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방위비 협상 대표단이 4일(현지시간) 미 워싱턴DC에서 제11차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체결을 위한 4차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회의는 전날부터 이틀간 이어졌다. (출처: 주미한국대사관) 2019.12.5
한미 방위비 협상 대표단이 4일(현지시간) 미 워싱턴DC에서 제11차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체결을 위한 4차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회의는 전날부터 이틀간 이어졌다. (출처: 주미한국대사관) 2019.12.5

항목·총액 놓고 치열한 협상

12월 중 서울에서 5차 회의

[천지일보=손성환 기자] 내년부터 새로 적용될 ‘제11차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체결을 위한 4차 회의가 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마무리됐다.

정은보 방위비분담협상 대사와 제임스 드하트 미 국무부 선임보좌관을 각각 수석대표로 하는 한미 협상팀은 전날 미 국무부 청사 회의에 이어 이날 워싱턴D.C. 모처에서 비공개회의를 진행하고 마쳤다.

이번 회의는 지난달 18~19일 서울에서의 3차 회의가 미 협상팀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면서 파행한 뒤 2주 만에 재개됐다. 당시 미국 측은 한국 측에 “새로운 안을 가져오라”고 요구했다. 4차 회의에서 그 입장차가 얼마나 좁혀졌는지 관심이 쏠린다.

정은보 방위비분담협상대사와 제임스 드하트 미 국무부 선임보좌관이 3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열린 4차 회의에 들어가기 전에 악수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2019.12.5
정은보 방위비분담협상대사와 제임스 드하트 미 국무부 선임보좌관이 3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열린 4차 회의에 들어가기 전에 악수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2019.12.5

한미 협상팀은 분담금의 항목과 총액 등을 놓고 치열한 줄다리기를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측은 한국이 부자나라라며 방위비 분담에서 더 크게 기여해야 한다는 논리로 대폭 증액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와 한국 협상팀은 기존 SMA 틀 안에서 서로 이해가 되는 수준에서 협상이 이뤄져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미국은 올해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인 1조 389억원의 5배 이상인 50억 달러(5조원대)에 이르는 금액을 제시하면서 새로운 항목을 신설해서라도 채우라고 생떼를 쓰고 있다.

외교부는 4차 회의 후 “우리 측은 SMA 틀 안에서 협의가 이뤄져야 하며 한미동맹과 연합방위태세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공평하고 합리적이며 상호 수용 가능한 합의가 도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면서 “이를 위해 긴밀히 협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양측은 다음 회의를 이달 중 한국에서 개최하기로 하고 상세 일정은 외교 경로를 통해 협의하기로 했다. 5차 회의는 2주정도 후인 이달 중순경이 유력한 것으로 전망된다.

4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런던 나토정상회의 참석 중 단체촬영을 하기 위해 뒷줄의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앞을 지나가고 있다. 전날 마크롱과 양자 회동에서 가벼운 설전을 벌였던 트럼프는 '나토 정상회의 때의 연례 타깃'인 메르켈과 이날 만난다. (출처: 뉴시스) 2019.12.5
4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런던 나토정상회의 참석 중 단체촬영을 하기 위해 뒷줄의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앞을 지나가고 있다. 전날 마크롱과 양자 회동에서 가벼운 설전을 벌였던 트럼프는 '나토 정상회의 때의 연례 타깃'인 메르켈과 이날 만난다. (출처: 뉴시스) 2019.12.5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미 행정부는 한미 방위비 협상이 이뤄지는 시점에 한국의 분담금 대폭 증액을 압박했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영국 런던을 방문한 가운데 ‘주한미군 전부를 계속 주둔시키는 것이 미국 안보에 이익인가’라는 질의에 “어느 쪽으로든 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주한미군을 축소할 수도 있음을 시사하며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압박한 셈이다.

북미 핵협상 미국측 실무책임자인 스티븐 비건 국무부 부장관 지명자는 한국국제교류재단(KF) 워싱턴사무소 송년 행사에서 “공평하고 균형 잡힌 방식으로 함께 협력하고 동맹의 비용과 부담을 나눠야 한다”며 역시 방위비 압박을 가했다.

다만 한미 방위비 협상 한국 측 책임자인 정 대사는 전날 협상장을 나서면서 방위비 협상과 주한미군 축소를 연계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과 관련해 협상장에서 거론됐는지에 대해 “주한미군 문제는 전혀 언급된 적이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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