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 광주=이미애 기자] 전두환 전 대통령이 지난 3월 11일 오후 2시 30분 광주지방법원 형사대법정(201호)에서 재판을 받는 시간 법원 정문에서 5.18관련단체를 비롯한 광주시민이 정문을 지키며 사죄를 촉구하는 가운데 5.18기념재단 국제연대부 국제인턴 학생인 프라빈 (남, 네팔)이 전두환 ‘이십구만원’ 이라고 써진 피켓을 들고 있다. ⓒ천지일보 2019.12.13
[천지일보 광주=이미애 기자] 전두환 전 대통령이 지난 3월 11일 오후 2시 30분 광주지방법원 형사대법정(201호)에서 재판을 받는 시간 법원 정문에서 5.18관련단체를 비롯한 광주시민이 정문을 지키며 사죄를 촉구하는 가운데 5.18기념재단 국제연대부 국제인턴 학생인 프라빈 (남, 네팔)이 전두환 ‘이십구만원’ 이라고 써진 피켓을 들고 있다. ⓒ천지일보 2019.12.13

군사 반란 주역들과 만찬 회동, 언론에 못매

“전두환씨 반드시 법정에 세워 죄 값 치러야” 

[천지일보 광주=이미애 기자] 광주5.18기념재단을 비롯한 광주지역 시민사회가 “광주학살 책임자 전두환씨를 즉각 구속하라”고 촉구했다.

광주지역 5.18단체가 최근 전두환씨의 행보에 분노했다.

5.18기념재단에 따르면, 임한솔 정의당 부대표가 지난 12일 공개한 영상을 보면 전두환 씨는 이날 최세창, 정호용 등 40년 전 군사반란 주역들과 한 사람당 수십만 원짜리 고급 코스 요리를 즐기고, 와인 잔을 부딪치며 군사반란의 그 날을 축하하는 모습을 보였다.

전 씨는 5.18당시 계엄군이 시민들을 향해 헬기 사격을 가했다는 고 조비오 신부를 자신의 회고록에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매도했다가 명예훼손으로 재판에 회부됐다. 그러나 전 씨는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다고 주장하며 지난 3월 한차례 출석한 뒤 법원으로부터 불출석 허가를 받았으나 최근 강원도에서 골프를 즐기는 모습이 공개되면서 “꾀병으로 국민을 우롱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았었다.

5.18기념재단은 13일 성명을 통해 사법당국은 꾀병으로 재판을 회피하며 국민을 우롱하는 전두환을 반드시 법정에 세워 죄 값을 치르도록 할 것을 촉구했다.

이철우 5.18기념재단 이사장을 비롯한 5.18 3단체를 비롯한 광주지역 시민사회는 ‘5.18진상규명조사위원회를 즉시 출범’시킬 것을 요구했다.

이들 단체 등은 “정치권은 여야 합의로 발의한 5.18역사왜곡처벌법을 즉각 제정해 이 땅에 역사와 정의가 바로 서도록 해야 한다”며 “군사반란과 내란, 민간인학살을 자행한 전두환 신군부 등 헌정질서파괴자들의 재산을 국가에 귀속토록 하는 ‘부정축재환수특별법’을 즉각 제정”하라고 했다.

올해는 12.12 군사반란 40년, 내년은 5.18민주화운동 40주년이다.

이날 5.18관련 단체 등이 발표한 성명에 따르면, 그동안 4차례의 진실규명 시도가 있었지만, 전두환 씨와 그 일당은 잠시 동안 감옥에 갇혔다 풀려났을 뿐, 발포명령자, 암매장 의혹 등은 밝혀지지 않고 있고 새롭게 드러난 헬기사격, 계엄군에 의한 성폭행 사실 등은 뻔뻔스럽게도 잡아떼고 있다 그동안 우리는 1980년 5월 광주시민을 무차별 학살한 것과 관련해 1997년 내란목적 살인죄 등으로 유죄판결을 받은 전 씨가 법을 무시하는 뻔뻔한 행태를 보이지 말고 더 늦기 전에 광주영령들 앞에 무릎 꿇고 사죄하고 재판에 성실히 임할 것을 촉구해왔다.

[천지일보 광주=이미애 기자] 전두환 전 대통령이 지난 3월 11일 오후 2시 30분 광주지방법원 형사대법정(201호)에서 재판을 받는 시간 법원 정문에서 5.18관련단체를 비롯한 광주시민들이 정문을 지키며 사죄를 촉구하는 가운데 한 시민이 ‘전두환은 참회하고 역사의 심판을 받으라’고 써진 피켓을 머리위로 들고 있다. ⓒ천지일보 2019.12.13
[천지일보 광주=이미애 기자] 전두환 전 대통령이 지난 3월 11일 오후 2시 30분 광주지방법원 형사대법정(201호)에서 재판을 받는 시간 법원 정문에서 5.18관련단체를 비롯한 광주시민들이 정문을 지키며 사죄를 촉구하는 가운데 한 시민이 ‘전두환은 참회하고 역사의 심판을 받으라’고 써진 피켓을 머리위로 들고 있다. ⓒ천지일보 2019.12.13

그러나 전 씨는 최근 전 재산이 29만원뿐이라면서도 경호원을 대동하고 골프를 치고, 군사반란의 주역들이 고급요리 집에서 회식을 즐기고, 1021억원의 추징금을 미납한 전 씨와 그 일당의 일련의 무례함을 넘어선 오만한 행보를 보면서 일말의 양심이라도 기대했던 그동안의 모습에서 그의 죄과에 대해 너무 관대했고 안일했다는 자괴감을 감출 수 없다고 분노했다.

“5.18 민주화 운동 40주년을 앞둔 지금, 우리는 어렵게 이룩한 민주주의 기본 가치들이 급속히 훼손되는 것을 목도하면서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국민의 뜻을 수렴해 정치에 반영하는 민주적 절차들이 무시되고, 건강한 여론을 형성해 민주주의를 실현해야 할 언론이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

이철우 이사장은 “5.18 광주에 북한군 600명이 투입됐다는 허위 맹랑한 말들이 진실을 쫓기보다는 거짓을 쫓고, 화합대신 갈등을 증폭하려는 일부 보수 언론을 통해 확대 재생산되고 있다. 평화와 통일의 길을 저해하는 호전적 전쟁주의의 논리도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5.18관련 시민사회단체는 “돌이켜보면 1980년 광주와 전남 지역의 시민들은 군부 독재의 야만적 폭력에 맞서 기꺼이 자신을 희생했다. 중무장한 쿠데타 세력의 극악한 폭력과 공포에도 민주와 자주, 나눔과 연대의 평화 공동체적 질서를 유지함으로써 민주적 시민운동의 세계적 귀감이 됐다”고 말했다.

5.18기념재단 관계자는 “5.18은 늘 광주의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 전체의 문제였다. 5.18은 그렇게 죽음을 딛고 시대의 어둠을 넘어왔고 광주를 넘어 전국으로 번져나가 대한민국의 역사가 됐다. 이제 헬기사격과 발포명령 등 5.18의 진상을 밝히고, 전두환과 그 일당의 죄과를 낱낱이 드러내 죄 값을 치르게 하는데 모든 노력을 다해야 한다. 그것은 대한민국의 역사를 바로세우는 길”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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