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UN) 안전보장이사회 의장인 켈리 크래프트 유엔주재 미국 대사가 1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진행된 북한 미사일 도발 논의를 위한 안보리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제공: UN) 2019.12.12
유엔(UN) 안전보장이사회 의장인 켈리 크래프트 유엔주재 미국 대사가 1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진행된 북한 미사일 도발 논의를 위한 안보리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제공: UN) 2019.12.12

美 “대북협상 유연하게 나설 수 있어”

북한 “우리는 더 이상 잃을 것이 없어”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북한이 미국의 요구로 11일(현지시간)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회의에 반발하면서 “미국이 우리가 갈길에 대한 결심을 내리게 했다”고 비판했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12일 발표한 담화에서 “미국은 이번 회의 소집을 계기로 도끼로 제 발등을 찍는 것과 같은 어리석은 짓을 했다”며 “우리로 하여금 어느 길을 택할 것인가에 대한 명백한 결심을 내리게 하는 데 결정적인 도움을 주었다”고 밝혔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전했다.

앞서 미국은 지난 7일 북한이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새로운 엔진시험으로 추정되는 대단히 중대한 시험을 했다고 발표한 직후 유엔 안보리 회의를 제의했다.

안보리 회의에서 미국은 “대북 협상에 유연하게 나설 준비가 돼 있다”면서도 “북한이 도발한다면 안보리는 응분의 행동을 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고 경고하는 등 강온 메시지를 함께 보냈다.

대변인은 “연말 시한부가 하루하루 다가오고 있는 속에 미국이 우리에 대한 도발 수위를 계속 높이고 있다”며 “미 국무장관 폼페이오가 유엔 제재 결의를 이행해야 한다고 떠벌인 데 이어 미국은 안보리 공개회의라는 것을 벌여놓고 우리의 자위적인 무장 현대화 조치들을 걸고드는 적대적 도발 행위를 또다시 감행했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지금과 같이 예민한 때에 미국이 우리 문제를 논의하는 안보리 공개회의를 주도하면서 대조선 압박 분위기를 고취한 데 대하여 절대로 묵과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서부전선에 위치한 창린도 방어부대를 시찰했다고 조선중앙TV가 지난 25일 보도했다. 사진은 조선중앙TV 화면 캡처로, 김 위원장이 해안포로 추정되는 장비를 살펴보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서부전선에 위치한 창린도 방어부대를 시찰했다고 조선중앙TV가 지난 25일 보도했다. 사진은 조선중앙TV 화면 캡처로, 김 위원장이 해안포로 추정되는 장비를 살펴보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아울러 “설사 대화를 한다고 해도 미국이 우리에게 내놓을 것이 없다는 것은 너무도 자명하다”면서 “우리는 더 이상 잃을 것이 없으며 미국이 선택하는 그 어떤 것에도 상응한 대응을 해줄 준비가 되어 있다”고 강조했다.

대변인은 “저들은 때 없이 대륙간 탄도미사일을 쏘아 올려도 되고 우리는 그 어느 나라나 다 하는 무기시험도 하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이야말로 우리를 완전히 무장 해제시켜보려는 미국의 날강도적인 본성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안전보장이사회가 주권국가의 자위적인 조치들을 걸고든 것은 유엔 헌장에 명시된 자주권 존중의 원칙에 대한 난폭한 유린”이라며 “안전보장이사회가 미국의 이해관계에 따라 움직이는 정치적 도구에 불과하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북한이 미국에 새로운 계산법을 가져오라고 요구한 연말 시한을 목전에 두고 기 싸움을 벌이는 가운데 미국 주도로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에 이같은 입장을 보임에 따라 내년부터 새로운 강경한 길을 택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에 따라 뉴욕에서 안보리 이사국들과 회동하고 15일께 방한하는 것으로 알려진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판문점 등에서 북측과 접촉을 모색할지, 접촉이 성사될 경우 북미 대치에 돌파구가 마련될지 주목된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를 방문, 한·미 북핵 수석대표 협의에 앞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8.21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를 방문, 한·미 북핵 수석대표 협의에 앞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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