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형 놓고 이재용·특검 공방… “박근혜 질책 때문” vs “징역 10년 이상”
양형 놓고 이재용·특검 공방… “박근혜 질책 때문” vs “징역 10년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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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과 ‘비선실세’ 최순실씨에게 뇌물을 준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달 2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파기환송심 2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12.6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과 ‘비선실세’ 최순실씨에게 뇌물을 준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달 2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파기환송심 2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12.6

파기환송심 3차 공판 양형 심리

이 부회장 “질책 받고 수동지원”

특검 “적극적 뇌물공여로 봐야”

손경식 CJ 회장 증인 신청

[천지일보=홍수영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에서 양형을 놓고 이 부회장 측과 특별검사팀이 첨예하게 대립했다. 특검팀은 10년 이상의 형이 적당하다는 의견을 낸 반면 이 부회장 측은 수동적 지원행위임을 양형에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서울고법 형사1부(정준영 김세종 송영승 부장판사)는 6일 이 부회장 파기환송심 속행 공판을 진행했다.

이 재판에서 이 부회장 측은 “삼성은 개별 현안에 대해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청탁한 사실이 없고, 그에 따른 특혜나 지원도 없었다”며 “질책을 동반한 강한 요구를 받고 수동적으로 지원했으니 다른 기업들의 사정과 다르지 않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앞선 재판들에서 개별 현안에 대한 명시적·묵시적 직간접적인 청탁이 없다는 판단을 받았다”며 “최서원(개명 전 이름 최순실)의 항소심에서만 경영권 방어 및 바이오사업에 대한 묵시적 청탁이 인정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묵시적 청탁의 경우 청탁에 대한 박 전 대통령의 인식이 부족했다”며 “피고인 측에서도 개별 현안에 대한 청탁 의사가 없었다”고 강조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과 ‘비선실세’ 최순실씨에게 뇌물을 준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파기환송심 2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11.22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과 ‘비선실세’ 최순실씨에게 뇌물을 준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파기환송심 2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11.22

이 부회장의 다른 변호인도 “국정농단 사태 전반을 보면, 기업들은 박 전 대통령과 최서원씨 요구에 수동적으로 응했다는 특징을 도출할 수 있다”며 “기업들이 대통령의 지시를 거절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고, 거절하면 불이익을 감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승마 지원은 대통령의 강한 질책을 받고 신속하게 했고, 마필들도 삼성 소유라고 명시적으로 표시했다가 최씨의 불만에 지원한 것”이라며 “이런 경위를 살펴볼 때 적극적 증뢰라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특검팀은 피고인이 언제 무슨 청탁을 어떻게 했다는 건지 지금까지 한 번도 구체적으로 주장하지 않았다”며 “이 사건은 박 전 대통령과 최씨 사이의 국정농단 중 하나일 뿐이다. 다수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삼성은 수동적 비자발적 지원을 했다는 점을 양형에 고려해달라”고 호소했다.

이렇듯 이 부회장 측이 어쩔 수 없이 대통령의 요구에 응했다는 점을 강조해 최대한 형을 낮추려는 반면, 박영수 특검팀은 재판부에 징역 10년 8개월에서 16년 5개월 사이가 이 부회장 형량으로 적당하다는 의견을 냈다.

특검팀은 “대법원에서도 ‘이 부회장의 뇌물제공이 적극적인 뇌물 공여이고, 대통령 요구에 어쩔 수 없이 준 것이 아니라 이에 편승한 것’이라고 판시했다”며 “일반적인 강요죄의 피해자처럼 일방적으로 뇌물을 준 것이 아니고, 서로의 이익 관계에 의해 준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부회장이 강요죄 피해자가 아닌 적극적 뇌물 공여자라는 것이다.

그 근거로 SK, 롯데 등은 2015년 7월 대통령 독대 이후에야 지원을 시작한 점을 꼽았다. 특검팀은 “삼성만 유일하게 2014년 9월부터 대통령과 장기간의 유착관계를 형성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비선실세’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가 12월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결심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호송차에서 내려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7.12.14
국정농단 사건의 비선실세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 ⓒ천지일보 2017.12.14

묵시적 청탁에 관해서도 “대법원에선 기존 법리를 재확인한 것이지 판례를 변경한 게 아니다”라며 “판례가 처벌범위가 넓혀졌다는 식의 주장은 잘못됐다”고 꼬집었다.

또 “이 부회장은 다른 사건에 비해 특권을 누리고 있다”며 “이 부회장의 적정 형량은 징역 10년 8개월에서 16년 5개월이라고 생각한다”고 양형 의견을 개진했다.

삼성바이오 분식회계 및 증거인멸 관련 수사기록의 증거 채택 여부를 놓고도 양측은 부딪혔다. 이 부회장 측은 “현재 공판 중인 이 사건과 실체적, 절차적 면에서 관련없는 전혀 별개의 사건”이라며 “별도 건을 가중적 양형 조건으로 삼는다면 추가로 처벌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특검팀은 “합병 등이 이 사건의 현안이 아니라는 피고인 측 주장을 반박하기 위한 증거”라며 “승계작업과 관련해 삼성이 이 부회장의 이익을 위해 사전에 조직적으로 대응했다는 것을 입증하려는 것이니 가장 중요한 양형 사유”라고 반박했다.

재판부는 이 부회장 측에서 증인으로 신청한 손경식 CJ 사장을 증인으로 채택했다. 손 회장에 대한 증인신문은 다음 공판기일에 이뤄질 예정이다.

이 부회장은 박 전 대통령과 최씨에게 삼성 경영권 승계작업을 도와달라는 청탁을 하고, 그 대가로 최씨의 딸 정유라씨 승마훈련 비용,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미르·K스포츠재단 등 지원 명목으로 298억 2535만원의 뇌물을 제공한 혐의로 기소됐다.

대법원은 지난 8월 29일 2심을 깨고 유죄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 2심은 박근혜 정부의 ‘비선실세’ 최순실씨에게 건넨 말 3마리와 동계스포츠영재센터 지원금을 뇌물로 보지 않고 이 부회장에게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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