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에서 운행 중인 닥터헬기. (제공: 인천시) ⓒ천지일보 2019.12.8
인천시에서 운행 중인 닥터헬기. (제공: 인천시) ⓒ천지일보 2019.12.8

전국 최초 닥터헬기(2011년)·닥터-카(2019년) 운영

사고현장·섬마을… 긴급 출동 1347건 달해

[천지일보 인천=김미정 기자] 인천시가 전국 최초로 시작한 닥터-카와 닥터헬기 운행이 생사의 갈림길에 선 소중한 생명을 구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하고 있다.

인천시는 2011년 전국 최초로 닥터헬기를 도입한 데 이어, 지난 3월 전국 최초로 전문 의료진이 직접 구급차에 탑승해 사고 현장으로 달려가 바로 응급처치가 이뤄지는 닥터-카 운행을 시작했다.

시의 닥터헬기는 2011년 9월 운항을 시작해 지난달 말까지 현장 출동 건수는 1347건에 달한다.

우리나라의 예방 가능한 외상환자 예방가능사망률은 30.5%다. 외상으로 숨진 환자 10명 가운데 3명은 제때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해 길 위에서, 또는 수술이 가능한 병원을 찾아가다 생명을 잃은 것이다. 또한 의료진의 빠른 조치는 외상 후 장애율도 현저히 낮출 수 있다.

인천은 닥터헬기와 닥터-카를 도입·운영하게 되면서, 하늘과 땅에서 중증외상 환자 등 응급환자를 신속하고 안전하게 이송하며 동시에 치료할 수 있는 응급의료체계를 갖추게 됐다. 따라서 심각한 외상을 입어도 목숨을 지킬 수 있는 확률이 그만큼 높아진 것이다. 시는 예방가능사망률을 2022년 23%까지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 2011년 소말리아 해적에 피랍된 삼호주얼리호 선원을 구출하는 과정에서 총상을 입은 석해균 선장을 이국종 아주대 교수가 살린 것이 계기가 됐다. 당시 중증 외상환자 치료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도서, 산간벽지 등 취약지역의 응급의료체계 사각지대 해소를 위하여 우리시가 가장 먼저 닥터헬기를 마련했다.

인천시의 닥터헬기는 계류장에 대기하고 있다가 환자가 발생하면 가천대길병원에서 의료진을 태우고 바로 사고 현장으로 날아간다. 닥터헬기에는 의료장비와 전문치료약물 등이 탑재돼 있으며, 응급의학과 전문의, 응급구조사, 간호사가 함께 움직여 1시간 안에 전문의의 처치를 받아야 하는 중증환자의 골든타임을 지키고 있다.

인천시는 또한 지난해 2월 26일부터 서해 최북단인 백령도까지 닥터헬기 출동 지역을 확대, 운항을 시작했다. 백령도는 인천 연안부두에서 쾌속선으로 4시간이 걸리는 우리나라 최북단에 위치한 섬으로, 섬을 오가는 배의 운항하는 횟수도 적어 닥터헬기는 응급환자의 효자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인천시는 닥터헬기로 인한 소음 민원을 줄이기 위해, 박남춘 시장이 직접 ‘닥터헬기 소리는 생명입니다(소생)’ 캠페인의 대시민 홍보에 나서기도 했다.

캠페인을 통해 박 시장은 “닥터헬기 배치병원인 가천대길병원이 시청 근처에 있어 닥터헬기 소리를 간간이 듣는다”며 “시민의 생명을 살리는 소리라고 생각하니 소음조차도 더욱 애착이 간다. 생명을 구해주는 든든한 파수꾼인 닥터헬기가 언제 어디서든 더 많은 생명을 구할 수 있도록 우리 시민들의 이해와 응원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인천시는 닥터헬기뿐만 아니라 올해 3월 전국 최초로 외상환자 전문 의료진이 현장으로 달려가는 닥터-카 운영을 시작했다.

11월 말 현재 76건을 접수해 현장출동·의료지도 70건, 응급의료기관 전원 6건 등 중증 외상환자의 생명을 살리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닥터-카는 24시간 365일 권역외상센터 전문의와 간호사가 구급차에 탑승, 사고 현장에서 응급처치를 시행하고 있다. 예방가능 사망률 감소와 환자의 장애를 낮추는데 결정적 역할을 해 ‘달리는 응급실’이라 불린다.

닥터-카에는 가천대 길병원 권역외상센터의 외상외과 전문의 1명, 간호사·응급구조사 1명과 민간이송업 등 2명이 1개 팀으로, 24시간 365일 출동 대기하고 있다.

또한 닥터카는 환자이송, 전원 등 응급의료체계를 유지하면서 환자 상태를 파악하고 안전한 구조와 응급처치를 하게 된다. 닥터-카에는 의료 장비가 갖춰져 있어, 기도 삽관이나 약물투여 등 응급환자의 생명을 유지, 관리하는 응급처치가 가능하다.

지난 6월 28일 인천 영흥도에서 목과 복부, 손과 팔 등을 칼에 찔려 복강 내에 심한 출혈과 여러 곳에 천공이 있어 환자 상태가 위중한 상태에서 환자를 실은 구급대 차량과 닥터-카가 서로 연락하면서 인계점을 지정해 동시에 달렸고, 인계점에서 환자를 싣고 온 구급대 차량으로 의사와 간호사가 건너타 처치를 하며 외상센터까지 이송, 바로 수술을 시행해 생명을 살렸다.

시는 닥터-카 예산을 올해 1억8000만원에서 내년 2억3000만원으로 확대했다. 이는 전문의료진, 간호사 등 인건비와 운영비, 출동수당 등으로 쓰인다.

한편 미국 등 선진국의 경우 외상사망률은 15~20% 수준인데 반해, 우리나라의 외상사망률은 30%로 높은 실정이다. 이에 보건복지부는 전국에 권역외상센터를 지속 늘려나가고 있다.

현재 전국의 권역외상센터는 인천의 가천대 길병원, 경기도의 아주대병원, 카톨릭대학교 의정부성모병원 등 13곳이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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