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철홍 담양군 참여소통담당관

 

나는 청년들에게 농촌은 기회의 땅이 되리라 확신한다. 이러한 확신이 말이나 구호가 아닌 청년들이 직접 피부에 와 닿는 실제 정책으로 만들어 내야 한다. 그리고 홍보를 해서 청년들이 스스로 농촌으로 되돌아올 수 있게 만들어 내자는 것이다. 

농어촌에 청년이 돌아오기 힘든 가장 큰 이유는 농어업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초기자본이 청년들이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많이 든다는 것이다. 나이드신 분들의 농장시설을 적당한 가격에서 인수 받고 초기 자본 없이 농사를 배워가며 자기 소유의 농사일을 할 수 있다면 더 많은 청년이 귀농을 결심할 것이다.

나이 드신 농장주는 어차피 나이 들면 농사일을 못하고 폐처분 해야 할 농장시설 등을 적당한 가격을 받고 넘길 수 있고 그 농장을 계속 유지할 수 있으니 서로에게 상호이익이 되는 일이다. 우리 농촌도 살아나고 청년 농사꾼도 늘어나는 일석삼조 이상이 되는 일이다.

여기에 첨단의 새로운 지식을 습득한 젊은 청년들이 농촌으로 들어오면서 스마트농업 등 첨단농업도 가능해지고 고질적인 농산물 유통문제도 해결될수 있을 것이다. 현재도 전남만 연봉 1억이 넘는 농부가 오천 명 가까이 된다. 이처럼 청년들에게 농촌은 얼마든지 희망이 있다. 이 숫자 정도의 젊은 청년이 농촌으로 돌아온다고 생각해 보자.농촌은 당장 젊음으로 되살아날 것이다. 물론 이 정책을 실행해가는 데 여러 가지 문제점도 있을 수 있지만 그런 점은 정책을 입안하면서 차차 풀어가면 될 것이다.

이를 위해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문제는 청년과 농부와 계약 시 임금문제라고 본다. 청년이 농촌에 돌아와서 가정을 꾸리고 생활을 해 나가기 위해서는 초급 공무원 수준의 임금은 보장되어야 한다. 그러나 계약한 농장주가 그렇게까지 해 줄 수는 없을 것이다. 

나는 그 해결책으로 요즈음 문재인 정부가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해 공무원을 대폭 증가시키는 것에 주목하고 있다. 이번 추경에서도 여야가 경찰관·소방관·사회복지사 등 공무원 1만 2000명 증원을 위한 시험교육비 예산 80억 원을 두고 날카롭게 대치했다. 물론 위에 나열한 공무원 충원은 필요하긴 하다. 그러나 내가 아주 가까이에서 지금까지 지켜본 바로는 우리나라가 공무원이 부족해서 일을 못 할 지경은 아니다. 

그래서 그 예산을 ‘농촌으로 돌아가는 청년’ 에게 쓰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1만 2000명 평생 인건비를 따지면 어마어마한 예산이 들어간다. 80억은 시험으로 뽑기 위한 비용일 뿐이다. 1만 2000명 1인당 인건비 삼분의 일만 농촌으로 돌아가는 청년에게 지원한다면 그 예산으로 5만명의 청년을 농촌으로 돌아가게 할 수 있다. 청년들이 안정되게 생활할 수 있는 나머지 비용은 계약한 농부가 부담하면 된다.

죽어가는 농촌을 살리는 일이 1만 2000명 공무원을 증원하는 일보다 덜 중요할까? 청년 일자리도 공무원 증원보다 3배나 더 창출할 수 있다. 공무원 수준의 임금을 보장하고 10년 후쯤에는 자기 소유의 농장을 보유할 수 있는 조건이라면 청년들이 농촌으로 들어오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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