드시 어둠을 이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가 지난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광야교회 예배 현장을 찾아 교인들에게 경찰 조사 결과를 브리핑하고 있다.(출처: 유튜브 너알아아TV 캡처)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가 지난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광야교회 예배 현장을 찾아 교인들에게 경찰 조사 결과를 브리핑하고 있다.(출처: 유튜브 너알아아TV 캡처)

그는 자신이 받는 혐의는 모두 언론에서 왜곡한 것이며, 사실은 별문제가 없음을 강조했다. 전 목사는 “내가 탈북민들에게 돈을 100만 원 준 기록으로 경찰은 내가 탈북민들의 뒤에서 돈을 주고 폭력행위를 시킨 것이 아니냐고 추궁을 했다”며 “탈북자들은 가족도 없고 뒤에서 돌보는 사람도 없다. 돈을 준 것은 사실이지만 폭력을 사주한 것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그는 “탈북자들이 경찰과 몸싸움을 벌인 것은 고(故) 한성옥·김동진 모자 아사 사건 때문에 화가 나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면담을 요청하기 위해서”라며 “당시 광화문에서 있었던 우리 집회와는 전혀 관계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전 목사는 “나는 별문제가 없을 것으로 생각하는데, 만일 이 사건 담당 검사가 좌파면 또 나를 소환할 것이고 대한민국주의자 검사를 만나면 기각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또 전 목사는 “청와대에서 나를 구속하라고 지시한 것 같다”며 “하지만 국민들이 허락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가 지금 싸우고 있는 주제는 문재인의 간첩행위”라며 “문재인은 국가를 해체하고. 이승만 대통령이 만들어 놓은 한미동맹으로부터 대한민국을 분리시켜서 북한, 중국, 러시아로 편입시키려고 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설령 적은 법규 하나 어겼다고 해서 그걸 가지고 말하면 안 된다”며 “우리는 국가 전체를 걸고 싸우고 있다. 절대로 문재인은 나를 이길 수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자신이 주도하고 있는 문 대통령 하야 집회가 비폭력 집회임을 강조했다. 오히려 “차에 휘발유를 싣고 가서 폭발 시켜 죽겠다는 분들 한두 분이 아닌데 내가 다 막고 있다. 문재인이 나한테 감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가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교보빌딩 앞에서 열린 ‘문재인 하야 광화문 100만 투쟁대회’에서 박수치고 있다. 전 목사는 보수 성향 단체 및 인사들로 구성된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투쟁본부)에서 총괄 대표를 맡았다. ⓒ천지일보 2019.10.3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가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교보빌딩 앞에서 열린 ‘문재인 하야 광화문 100만 투쟁대회’에서 박수치고 있다. 전 목사는 보수 성향 단체 및 인사들로 구성된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투쟁본부)에서 총괄 대표를 맡았다. ⓒ천지일보 2019.10.3

전 목사를 둘러싼 논란은 하루가 다르게 증폭되고 있다. 하지만 그의 정치적 행보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전 목사는 이후 별도로 가진 기자회견에서 “(문 대통령 하야) 운동을 위해 생명을 걸겠다”며 비장함을 표했다. 그는 “죽어도 괜찮다. 주기철, 손양원, 길선주 목사님도 계시는데 내가 왜 대한민국을 위해 죽지 못하겠냐”면서 “오히려 죽는 게 최고의 영광이다. 반드시 이기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뿐 아니라 14일 광화문 집회에서는 “제가 구속된다고 여러분이 이 운동을 멈추겠냐”면서 “나는 구속되는 것이 두렵지 않다”고 호기로운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전 목사를 지지하는 교인들의 결속력은 갈수록 견고해지는 모양새다. 

전 목사는 지난 7일 광화문 집회에서 오는 21일 광화문 집회가 마지막이 될 것을 시사하고 총동원령을 내린 바 있다.

당시 그는 “21일 반드시 문재인을 끌어내겠다”며 “국민 혁명에 참여한 숫자가 1200만이 넘었다. 21일 총동원할 것을 명령한다”고 했다. 14일 광화문 집회에서도 “다음주에 1200만이 모이는 비상집회가 있다”며 “오시면 내년도 달력을 선물로 드리겠다”고 마지막 광화문 집회 홍보에 열을 올렸다.

이에 오는 21일 광화문광장에선 전 목사를 지지하는 교인들을 비롯한 국내 극우·보수 세력이 모이는 대규모 집회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유튜브 너알아TV 채팅창에는 ‘21일 토요일 만큼은 꼭 가겠다’ ‘21일 토요일 진정한 기독교인 광화문으로’ ‘21일 토요일 광화문 집회에 모두 나오자’ ‘대형교회 목사 성도들도 나오라’ ‘청와대를 무너뜨리자’ 등 글이 속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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