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연합뉴스) 귀가하던 20대 여성을 차로 납치해 금품을 빼앗고 목 졸라 살해한 20대 2명이 7개월 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 이천.여주경찰서는 13일 박모(23), 이모(23)씨에 대해 강도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친구 사이인 이들은 지난해 7월7일 오전 3시45분께 이천시 부발읍에서 회사 기숙사로 귀가하던 이모(25.여)씨를 흉기로 위협해 차에 태웠다.

이어 인근 편의점에서 이씨의 카드로 현금 39만원을 인출한 뒤 인근 충북 충주의 야산으로 이동, 이씨를 목 졸라 살해한 뒤 시신을 인근 배수로에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부모가 운영하는 개 사육장 일을 돕고 있는 박씨는 2천700만원의 빚을 갚지 못해 부녀자를 상대로 범행하기로 이씨와 공모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이들이 시신과 유류품 유기장소로 지목한 충주의 야산 배수로 등에서 지난 12일 백골로 변한 시신 일부와 핸드백을 발견,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정밀감정을 의뢰했다.

피해자 이씨는 고아원에서 자란 뒤 성인이 돼서 낳아준 부모를 찾았으나 부모의 이혼으로, 회사 기숙사에서 생활해온 것으로 조사됐다.

군대에 간 이씨의 남자친구(24)가 이씨와 연락이 되지 않자 사건 발생 2주일이 지난 작년 7월16일 경찰에 실종신고했다.

경찰은 실종 당일 회사 근처 편의점에서 이씨의 카드로 돈이 인출된 것을 확인하고 전담반을 편성해 수사해왔다.

그러나 편의점에 설치된 CCTV가 고장 나 돈을 인출한 사람의 신원 파악을 못한데다 실종 이후 이씨 행적이 잡히지 않는 등 용의자 추적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던 중 여주경찰이 지역에서 한달 전 발생한 강도강간 사건의 피의자로 검거한 박씨를 수사하다 실마리가 풀렸다.

경찰은 이천.여주일대에서 흉기를 이용해 여성을 상대로 강도짓을 했고 피해자 이씨의 실종당일 동일한 기지국에서 휴대전화를 사용한 점 등을 토대로 박씨를 추궁해 범행일체를 자백받았다.

경찰 관계자는 "시신을 유기한 야산 배수로는 마을에서 멀리 떨어져 있고 여름이면 풀이 2m 이상 자라는 곳이라 시신이 눈에 쉽게 띄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들의 범행수법이 대담하고 계속 렌터카를 운행하고 다닌 점에 주목, 여죄가 있을 것으로 보고 다른 실종사건과 관련성 등도 수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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