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한국기독교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가 31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서 열린 청와대 진입 발대식에서 규탄 발언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8.31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한국기독교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가 31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서 열린 청와대 진입 발대식에서 규탄 발언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8.31

교계 매체 인터뷰 통해 입장 밝혀

“제가 어떻게 하나님을 죽이겠냐”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신성 모독으로 논란의 중심에 선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가 자신의 발언에 대한 해명에 나섰다.

11일 크리스천 투데이에 따르면 전 목사는 최근 문제가 된 지난 10월 설교 영상에 대해 “하나님과의 친밀감에 대한 극단적 표현”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당시 수십만명이 듣고 있었고, 현장에서는 아무런 의문을 제기하지 않았다”며 “발언의 요지는 하나님과의 관계에 대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 그는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제가 어떻게 하나님을 죽이겠냐”며 “야곱이 이스라엘이 됐을 때, 하나님과 싸웠다고 했던 표현과 같은 것”이라고 했다.

앞서 지난 9일 유튜브 채널인 ‘너알아TV’에 올라온 ‘10월 혁명 20일차-10월 22일 청와대 앞 집회현장(저녁 예배)’ 영상을 보면 전 목사가 집회 참가자들에게 “문재인 (대통령)은 벌써 하느님이 폐기처분 했다”며 “대한민국은 누구 중심으로 돌아가는 것이냐. 전광훈 목사 중심으로 돌아가게 돼 있어. 기분 나빠도 할 수 없다”고 설교하는 모습이 담겼다.

그는 이 설교에서 “앞으로 10년 동안의 대한민국은 전광훈, 대한민국은 전광훈 목사 중심으로 돌아가게 돼 있다”고 공언했다.

이러한 주장에 대해 그는 “나에게 ‘기름 부음’이 임했기 때문”이라며 “나는 하나님 보좌(寶座)를 딱 잡고 살아. 하나님 꼼짝마. 하나님 까불면 나한테 죽어. 내가 이렇게 하나님하고 친하단 말이야. 친해”라고 했다.

개신교계에서 ‘기름 부음’이 임했다는 말은 ‘하나님의 종’으로 선택됐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이 발언이 뒤늦게 교계에 퍼지며 곳곳에서 ‘신성모독’이라는 비판이 터져 나오고 있다.

교회개혁실천연대 방인성 목사는 10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전 목사를 향해 “상식적으로 볼 때 전씨는 목사라고 부를 수가 없다”며 “자질로 보나 자격으로 보나 언행으로 보나 이건 목사라고 할 수 없다. 한국 교회의 수치요 망신”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기독교 신앙에서는 있을 수 없는 말”이라고 잘라 말했다. 방 목사는 “이건 과대망상, 만용의 극치, 성직자로서는 입에 담지 못할 막말”이라며 날 선 표현으로 비판을 이어갔다.

방 목사는 특히 전 목사의 언행을 지지한 일부 원로 목사를 향해 우려를 표했다. 그는 “정치적 입장은 다를 수 있지만, 전씨처럼 비신앙적이고 사이비 교주나 하는 발언에 동조하는 것은 원로 목사들이 자중해야 한다”면서 “정말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올해 초까지 한기총과의 통합을 고민했던 교계 내 대형교단 중 하나로 꼽히는 한국교회연합(한교연)도 전 목사의 이러한 발언을 비판하고 나섰다. 한교연은 지난 10일 성명을 내고 “전 목사가 어떤 의도에서 이런 발언을 했든, 목회자로서 해서는 안 되는 금도를 넘었다”며 “회개·근신하고 자중하기를 촉구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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