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내 동성 결혼식도 허용키로

(런던=연합뉴스)  야간 결혼을 금지해온 영국의 175년 된 규정이 폐지된다.

영국에서는 지난 1836년 제정된 결혼법에 따라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 사이에만 결혼식을 올릴 수 있도록 하는 규정이 지금까지 유지돼 왔다.

이 규정은 주례를 맡는 성직자가 전구 등 인공 조명이 없던 시절에 신랑과 신부의 신원을 확인하기 쉽도록 하기 위한 취지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정부가 국민을 상대로 폐지를 원하는 법령 및 규정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야간 결혼 금지 규정이 가장 시대에 뒤떨어졌다는 지적을 받았다.

내무부 대변인은 12일 이를 하반기에 폐지하겠다는 방침을 밝힌뒤 "국민에게 결혼식 시간까지 제한을 가하는 것이 정부가 할 일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야간 결혼 금지 규정이 폐지되며 오후 6시 이후, 특히 오후 9시 넘어까지 환한 여름철 저녁 시간대 결혼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또 예약이 힘든 유명 피로연 장소의 경우 더 많은 결혼식을 유치할 수 있고 한 해의 마지막 날인 12월 31일 자정 등에 맞춰 결혼식을 올리는 커플도 생겨날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에서는 교회에서 심야 결혼식이 열리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식 결혼 문화가 영국에도 생겨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영국 정부는 이와 함께 동성애자들도 교회나 성당 등에서 결혼식을 치를 수 있도록 평등 관련법을 개정하기로 했다.

영국은 동성 간 혼인은 인정하고 있지만 교회 등 종교 시설에서의 결혼식은 금지해왔다.

이러한 움직임에 대해 영국 성공회는 탐탐치 않아 하는 분위기다.

성공회 대변인은 "1만6천개 교회와 성당에 영향을 미치는 규정을 바꾸려면 총회의 승인이 필요하다"고 밝혀 당분간 교회나 성당에서의 결혼식은 지금처럼 낮시간으로 한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성공회는 또한 동성의 교회 내 결혼식에 대해서도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어 법 개정 이후 실제 교회 내 동성 결혼식이 이뤄지기까지는 진통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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