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회동하는 모습 자료사진 (출처: 뉴시스)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회동하는 모습 자료사진 (출처: 뉴시스)

‘관세 폭탄’ 무역전쟁 시작 후 17개월만

美, 추가관세 보류·15%관세 절반↓조정

中, 농산물구매 확대… 2년간 320억불

[천지일보=손성환 기자] 미국과 중국이 1단계 무역협상에 합의하면서 오는 15일 미국의 중국에 대한 추가 관세는 보류됐다. 미국이 지난해 7월 중국산 제품에 대해 첫 관세 폭탄을 투하한지 약 17개월 만이다. 이날 중국과 미국은 이처럼 합의한 사실을 발표했다.

합의의 골자는 중국의 경우 농산물 등 미국산 제품을 대규모로 구매하기로 했다. 미국은 계획했던 중국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를 철회하고 기존 관세 중 일부 제품에 대한 관세율을 낮추기로 했다.

하지만 아직 중국의 미국산 농산물 구매 계획이 세부적으로 나오지 않았다. 또 미국의 중국에 대한 관세 문제도 미중 간 이견이 있어서 최종 합의는 향후 서명 절차를 지켜봐야 한다.

미중이 1단계 합의에 최종 서명하더라도 쟁점들이 남아있어서 2단계 협상은 여전히 난항이 예상된다.

중국은 국가발전개혁위원회를 비롯해 재무부, 외교부 등 관계부처들이 이날 밤 11시 기자회견을 통해 합의를 공식화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의 합의 사실에 대한 발표 직후 트위터를 통해 “중국과 매우 큰 1단계 합의를 했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은 많은 구조적 변화와 대규모 농산물과 에너지, 공산품, 플러스(plus)에 대한 구매를 약속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15일에 부과할 예정이던 중국산 제품 1600억 달러에 대한 관세에 대해선 “부과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기존 2500억달러 규모의 중국 제품에 부과해오던 25%의 관세는 그대로 유지하겠다고 했다. 이어 나머지 중국산 제품에 대해서는 7.5%의 관세 부과를 밝혔다. 이는 1200억 달러 규모의 다른 중국 제품에 대한 15%의 관세를 반으로 줄인다는 의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4일 트위터를 통해 중국과 무역 협상 1단계 합의를 한 사실을 밝히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서 “우리(미국)는 중국과 대규모 1단계 거래에 합의했다. 그들(중국)은 많은 구조적 변화와 농산물, 에너지, 제조제품의 대량 구매에 동의했다. 25%관세는 그대로 유지되며, 나머지 7.5%는 남게 된다”고 말했다. (출처: 트위터 @realDonaldTrump) 2019.12.1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4일 트위터를 통해 중국과 무역 협상 1단계 합의를 한 사실을 밝히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서 “우리(미국)는 중국과 대규모 1단계 거래에 합의했다. 그들(중국)은 많은 구조적 변화와 농산물, 에너지, 제조제품의 대량 구매에 동의했다. 25%관세는 그대로 유지되며, 나머지 7.5%는 남게 된다”고 말했다. (출처: 트위터 @realDonaldTrump) 2019.12.14

트럼프 대통령은 “모두를 위한 놀라운 합의”라면서 “우리는 2020년 선거를 기다리기보다 즉각 2단계 무역합의를 위한 협상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기존 관세에 대해서 2단계 무역협상을 벌이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 발언 이후 미 무역대표부(USTR)도 1단계 합의 사실을 밝혔다. USTR은 1단계 합의는 미국산 제품·서비스에 대한 중국의 실질적인 추가 구매 약속을 포함하고 있고, 지식재산권과 기술 이전 강요, 농업, 금융서비스, 통화·환율 등 분야에서의 중국의 경제·무역 체제의 구조적인 개혁·변화를 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이번 합의에는 ‘분쟁 해결 시스템’을 갖췄다고 덧붙였다. 미중 합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이에 대한 대비책이 있다는 뜻이다.

미중 간 이번 합의에 따라서 중국은 미국산 농산물 구매를 확대할 예정이다.

중국은 구체적인 금액을 밝히지 않았지만 라이트하이저 USTR 대표는 중국이 기존보다 향후 2년에 걸쳐 320억 달러(약 37조 5000억원) 규모의 미국산 농산물을 추가 구매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USTR 대표는 최종 서명이 내년 1월 첫째 주에 이뤄질 것으로 보이며, 서명이 이뤄지면 30일 이후에 발효된다고 말했다. 1단계 합의문은 86쪽에 이르며 라이트 하이저 대표와 중국측 고위급 협상대표인 류허 부총리가 서명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단체사진 찍는 미중 무역협상 참석자들	【워싱턴=신화/뉴시스】10일(현지시간)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 류허 중국 부총리 등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에 참석한 인원들이 USTR 청사 회의실에서 단체사진을 찍고 있다.
단체사진 찍는 미중 무역협상 참석자들 【워싱턴=신화/뉴시스】10일(현지시간)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 류허 중국 부총리 등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에 참석한 인원들이 USTR 청사 회의실에서 단체사진을 찍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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