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춘태 교수의 이웃나라 이야기_뉴질랜드 (24)] 뉴질랜드의 음주 문화
[박춘태 교수의 이웃나라 이야기_뉴질랜드 (24)] 뉴질랜드의 음주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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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인들에게 일상생활에서 맥주, 와인 등을 마시는 일은 흔하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천지일보 2019.12.13
뉴질랜드인들에게 일상생활에서 맥주, 와인 등을 마시는 일은 흔하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천지일보 2019.12.13

 

뉴질랜드, 맥주 및 와인의 진수

자전거로 맥주 명소 여행 인기

주류의 판매 및 구입 단속 엄격

뉴질랜드 최초의 양조장

뉴질랜드인들에게 일상생활에서 맥주, 와인 등을 마시는 일은 흔하다. 음주가 허용된 실내뿐만 아니라 야외 카페에서도 마시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맥주 한 잔으로 두, 세 시간동안 이야기를 하기도 한다. 그런데 한국처럼 저녁에 회식 자리를 자주 마련하는 일은 흔치 않다. 또 술을 취하도록 많이 마시거나 권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뉴질랜드는 전 세계적으로 유럽 못지않게 맥주 및 와인의 진수로 알려져 있다. 맥주 생산의 역사가 230여 년이 지나고 있음이 이를 방증한다고 할 수 있다.

뉴질랜드의 해도를 제작한 사람은 제임스 쿡(James Cook)이다. 1770년 그가 뉴질랜드에 도착 후 탐험과정에서 발견한 점은 북섬과 남섬 등 2개의 큰 섬으로 이뤄져 있다는 사실이었다. 그는 위대한 탐험가였다. 뉴질랜드에서 가장 높은 산인 쿡 산(Mt. Cook)의 이름은 그의 성에서 따온 것이다.

제임스 쿡이 뉴질랜드를 탐험하던 어느 여름날이었다. 날씨가 너무 더워 시원한 맥주를 마시고 싶었다. 맥주를 구하기 위해 여러 달 동안 각 지역을 돌아다니면서 원주민 마오리족을 만나 몸짓 언어까지 사용해 가며 노력했다. 하지만 어느 지역에도 맥주가 없다는 사실을 알았다.

이에 그는 스스로 양조장을 짓기로 결심한다. 그래서 1770년대에 작은 양조장을 만들었는데 이 양조장이 뉴질랜드 최초의 맥주 공장이 되었다. 생산된 최초의 맥주는 차와 천연림 나뭇잎을 섞어 만들었다. 230여 년이 흐르면서 뉴질랜드 맥주는 양적·질적으로 크게 발전하여 세계적인 명성을 얻게 되었다.

 

뉴질랜드는 전 세계적으로 유럽 못지않게 맥주 및 와인의 진수로 알려져 있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천지일보 2019.12.13
뉴질랜드는 전 세계적으로 유럽 못지않게 맥주 및 와인의 진수로 알려져 있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천지일보 2019.12.13

뉴질랜드 맥주 산업의 발달

오늘날에 와서는 뉴질랜드의 맥주 산업 발달이 사회적 공유 가치를 견인하고 있다. 그들이 추구하는 공유 가치는 사회의 저변을 움직이는 동력이며 공공의 이익과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고 믿는다.

공유 가치의 일환으로 각 지역에 맥주 명소를 탐방하는 여행이 있다. 이 여행의 특이한 점은 주로 자전거로 여행을 한다는 점이다. 한적한 교외지역을 자전거로 달리면서 유명한 양조장을 방문하여 취향에 맞는 맥주를 시음해 볼 수 있다.

약 2시간 내지 3시간을 자전거를 타고 여러 곳의 맥주 명소를 탐방한다. 자전거를 타는 시간이 장시간임에도 그들은 맥주의 풍미와 색상을 즐기기에 좀처럼 조급증을 느끼지 않는다. 이런 면이 뉴질랜드인과 뉴질랜드 여행객들의 마음을 노크하는 노력이라 할 수 있다.

뉴질랜드 해변에는 늘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 아무리 더운 날씨라고 해도 해변에서 소주, 맥주, 와인, 양주 등의 술을 마시는 경우가 없다. 그 이유는 대부분의 해변 지역을 음주금지구역(Alcohol Ban Areas)으로 지정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해변에서 이뤄지는 음주 행위는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어느 곳이나 취객들이 많으면 각종 사건, 사고를 유발시킬 확률이 크다.

특히 해변에서의 음주 행위는 아름다운 백사장을 훼손시킬 수 있으며, 공공의 안녕과 질서를 무너뜨릴 수 있다. 해외에서 여행을 온 외국인도 예외가 아니다. 하지만 외국인들은 이런 점을 모르거나 인지도가 부족한 경우가 많다.

 

뉴질랜드는 대부분의 해변 지역을 음주금지구역(Alcohol Ban Areas)으로 지정했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천지일보 2019.12.13
뉴질랜드는 대부분의 해변 지역을 음주금지구역(Alcohol Ban Areas)으로 지정했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천지일보 2019.12.13

해변에서의 음주행위는 불법

뉴질랜드 바닷가에서 술을 마시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몇 년 전 외국인 일행이 뉴질랜드를 한달 동안 여행하는 도중, 남섬 크라이스트처치시 근처에 있는 섬너(sumner) 해변으로 갔다.

그들은 해변의 아름다운 정취를 만끽하면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물놀이를 즐겼다. 물놀이를 끝낸 후 해변에 앉아서 준비해 온 맥주, 와인 등을 마시며 술판을 벌이기 시작했다. 일행끼리 술잔을 돌리는 등 과도하게 음주를 했는데, 나중에는 술에 취한 채 큰 소리로 노래까지 불렀다.

이뿐만 아니라 그들 곁을 지나가던 여행객들에게 농담을 건네기까지 했다. 깜짝 놀란 여행객이 경찰에 신고를 했다. 순식간에 경찰이 다가오자 정신없이 즐기던 여흥을 멈춰야 했다.

경찰이 그들에게 다가가서 이름 및 주소, 마신 술의 종류와 양, 마신 이유, 해변 도착 시간 등을 물었다. 발음이 약간 어눌했지만 다행히도 그 외국인들은 경찰의 질문에 또박또박하게 상황 설명을 했다.

경찰은 그들에게 뉴질랜드 해변에서의 음주 행위는 최대 2만 뉴질랜드달러(약 1600만원)를 벌금으로 내야 한다는 규정이 있음을 알렸다. 이 말을 듣자마자 외국인 일행 모두는 깜짝 놀랐다.

그들은 해변에서 술 마시는 행위가 불법인 줄 몰랐으며 문화 차이를 이해해 달라면서 잘못된 음주 행위에 대해 해명을 했다. 이렇듯 뉴질랜드 해변에서는 술을 마시면 바로 경찰에 단속된다. 다만 해변에 있는 레스토랑과 바(bar)에서는 술을 마실 수 있다.

 

술을 판매하기 위해서 ‘리쿼 라이센스(Liquor Licence)’라는 자격증이 있어야 한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천지일보 2019.12.13
술을 판매하기 위해서 ‘리쿼 라이센스(Liquor Licence)’라는 자격증이 있어야 한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천지일보 2019.12.13

자격증 소지해야 술 판매 가능

술 구입은 만 18세 이상이면 할 수 있는데 좀 까다롭다. 신분증이 있어야 하는데, 모든 신분증이 술을 구입할 때 인정해주지는 않는다. 인정 대상 신분증이 제한적인데 여권, 뉴질랜드 운전면허증, Hospitality NZ 18+ 카드 등만이 인정된다. Hospitality NZ 18+ 카드는 뉴질랜드 정부에서 인정하는 나이 인증 카드로 만 18세 이상이라는 의미이다.

그렇다면 뉴질랜드에서 술을 마시고 싶을 때 가까운 편의점에 가면 살 수 있을까. 편의점에서는 술을 살 수가 없다. 그렇다고 해서 모든 식당에서 술을 판매하지는 않는다. 그 이유는 술을 판매하기 위해서 ‘리쿼 라이센스(Liquor Licence)’라는 자격증이 있어야 한다.

식당이나 바(bar)에서는 On-licence가 있어야 술을 판매할 수 있으며, 슈퍼마켓이나 리쿼숍(liquor shop)에서는 Off-licence가 있어야 한다. 또한 자격증을 소지한 사람이 매장에서 있어야 하며 자격증 소지자만이 술을 팔 수 있다.

리쿼샵은 술을 판매하는 전문숍으로 세계 각 나라의 주류를 취급하고 있다. 한국의 소주, 막걸리를 비롯하여 맥주, 보드카, 위스키, 와인 등 다양한 술이 한자리에 모여 있어 입맛대로 고를 수 있다.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청년 2명이 리쿼샵에서 소주 1병을 구입하는 방법을 보자. 겉모습이 35세 이하로 어려보이면 보통 신분증을 요구한다. 이들 중 한 명은 술을 전혀 마실 수 없으며, 단지 소주를 구입하는 친구의 동행자이다.

친구 따라 리쿼숍에 구경을 왔을 뿐이다. 소주 1병을 구입한 사람이 가격을 지불하러 카운터에 왔다. 그런데 판매자가 2명 모두의 신분증을 보여 달라고 한다. 구입하는 사람이 한 사람인데 왜 두 사람의 신분증을 요구하는 것일까. 더욱이 혼자 마시려고 구입하는 것인데 2명의 신분증을 보여 달라고 하니 이해할 수 없다.

그런데 술을 사려는 사람과 같이 온 친구가 신분증을 갖고 오지 않았다. 이에 판매자는 술을 팔 수 없다고 했다. 이처럼 뉴질랜드 리쿼숍에서는 동행자도 신분증이 있어야 술을 판매할 수 있다. 왜냐하면 실제 술을 마시는 사람이 구입하는 사람이 아닌 동행자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뉴질랜드는 음주 행위를 일반화시키는 사회적 분위기를 바꾸려고 노력하고 있다. 가장 많이 보는 TV 시청 시간대에 음주장면을 9분마다 방영하여 빈번하고 과도한 음주가 공공의 이익을 해친다는 경각심을 갖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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