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월 27일 오후(현지시간) 2차 북미정상회담장인 하노이 회담장 메트로폴 호텔에서 만나 만찬을 하고 있다. (출처: 백악관 트위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월 27일 오후(현지시간) 2차 북미정상회담장인 하노이 회담장 메트로폴 호텔에서 만나 만찬을 하고 있다. (출처: 백악관 트위터)

폼페이오 “北 ICBM 중단·비핵화 준수 기대”

北, 연말시한 앞두고 ‘잃을 것 없다’ 美 압박

美, 北 만족할 만한 카드 제시하느냐가 관건

[천지일보=손성환 기자] 북한이 ‘비핵화 협상’과 관련해 미국에 일방적으로 연말까지 새로운 셈법을 가져오라며 압박을 가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은 막판까지 북한 설득에 주력하고 있는 모습이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백두산 등정을 하며 ‘새로운 길’을 예고하고 미국까지 도달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할 수 있는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중대 시험을 했다’며 미국을 압박하고 있다. 북미 실무협상 책임자인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 지명자는 다음 주 방한을 앞두고 있어 최대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10일(현지시간) 북한의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재개를 시사하는 모습에 대해 우려를 하며 북미대화 재개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워싱턴에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양자회담 뒤 기자회견을 갖고 김 위원장에 대해 “개인적으로 비핵화를 약속했고 장거리미사일 시험과 핵실험을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며 “이 모든 것은 북한이 계속 준수할 것이라고 우리가 매우 기대하는 약속들”이라고 말했다.

북한의 핵실험과 ICBM 시험발사 중단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선거를 앞두고 가장 큰 외교적 성과로 내세우고 있는 사안이기도 하며, 북한의 최근 움직임에 경고를 한 것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대북제재에 대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이지 그 자체로 미국의 제재가 아니다”면서 “제재들은 러시아가 스스로 투표한 유엔 안보리 결의안에 의해 모두 추동된다”며 러시아의 협조도 주문했다.

백악관에 따르면,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라브로프 외무장관을 만난 자리에서 러시아의 이란 핵무기 개발 방지와 북한 비핵화 보장을 위한 미국의 노력을 지지해달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폼페이오 장관은 “우리는 의사소통할 수 있는 장소와 비핵화 달성을 위해 나아갈 길에 대해 그들과 대화할 수 있는 협상 메커니즘을 노력하고 발전시키기 위해 계속 작업하고 있다”며 북미대화를 계속할 의지가 있음을 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을 다시 ‘로켓맨’이라고 부르면서 북한에 대해 무력사용까지 가능하다며 사실상 모든 것을 잃게 될 것이라고 압박을 가했고, 이에 북한은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망령된 늙다리’라고 조롱하며 자신들은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다’고 미국을 압박했다.

미국의 대북정책특별대표인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 지명자 ⓒ천지일보DB
미국의 대북정책특별대표인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 지명자 ⓒ천지일보DB

북미대화의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것은 내주로 예상되는 비건 대표의 방한이다.

비건 대표의 이번 방한은 정부와 한반도 정세와 북한 문제 등에 대해 협의하는 것이지만, 한편으로는 북미 접촉 가능성이 예상되고 있다.

비건 대표는 지난달 20일 부장관 인준청문회에서 자신의 협상 상대는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라며 최 부상과 만나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비건 대표의 방한 일정이나 구체적인 체류 기간이 외교가에서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이는 북미접촉을 위한 조율이 진행 중인 것으로 관측된다.

비건 대표의 북미접촉이 성사된다 하더라도 북미대화 진전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북미 양측이 설전을 벌이고 북한은 ICBM 시험발사 징후를 보이고 미국은 글로벌호크 정찰기를 한반도 상공에 띄우는 듯 긴박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미국이 북한과 대화를 시도하려는 모습 자체가 외교적 해결 의지를 나타낸 것이기 때문에 기대감을 가져볼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탄핵조사 등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이 만족할만한 카드를 제시할 수 있느냐가 북미대화 성사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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