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수란 기자] 미중 무역전쟁으로 관세 인상 등에 따른 한국의 수출 감소폭이 주요국 중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1~9월 중 한국의 수출 감소폭은 -9.8%로 전세계 교역 상위 10개국 중 가장 컸다. 이는 미중 무역분쟁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은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이 제조업 분야에서 글로벌 공급망에 고도로 통합돼 있어 대중국 수출 비중이 높고 반도체 등 특정 품목에 많이 의존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기준 대중국 수출의존도는 한국이 26.8%, 일본 19.5%, 독일 7.1%, 프랑스 4.2% 등이었다.

미중 무역분쟁 격화로 글로벌 교역물량이 크게 감소함에 따라 한국의 경제 성장률은 2018년 2.7%에서 2019년 1.9%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우리금융경영연구소가 지난 3~4일 해외금융기관 18개를 대상으로 긴급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미중 무역협상이 1~2개월 내 1단계 합의될 가능성에 대해 53.6%가 긍정적으로 답했다. 협상 타결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으로는 양국 간 이견이 크지 않은 협상 의제, 중국의 경제 부진, 미국 대선과 탄핵조사 등 미국 내 정치 환경변화 등을 꼽았다.

해외금융기관의 전문가들은 1단계 합의가 타결되더라도 2단계 협상이 미국 대선 이전에 타결될 가능성은 31.9%, 협상이 장기화할 가능성은 68.1%로 답했다. 2020년 2단계 합의 가능성(31.9%)은 상당히 낮게 나타났다.

협상이 장기화될 것으로 보는 이유로는 미중 간 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 트럼프 행정부가 국가 안보 이슈를 부각시킬 가능성, 중국이 외국기업의 기술보호 관련 법령을 준수할지에 대한 미국의 의구심 등이었다.

1단계 협상이 타결된다면 내년 한국의 GDP성장률(우리 연구소 전망 2.0%)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2단계 무역협상이 장기화되면 만성적 글로벌 불확실성으로 인해 한국의 중장기 경제 전망에는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될 것으로 봤다.

다만 중국의 기술 발전에 대한 미국의 견제가 장기화될수록 한국 기업들(반도체)에게는 중국과의 기술 격차를 더욱 벌려놓을 수 있는 좋은 기회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