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규 대중문화평론가

 

최근 자신의 이미지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연예인들이 오래전 혹은 최근 저지른 행적으로 구설수에 오르며 곤욕을 치르고 있다. 연예인은 이미지로 먹고사는 직업군이다. 한순간의 실수로 타격을 받으면 대중은 해당 연예인에 대한 이미지를 가지고 계속 술안주 삼게 된다. 이미지로 한순간에 타격을 받은 연예인은 가지고 있는 이미지가 땅에 떨어지며 다시 재기하기가 쉽지 않다.

조용히 컴백하기 위해 한두개 예능이나 작품에 출연해도 말들이 많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그들이 만들어왔던 이미지며, 그 이미지를 신뢰하고 따랐던 대중들이 느끼는 배신감이다. 해당 연예인들과 함께 작업하며 인근 거리에 있는 사람들은 카메라가 앞에 놓여있을 때와 카메라를 돌렸을 때의 이중적 이미지를 잘 알고 있다.

올 초 원조요정으로서 힘들게 아이 셋을 키우고 화목을 이끄는 가정주부로 전파를 탔던 슈는 도박에 빠져 수억원의 빚을 지고 고소당한 사실도 알려졌다. 10여년 넘게 가요계에서 원조요정으로 많은 인기를 누렸던 슈는 거짓말이 들통 나며 팬들에게 큰 상처를 안겼다. 지난주에 불거진 김건모의 성폭행 의혹이 연예계에서 가장 큰 이슈가 되고 있다. 더구나 오랜 시간 ‘국민 노총각’으로 널리 알려진 그가 결혼을 앞둔 직전 터진 스캔들이라 많은 이들에게 충격을 줬다.

김건모 측은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 측이 성폭행 의혹을 제기한 당일, 해당 주장에 즉각 반박하며 법적 대응하겠다고 밝혔으나 피해여성의 대리인인 강용석 변호사 등은 김건모의 성폭행 의혹에 대해 “다양한 증거를 가지고 있다”며 물러설 뜻이 없음을 전했다. 성폭행이 사실이든 아니든 스타가 혼자서 유흥주점에 발을 들이고 오해받을 행동을 했다는 것은 분명 김건모의 실수다.

언론들은 가로세로연구소의 말을 빌려, 당시 김건모는 피해자가 마음에 든다며 함께 있던 접대부 7명을 모두 방에서 나가게 했고 웨이터에게 다른 사람은 절대 방에 들어오지 못하게 하라고 시켰다고 보도하고 있다. 또한 김건모가 음란행위를 강하게 요구했고 이를 거부하자 머리를 잡고 심한 욕설을 하며 강제 음란행위를 했다는 것이 피해여성의 주장이라고 전했다.

중요한 것은 연예인의 잘잘못이 대중에게 미치는 영향이다. 90년대 한국 가요계를 대표했던, 여러 방송에 출연하면서 총각을 대변하며 혼자 꿋꿋이 잘살고 있던 그는 한순간에 성폭행범일지도 모른다는 그늘 속에 무엇이 진실이고 거짓인지 도마 위에 오르며 팬들로부터 의심을 받고 있다.

여기서 문제는 믿고 신뢰했던 이미지가 깨지는 것이다. 연예인이 평생을 가공해 만들어놨던 이미지메이킹이 한순간에 부셔지는 순간, 대중은 너무나도 쉽게 그들을 떠나버린다. 과거 탁재훈, 신정환, 이성진, 양세형, 이수근, 토니안, 김준호 등 인기 톱을 달리던 연예인들은 공통분모인 도박으로 대중적 이미지를 한순간에 날려버리며, 팬들에게 실망감을 안겼다.

그중 방송으로 다시 돌아온 이들이 있는 가하면, 아직도 대중의 눈치를 보며 복귀하지 못하는 연예인들도 많다. 잘못된 판단과 실수로 다시는 연예계로 돌아오지 못하게 될 승리, 최종훈, 정준영 등이 엮인 ‘버닝썬게이트’는 단순한 성스캔들의 범위를 넘어 연예인 권력과 사회적 권력이 결합한 한국 최대의 게이트로 확대되며 사회에 큰 충격을 안겼다.

연예인들이 자기 관리에 실패하고 추락하는 것에 대해 우리 사회의 공동 책임은 없는지 생각해야할 때다. 연예인들도 자신들의 주변에서 유혹하는 권력 유착, 문화권력이 형성되는 메커니즘을 차단하고 스스로의 이미지를 철저하게 관리하는 것이 필요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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