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준성 기자]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전광훈 회장이 20일 오후 청와대 분수대에서 국정 대전환을 촉구하며 단식 투쟁에 나선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를 찾은 가운데 발언하고 있다.ⓒ천지일보 2019.11.20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전광훈 회장이 20일 오후 청와대 분수대에서 국정 대전환을 촉구하며 단식 투쟁에 나선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를 찾은 가운데 발언하고 있다.ⓒ천지일보 2019.11.20

“문재인, 벌써 하느님이 폐기처분 했다
대한민국 이제 내 중심으로 돌아갈 것”
 

‘집시법위반 혐의’ 전 목사, 소환 불응해

경찰, 출국금지 조치… 강제수사 검토중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막말과 극우적 정치행보가 이어지면서 교계와 사회로부터 비판을 받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인 전광훈 목사가 이번에는 교계에서 ‘신성 모독’으로 볼 만한 문제성 발언을 해 다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전 목사는 대통령을 감방에 넣겠다는 막말과 특정 정치인 지지 발언으로 하루가 멀다고 도마에 오르고 있는 인물이다.

9일 유튜브 채널인 ‘너알아TV’에 올라온 ‘10월 혁명 20일차-10월 22일 청와대 앞 집회현장(저녁 예배)’ 영상에서 전 목사는 당일 저녁 청와대 앞 도로에서 열린 집회에서 1시간 30분이 넘는 시간동안 이 같은 내용의 연설을 했다.

그는 집회 참가자들에게 “문재인 (대통령)은 벌써 하느님이 폐기처분 했다”며 “대한민국은 누구 중심으로 돌아가는 것이냐. 전광훈 목사 중심으로 돌아가게 돼 있어. 기분 나빠도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10년 동안의 대한민국은 전광훈, 대한민국은 전광훈 목사 중심으로 돌아가게 돼 있다”고 공언했다.

이러한 주장에 대해 그는 “나에게 ‘기름 부음’이 임했기 때문”이라며 “나는 하나님 보좌(寶座)를 딱 잡고 살아. 하나님 꼼짝마. 하나님 까불면 나한테 죽어. 내가 이렇게 하나님하고 친하단 말이야. 친해”라고 했다.

개신교계에서 ‘기름 부음’이 임했다는 말은 ‘하나님의 종’으로 선택됐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이날 전 목사가 한 발언이 교계 내부에 뒤늦게 알려지면서 ‘신성모독’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전 목사의 막말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6월에는 공개 기자회견을 열어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연내 대통령직 사퇴를 요구해 막말 논란의 중심에 섰다.

2017년 대통령 선거 때는 교인들에게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단체 문자 메시지를 대량 발송한 혐의로 대법원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확정 받았다.

이외에도 전 목사는 수차례 적절치 않은 언행들로 물의를 빚었다. 2016년 3월 기독자유당 창당대회 당시 전 목사는 “3일 동안 북한의 인터넷이 마비된 적이 있는데, 그 3일 동안 한국 인터넷 사이트에 한국교회를 비판하는 글이 하나도 올라오지 않았다”며 “한국교회를 비판하는 세력의 배후엔 평양이 있다”는 허무맹랑한 주장을 일삼았다.

또 같은 달 기독자유당 정책설명회에서 그는 “기독자유당이 국회에 입성하면 특별법을 만들어 동성애를 국가 질병으로 분류하고, 메르스나 한센병에 걸린 환자처럼 동성애자들을 격리해 치료받게 하겠다”고 선언했다.

2014년 5월 주일예배 설교에서는 “세월호 사고가 일어난 건 좌파, 종북들만 좋아하더라. 왜 추도식 한다고 나와서 막 기뻐 뛰고 난리냐”며 “추도식은 집구석에서 슬픔으로 돌아가신 고인들에게 해야지, 언제 광화문 네거리에서 광란 피우라고 그랬어”라고 발언한 바 있다.

2014년 2월에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에 대한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로 80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전 목사는 2012년 1월 전북 전주의 한 호텔에서 열린 기도회에서 “전교조 안에 성(性)을 공유하는 사람들이 1만명 있다” “전교조는 대한민국을 인민공화국으로 만들려고 한다” “전교조는 매 수업 시간마다 6.25를 북침이라고 가르치고 있다” 등의 발언을 해 논란이 됐다.

2007년 대통령 선거를 훨씬 앞둔 시점부터 공공연히 이명박 후보를 지지했던 그는 2007년 4월 청교도영성훈련원 집회 당시 “올해 12월 대선은 무조건 장로님인 이명박이 하는 거니까 대선은 할 게 없다”며 “만약 이번 대선에서 이명박 안 찍는 사람은 내가 ‘생명책’에서 지워버릴 거야. 생명책에서 지움 당하지 않으려면 무조건 이명박 찍어”라고 협박성 발언을 했다.

이처럼 전 목사는 막말로 유명세를 치른 인물이다. 개신교 매체인 뉴스앤조이는 2005년 1월 21일 보도를 통해 전 목사가 청교도영성훈련원 목회자 세미나에서 한 발언을 폭로해 큰 논란이 되기도 했다. 뉴스앤조이의 보도에 따르면 전 목사는 약 3000명 목사가 참석한 청교도영성훈련원 목회자 세미나에서 “내 성도가 됐는지 알아보려면 젊은 여집사에게 빤스(팬티)를 내리라는 옛날 방법이 있었다”는 해괴한 발언을 했다.

그는 “여집사들이 날 얼마나 좋아하는지 빤스 벗으라면 다 벗는다”며 “목사가 벗으라고 해도 안 벗으면 내 성도가 아니다”라는 발언을 해 일명 ‘빤스 목사’라는 별명을 얻었다.

거기에 그치지 않고 “한번 자고 싶다고 해보고 그대로 하면 내 성도요, 거절하면 똥”이라는 막말을 쏟아내 논란을 빚었다. 또 “인감증명을 끊어오라고 해서 아무 말 없이 가져오면 내 성도요, 어디 쓰려는지 물어보면 아니다”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논란이 일자 전 목사는 한겨레와의 인터뷰를 통해 “목사들도 정신을 차려야 한다는 맥락에서 발언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파문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았다. 이에 전 목사는 법무팀을 통해 온라인상에서 자신의 과거 발언을 왜곡·유포하고 확대·재생산하는 언론과 네티즌들에 대해 민·형사상 책임을 묻고 손해배상도 청구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또 4개 개신교계 언론사로 조사위원회를 꾸렸다. 조사위는 보고서를 통해 “극우 성향의 전광훈 목사를 도덕적으로 상처 입히기 위해 기획, 연출한 언론폭력”이라고 규명해 사실상 전 목사에게 면죄부를 준 셈이냐는 비판을 받았다.

현재 전 목사는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등으로 출국금지를 당한 상태기도 하다.

서울지방경찰청 관계자에 따르면 경찰은 최근 전광훈 목사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를 내렸다.

서울지방경찰청 관계자는 “출국금지는 여러 가지 측면에서 판단했다”며 “수사 과정상의 절차로 보면 될 것 같다”고 밝혔다. 또 전 목사가 경찰의 소환에 불응하고 있는 데 대해 “관련자 휴대폰과 사무실 등 압수수색한 것을 분석한 뒤 종합적으로 검토해 소환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전 목사는 경찰의 네 차례 출석 요구에 모두 응하지 않았다. 이에 경찰은 전 목사가 계속 소환에 응하지 않을 경우, 체포영장을 신청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행보 등으로 교계 안팎에서 한기총 회장 퇴진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전 목사에 대한 사퇴 압박이 한층 더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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