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의 대규모 반정부 시위대가 시위 시작 6개월을 맞은 8일 홍콩 시내 거리를 가득 메운 채 가두행진을 벌이고 있다(출처: 뉴시스)

홍콩의 대규모 반정부 시위대가 시위 시작 6개월을 맞은 8일 홍콩 시내 거리를 가득 메운 채 가두행진을 벌이고 있다(출처: 뉴시스)

[천지일보=이온유 객원기자] 8일(현지시간) 홍콩에서는 일요일을 맞아 6개월간 지속되고 있는 반중 시위 중 최대 규모의 행진과 집회가 개최됐다고 BBC가 8일 전했다.

이날 홍콩에서는 수만명의 시민들이 거리로 나와 평화행진을 이어갔으며 8월 이후 처음으로 홍콩 경찰은 시민 인권 전선에 의한 집회를 허용했다.

BBC에 따르면 경찰은 시위 주최측에 행사 시작 시간과 진행 경로에 대한 경찰의 지침을 지킬 것, 공공질서를 위협하지 않을 것, 모금하지 않을 것 등 몇가지 조건을 내걸며 행진을 허용했다.

이날 홍콩 도심에서는 홍콩섬 거리를 가득 메운 시민들이 ‘광복홍콩 시대혁명’ ‘자유를 위해 싸우자’ ‘폭력경찰 해체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송환법 철회 ▲경찰의 강경 진압에 대한 독립적 조사 ▲체포된 시위대의 조건 없는 석방·불기소 ▲행정장관 직선제 실시 등 5대 요구사항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다.

민간인권전선은 빅토리아 공원에서 많은 홍콩 시민들이 참여한 가운데 유엔이 정한 세계인권의 날(10일) 기념 집회를 열기도 했다. 시민들은 빅토리아 공원 집회를 마친 후 오후 3시부터 홍콩 최대 번화가인 코즈웨이베이, 홍콩정부청사가 있는 애드머럴티, 경찰본부가 있는 완차이 등을 지나 홍콩의 금융 중심가인 센트럴까지 행진을 시작했다고 BBC는 설명했다.

홍콩 매체인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시민들은 상당수가 검은 옷을 입고 나왔고, 시위 과정에서 나온 5대 요구 사항을 완전 수용하라고 정부에 촉구했다며 대학생들뿐만 아니라 직장인, 주부, 중장년층 등 일반 시민들도 합류하며 홍콩의 평화와 핵심적인 사항에 대해 요구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홍콩 정부는 송환법 철회 외에는 행정장관 직선제 수용 등 기타 요구사항에 대해서는 허락할 수 없다는 강경한 입장을 내놓고 있다.

BBC는 6월 이후 홍콩 시위대 약 6,000명이 체포되었고 수백명이 부상을 입었다며 100년간 민주주의에 길들여진 홍콩 시민들은 중국의 지배가 아닌 스스로의 자율성과 더 많은 권리를 지키기 위해 지금도 행진을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홍콩 경찰의 새 총수인 크리스 탕은 지난 7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에서 기자들을 만나 “시위대에게 강경책과 온건책을 모두 쓸 것”이라며 시위대의 폭력적인 행동에 대해 단호한 조치를 취하고 공공질서를 파괴에 대해 법과 원칙대로 하겠다는 뜻을 분명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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