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를 ‘올해의 인물’로 선정한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의 표지. (출처: 타임지 홈페이지)
소녀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를 ‘올해의 인물’로 선정한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의 표지. (출처: 타임지 홈페이지)

 

美 타임 ‘올해의 인물’ 선정

16세, 역대 수상자 중 최연소

“기후 변화에 대한 경각심 깨워”

독자투표 1위엔 ‘홍콩시위대’

[천지일보=이솜 기자] 기후변화 대응에 앞장선 스웨덴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16)가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매년 뽑는 올해의 인물로 선정됐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11일(현지시간) 타임은 “인류가 우리의 유일한 보금자리와 맺는 포식적 관계에 경정을 울리고 파편화된 세계에 배경과 국경을 뛰어넘는 목소리를 전하며 새로운 세대가 이끄는 시절은 어떤 모습일지 보여주기 위해 선정한다”고 수상 배경을 밝혔다.

타임은 1927년부터 올해의 인물을 선정해왔다. 이 가운데 툰베리는 최연소 수상자이다. 타임이 10대 청소년을 올해의 인물로 지목한 사례도 툰베리가 최초다.

타임은 힘 있는 개인이 세계를 빚어간다는 ‘훌륭한 인물’ 개념에 기반해 그간 올해의 인물을 선정해왔으나 불평등과 사회적 격변, 정치적 마비 속 전통적 유명인사들이 대중을 실망시키는 시점에 툰베리 같은 인물들이 새로운 종류의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타임은 “기후 행동을 둘러싼 정치는 그 현상 자체 만큼이나 복잡하고 변화가 쉽지 않다. 툰베리에게도 마법같은 해법이란 없다”면서도 “그는 전 세계적 태도 변화를 조성하는 데 성공해 막연하게 한밤중에 있는 듯한 수백 만명의 불안감을 긴급한 변화를 촉구하는 세계적 운동으로 변화시켰다”고 평가했다.

툰베리는 지난달 중순 진행된 타임과의 인터뷰에서 “손주들에게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했다고, 너희들을 위해서 그리고 다가올 세대들을 위해서 했다고 말하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툰베리는 “마치 내일은 없는 것처럼 계속 살아갈 수는 없다. 내일은 있기 때문”이라며 “이게 내가 말하는 전부”라고 덧붙였다.

툰베리는 2018년 8월 매주 금요일 학교에 가는 대신 스톡홀름의 스웨덴 의회 앞에서 기후변화 대응에 나설 것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며 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툰베리는 지구촌을 누비며 특유의 직설적 발언으로 기후변화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웠다. 2019년 9월 20일 전세계적으로 열린 기후변화 시위에 400만명이 집결하는 데는 툰베리의 힘이 컸다는 평가가 나온다.

툰베리는 특히 지난 9월 미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기후행동 정상회의에서 각국 정상들을 앉혀놓고 격앙된 목소리로 “당신들이 공허한 말로 내 어린 시절과 꿈을 앗아갔다”고 질책하면서 이목을 끌었다.

당시 기후변화를 부정해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강렬히 쳐다보는 장면을 담은 사진은 화제를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또한 지난주 제25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5)가 열린 스페인 마드리드로 이동할 때 온실가스 배출이 많은 항공기 탑승은 거부하고 배와 기차 등을 이용해 눈길을 끌었다.

타임의 올해의 인물들로 작년에는 피살된 사우디아라비아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등 진실을 밝히려 고투하는 언론인들이 선정됐다.

한편 타임이 독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투표에서는 ‘홍콩 시위대’가 올해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로 선정됐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전했다. 2위로는 환경운동가들, 3위가 미국 배우 키아누 리브스, 4위가 방탄소년단(BTS), 5위가 툰베리 순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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