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이대경 기자] 지난 9일 자유한국당 신임 원내대표로 선출된 심재철 의원의 압승 원인으로 한국당 황교안 대표에 대한 견제 심리가 작용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10일 천지TV ‘박상병의 이슈펀치’ 48회에서는 ‘심재철 압승의 기획자는 누구?’와 ‘패스트트랙이 위험하다. 3대 불안요인은’이라는 두 가지 주제를 다루며 이런 주장이 나왔다.

앞서 지난 9일 심 신임 원내대표는 황교안 대표가 특정 후보자를 지지한다는 이른바 황심 논란이 벌어진 상황에서 과반에 거의 근접한 52표를 얻는 이변을 만들어냈다.

이에 대해 이상휘 세명대학교 교수는 “심재철 의원이 원내대표로 선정될지는 예상을 못했다”면서 “정치공학적으로 본다면 황교안 대표가 원하는 쪽으로 될 것으로 예상했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황 대표가 가장 필요한 것은 당의 쇄신과 본인을 지지하는 지도부가 들어서는 것이 가장 적합하다”며 “중진 용퇴 요구와 쇄신 등의 측면에서 보면 김선동 의원 측이 가장 유력했다”고 설명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한국당이 황교안 대표로 똘똘 뭉치고 있는 상황에서 현역 50% 이상 물갈이와 3선 이상 의원에 대한 쇄신 요구를 하면서 나경원 원내대표도 내쳤다”며 “중진들 입장에서는 황교안 대표와 뜻을 같이하는 원내대표가 선출된다면 황 대표의 말 대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는 불안감도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물갈이 자체가 한쪽에 편향된 방향으로 간다거나 탄핵이나 2016년 선거때 불합리한 공천으로 당선된 사람들도 포함될 수 있다”며 “그래서 쇄신을 내세우는 사람은 실패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초‧재선 그룹의 분열 또한 심 신임 원내대표의 선거 압승 원인으로 나왔다. 원내에서 협상을 해야하는 원내대표를 초‧재선 의원으로 한다면 당내 투쟁에 있어 회의적인 부분이 있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교수는 “당내 의원들의 경우에도 민주당과 대치 상황에서 김선동 의원이 투쟁력이 있을지 의문이 들었을 것”이라며 “반면 심재철 의원의 경우 투쟁력이 충분히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투표를 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평론가와 이 교수는 특히 나경원 전 원내대표의 영향력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박 평론가는 “황교안 대표가 나경원 원내대표를 밀어내면서 이미 각이 형성됐다”며 “4선의 나경원 원내대표는 순순히 물러났다. 공천이 불안한 사람은 나 전 원내대표에 힘이 쏠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원내에서도 나름 정치력을 발휘하며 투쟁적인 모습을 보였다”며 “이런 상황에서 왜 물러나야하는지 궁금해하는 의원도 있었을 것이다. 나 전 원내대표가 원내 경험을 살려서 많은 사람들을 규합했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나 전 원내대표는 지속적으로 원내에서 교섭하는 과정에서 1년의 임기를 가지고 있지만 감히 중도에 그만두지 않고 총선까지 끌고 갔을거라 예상했을 것”이라며 “공천에 연루가 된 사람들은 나 전 원내대표와 많은 이야기를 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패널들은 패스트트랙에 올라온 법안에 대해 심 신임 원내대표가 필리버스터를 철회하겠다고 했다가 반나절만에 철회한 것에 대해 “한국당이 지연 전술로 들어가고 있는 것”이라며 “한국당은 예산안을 고리로 단계적 처리 방침을 시사하고 여야가 막판 협상을 통해 극적인 타결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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