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중대시험’ 발표에도 청와대, NSC 등 소집 없이 신중 행보

[천지일보=임문식 기자] 북한 국방과학원이 8일 “서해위성발사장(동창리)에서 대단히 중대한 시험이 진행됐다”고 밝혔지만 청와대는 공식 대응을 자제하는 모습이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방과학원은 중대한 의의를 가지는 이번 시험의 성공적 결과를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에 보고했다”고 전했다.

통신은 “이번에 진행한 중대한 시험의 결과는 머지않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전략적 지위를 또 한 번 변화시키는 데서 중요한 작용을 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는 서해위성발사장과 엔진시험장이 위치한 곳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해 9월 평양 남북정상회담에서 이들 시설의 영구 폐쇄를 약속했다.

따라서 북한의 이번 발표는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이 교착 국면에 빠진 상황에서 미국을 압박하기 위한 경고성 메시지로 해석된다. 북한이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지 않았지만 미국 본토를 위협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관련 실험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의 이 같은 의사표현에도 청와대는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으레 소집되던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 회의는 열리지 않았다.

이뿐만 아니라 청와대는 어떤 종류의 논평도 내놓지 않았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관련 정보를 파악하며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의 전략엔 시험 발표 주체가 북한 국방과학원이라는 점도 한 몫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주체가 주체인 만큼 청와대가 직접 나서 논평을 하기엔 맞지 않다는 취지다.

또 ICBM이나 우주발사체(SLV)에 필요한 고출력 신형 엔진시험 등 가능성이 제기되기는 하나 어느 하나 명확한 것은 없어 이에 대한 접근 역시 신중해야 한다는 관측이 있다.

특히 이번 북한이 메시지를 보내는 대상이 미국으로 보인다는 점에서 한국 정부가 섣불리 판단해 반응할 경우 안 그래도 실마리 찾기가 쉽지 않은 북미 사이가 더 꼬일 수도 있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