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출신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16)가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지의 올해의 인물로 선정됐다. 타임은 1927년부터 올해의 인물을 선정해왔다. 타임이 10대 청소년을 올해의 인물로 지목한 사례는 툰베리가 최초다. 타임은 기후행동을 둘러싼 정치는 복잡하고 툰베리에게도 마법같은 해법이란 없다면서도 툰베리가 기후행동과 관해 전 세계적 태도변화를 조성하는 데 성공하고 행동하지 않는 어른을 부끄럽게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실제 16세 소녀 툰베리는 단호하고 따끔한 말로 세상의 어른들을 지적한다.

그는 11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제25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5) 연설에서 “세계 정치지도자들과 기업대표들이 말로는 기후변화를 이야기하지만, 실제로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영리한 계산과 창의적인 홍보 말고는 사실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또 이 회의에서 “총회가 자국의 약점을 협상하고 야망을 키워온 것을 가릴 수 있는 기회가 된 것 같다”고 지적해 청중들로부터 박수를 받았다. 그는 부자 나라들이 온실가스 감축을 피하기 위해 잔꾀를 부리고 있다면서 온실가스 저감을 위해 실질적인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툰베리는 2018년 8월 매주 금요일 학교에 가는 대신 스톡홀름의 스웨덴 의회 앞에서 기후변화 대응에 나설 것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며 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지구촌을 누비며 특유의 직설적 발언으로 기후변화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웠다. 2019년 9월 20일 전 세계적으로 열린 기후변화 시위에 400만명이 집결하는 데는 툰베리의 힘이 컸다는 평가가 나온다. 툰베리는 특히 지난 9월 미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기후행동 정상회의에서 각국 정상들을 앉혀놓고 격앙된 목소리로 “당신들이 공허한 말로 내 어린 시절 꿈을 앗아갔다”고 질책하면서 이목을 끌었다. 당시 기후변화를 부정해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강렬히 쳐다보는 장면을 담은 사진이 화제를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툰베리의 올해의 인물 선정은 역사의 중요한 변화는 늘 용기 있는 한 사람으로 시작됐다는 사실을 일깨운다. 부디 계산적이고 말 뿐이면서 멍들어가는 지구촌을 버려두는 세계 지도자들이 이 소녀의 외침을 계기로 기후행동에 적극 나서 깨끗한 지구촌이 속히 현실화되길 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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